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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무효된 ‘해방의 날’ 관세 1천억 달러 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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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비상경제권한법으로 관세 부과 못 해”…환급금은 소비자 아닌 수입업체에 지급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된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가운데 약 1천억 달러를 수입업체에 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가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8월 4일 자 법원 제출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거둬들인 약 1천650억 달러의 관세 가운데 약 60%를 돌려줬다. 1천280억 달러 이상은 환급 처리 대상으로 접수됐으며 나머지 금액과 이자 지급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환급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자발적으로 철회해 이뤄진 것이 아니다.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제동을 걸면서 정부가 법원 명령에 따라 이미 거둔 관세를 반환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 미국의 무역적자를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이용해 거의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했다. 일부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일을 미국 무역정책의 ‘해방의 날’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관세는 ‘해방의 날 관세’로 불렸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러닝 리소시스 대 트럼프(Learning Resources v. Trump)’ 사건에서 6대 3으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법은 해외 자산 동결이나 경제제재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이후 미 국제무역법원은 CBP에 해당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체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환급하도록 명령했다. 환급 대상은 약 33만 개 수입업체가 신고한 5천300만 건 이상의 수입 기록에 달한다. 처리해야 할 기록이 워낙 많아 CBP는 별도의 자동 환급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환급 대상에는 ‘해방의 날’ 상호관세뿐 아니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이용해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일부 펜타닐 관련 관세도 포함된다.

다만 이번 환급금을 일반 소비자가 직접 받는 것은 아니다. 세관에 관세를 납부한 ‘공식 수입자(Importer of Record)’가 환급 대상이다. 주로 수입회사와 제조업체, 대형 유통업체, 물류기업 등이 해당한다.

관세 부담으로 가격이 오른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와 소매업체는 정부에서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수입업체가 관세를 상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넘긴 뒤 정부로부터 관세를 환급받더라도, 이를 소비자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일반적인 법적 의무도 없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모든 관세가 취소된 것은 아니다. 철강·알루미늄 및 자동차 관세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산 제품 관세, 반덤핑·상계관세 등은 다른 법률을 근거로 부과돼 이번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다른 무역법을 근거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거나 기존 관세 체계를 다시 구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러 주와 기업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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