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와 다른 모델의 첫 전면 비범죄화 주 되나
‘성노동자 보호’ vs ‘인신매매 조장’ 찬반 팽팽
미국 콜로라도주 민주당 의원들이 성인 간 성매매(성노동)를 형사 처벌 대상에서 완전히 빼는 법안을 발의해 미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콜로라도는 성매매를 일부 카운티에서만 허용하는 네바다와는 다른 방식으로, 주 전역에서 성인 상업적 성행위를 전면 비범죄화하는 첫 번째 주가 될 수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닉 힌릭센 상원 원내총무와 리사 커터 상원 부대표 등 콜로라도주 민주당 주요 의원들은 성매매 관련 형사 처벌 조항을 대거 삭제하고 이를 합법적인 경제 활동에 가까운 영역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상원법안 SB26-097(성인 상업적 성활동 비범죄화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올해 정기회에서 심사에 들어갔으며, 현재 주 상원 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 법안의 핵심은 주 형법에서 ‘성매매(Prostitution)’ 관련 범죄 조항을 아예 삭제하고, 용어를 ‘상업적 성활동(Commercial Sexual Activity)’으로 바꾸는 것이다. 법안 요약에 따르면 콜로라도 전역에서 합의한 성인들 사이의 상업적 성행위를 비범죄화하고, 매춘·매춘 권유·성매매 장소 운영·성매매를 위한 과시 행위 등 기존 범죄들을 폐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성구매자(고객)를 처벌하는 ‘성매매 이용’(patronizing a prostitute) 조항도 삭제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구조다.
법안은 또 성매매가 이뤄지는 건물이나 장소를 ‘공공장소에 대한 방해(Public Nuisance)’로 간주하던 규정을 없애고, 에스코트 업체와 마사지 업소에 대해서는 일정한 등록·규제 틀 안에서 영업을 허용하는 방향의 정비를 제안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별도의 조례로 성인 간 상업적 성활동을 다시 형사처벌하는 것도 제한해, 사실상 주 전역에서 동일한 수준의 비범죄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이 법안은 메인(Maine)주 등 일부 주에서 시행 중인 ‘판매자 비범죄화’ 모델보다 한발 더 나아간다. 메인주는 성매매 종사자 처벌은 폐지하면서도 성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유지하지만, 콜로라도 법안은 성구매·성판매 모두를 비범죄화하고, 성매매 및 에스코트 서비스 광고를 금지하는 조항도 없애 지방정부가 이 광고를 일괄적으로 금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성매매를 알선·착취하는 ‘포주 행위(Pimping)’와 폭력·협박을 동반한 인신매매성 알선(pandering with menacing or intimidation)은 여전히 중범죄(felony)로 남긴다. 다른 사람의 상업적 성활동 수익에 의존해 생활하는 행위는 계속 중범죄로 처벌하되, 피해자 보호와 인신매매 차단을 위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방식이다.
법안을 찬성하는 측은 현행 금지법이 성노동자들을 오히려 음지로 내몰아 폭력과 인신매매에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법안에는 “합의한 성인 간 상업적 성활동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주 전체의 문제이며, 성노동자들이 범죄 피해를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게 만들고, 고객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겨 있다.
리사 커터 상원의원은 지역 방송 인터뷰에서 “이 법은 단지 두 명의 성인이 서로 동의한 행위를 경찰 걱정 없이 할 수 있게 하는 수준을 넘어, 이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거나 학대·폭력을 신고할 때 체포될까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에는 “고객을 범죄화하는 현행 구조가 성노동자들의 고객 검증을 가로막고, ‘형사 처벌에 대한 공포’가 성노동자들을 향한 물리적·정서적·구조적 폭력을 부추긴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레베카 스튜어트 하원의원 등은 성노동자들을 음지에서 끌어내 보건·안전·노동권 보호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성매매 관련 전과가 있으면 지방정부 사업 허가에서 불리하게 취급하던 조항을 없애, 성노동자들이 다른 직업으로 이동할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도 포함됐다.
반대 진영은 콜로라도가 성매매를 전면 비범죄화할 경우 인신매매와 아동 성착취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여러 연구·통계를 근거로 “인신매매 피해자의 상당수가 성매매 현장으로 유입되고, 피해자들의 진입 연령이 매우 낮다”고 지적하며, 성매매를 합법적 시장으로 인정할 경우 수요 자체가 늘어나 인신매매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보수 성향 단체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성매매 산업이 확장되면 여성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겪는 피해가 커지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폭력·트라우마를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며, 성매매 비범죄화가 여성 인권 보호보다 착취의 정당화에 가깝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성매매 광고와 에스코트 서비스 영업을 규제하기 어려워지면, 사실상 인신매매 조직이 합법 사업체로 위장해 운영될 여지를 넓혀주는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네바다주는 인구 70만 명 미만 일부 카운티에서만 허가 받은 매춘업소 내 성매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라스베이거스·리노가 있는 클라크·워쇼 카운티 등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불법이다. 반면 콜로라도 법안은 주 전역에서 성인 간 상업적 성활동을 일괄 비범죄화하고, 지방정부가 별도로 형사 처벌하는 조례를 둘 수 없도록 하는 점에서 ‘전면 비범죄화 모델’로 분류된다.
SB26-097은 상·하원 심의와 표결, 주지사 서명을 모두 통과해야 하며, 현재로서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법안이 최종 서명까지 마칠 경우 올해 7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콜로라도가 미국에서 가장 급진적인 성매매 비범죄화 모델을 도입한 첫 주가 될 가능성이 커 전국적인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