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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콜로라도를 싫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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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피터스 사면부터 예산 거부권까지, 2026년 백악관의 콜로라도 저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6일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콜로라도의 자레드 폴리스 주지사를 비판했다.
겉으로는 한 주지사에 대한 개인적 공격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2020년 대선 이후의 선거 논란, 선거 보안 사건, 이민·치안 정책 차이, 그리고 연방 정부와 콜로라도 주 정부 사이의 장기적인 정치적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폴리스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여러 차례 폴리스 주지사를 “약하고 한심한 사람(weak and pathetic)” 등 강한 표현으로 지칭해 왔고, 소셜미디어에서도 폴리스와 콜로라도 법 집행 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발언은 콜로라도를 “범죄와 무질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진보 성향 주”로 규정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한편, 트럼프 지지층에게는 자신의 치안·이민 정책 기조를 강조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갈등의 핵심, ‘티나 피터스 사건’

양측 갈등의 중심에는 콜로라도 서부 메사 카운티의 전 선거 책임자 티나 피터스(Tina Marie Peters, 1955년생) 사건이 있다.
피터스는 2020년 대선 이후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도미니언 전자 투표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외부 인물이 선거 장비에 접근하도록 허용하는 등, 선거 시스템 관련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배심원단은 공무원에 대한 영향력 행사 시도, 신분도용 공모, 직권남용 등 중범죄와 일부 경범죄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고, 법원은 복수의 형을 합산해 상당 기간의 실형을 선고했다. 피터스는 9년형을 선고받고 2024년 10월에 구금되었으며 가석방 자격일은 2028년 12월 20일이다.  

콜로라도 주 당국은 이를 “선거 시스템 내부자에 의한 중대한 보안 침해”로 보고 강경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피터스와 지지자들은 “선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가 과도하게 처벌됐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터스를 “정직한 선거를 요구했다가 처벌받은 인물”로 평가하며 상징적 사면을 발표했고, “피터스가 계속 수감된 책임은 콜로라도 주정부와 폴리스 주지사에게 있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반면 폴리스 주지사 측은 피터스가 주(州)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며, 연방 대통령의 사면 권한은 주 범죄에는 직접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서로 다른 인식이, 트럼프가 폴리스를 공개 석상에서 반복적으로 비판하는 핵심 배경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8월,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피터스가 석방되지 않을 경우 콜로라도 주에 “강경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민·치안 프레임과 콜로라도의 반론

티나 피터스 사건 외에도, 이민·치안 정책을 둘러싼 시각차도 갈등을 키워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로라도와 덴버가 이민자 보호 성격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하며, 남미 출신 범죄 조직 사례 등을 언급해 콜로라도를 “이민·범죄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주”로 지적해 왔다.
이에 대해 콜로라도 정치권과 여러 지방 정부는, 이민 정책과 치안 대응은 지역 실정을 반영해 결정된 것이며, 범죄 대응 역시 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콜로라도는 트럼프의 강경 이민·치안 프레임에 자주 등장하는 상징적인 “청색(블루) 주” 중 하나가 됐다.

주지사 만찬 배제와, 곁눈질로 드러난 보바트 변수

이번 에어포스 원 발언은 최근의 ‘전국 주지사 초청 백악관 만찬’ 논란과도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행사에서 메릴랜드의 웨스 무어, 콜로라도의 자레드 폴리스 두 명의 민주당 주지사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낳았다.
트럼프는 폴리스 배제의 이유로 티나 피터스 수감 문제를 언급했고, 이에 민주당 주지사 다수는 “특정 주지사만을 겨냥한 정치적 배제”라며 행사 보이콧 의사를 밝히는 등, 통상 초당적 성격이 강했던 주지사 행사 전통에도 균열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콜로라도 출신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로런 보버트의 움직임도 주목을 받았다.
보버트가 지역 숙원 사업인 ‘아칸소 밸리 송수관(Arkansas Valley Conduit)’ 예산 법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콜로라도에 대한 정치적 압박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버트는 “지역 주민들의 식수 사업이 정치적 갈등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공개 입장을 내며, 트럼프와 완전히 동일선상에 서 있지는 않다는 메시지를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정가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물 사업 거부권을, 보버트가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밀어붙인 데 대한 ‘뒤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vs 콜로라도, 어디로 가나

콜로라도는 최근 두 차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으며, 우편투표 중심의 선거 시스템을 오래 전부터 운영해 온 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가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 왔고, 피터스 사건과 맞물려 콜로라도 선거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반면 콜로라도 주 당국과 선거 관리 책임자들은 제도의 안전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며, 내부자에 의한 보안 침해에 대해서는 정파를 떠나 엄정 대응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현재 티나 피터스 사건은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이며, 형량과 재판 과정의 적정성, 그리고 선거 관련 발언과 정치적 입장이 어느 정도까지 형량에 반영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다.
연방 차원의 정치적 메시지와 주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 그리고 연방·주 권한 관계가 맞물리는 만큼, 이 사건과 트럼프·폴리스 간 갈등은 당분간 콜로라도 정치를 둘러싼 주요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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