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뉴스콜로라도 뉴스‘5월의 겨울’ 맞은 콜로라도, 때아닌 폭설의 과학적 배경

‘5월의 겨울’ 맞은 콜로라도, 때아닌 폭설의 과학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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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슬로프·한랭 전선·습한 공기 맞물리며 프런트 레인지 곳곳에 무거운 봄눈

5월의 콜로라도가 다시 겨울로 돌아갔다. 전날까지 봄기운이 완연했던 프런트 레인지와 산악·고지대 지역에는 5월 5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늦봄 눈폭풍이 몰아쳤다. 덴버국제공항에는 3.7인치의 눈이 기록됐고, 볼더 인근 제임스타운은 16.3인치, 로키마운틴 국립공원 인근 에스테스 파크는 17인치의 적설량을 보였다. 포트콜린스, 볼더, 덴버 메트로, 캐슬록 일대에는 겨울폭풍경보가 내려졌고, 학교 휴교와 항공편 지연, 나무 피해가 잇따랐다.

이번 폭설은 단순한 기온 하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콜로라도 특유의 지형, 한랭 전선 뒤로 밀려온 차가운 공기, 남쪽 또는 남동쪽에서 유입된 습한 공기, 그리고 상층 대기의 불안정한 흐름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기상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핵심은 ‘업슬로프(Upslope)’ 현상이다.

업슬로프는 동쪽 또는 북동쪽에서 불어온 습한 공기가 로키산맥 동쪽 경사면을 타고 강제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공기가 산을 따라 올라가면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공기 중 수증기가 응결해 구름과 강수를 만든다. 여기에 찬 공기가 충분히 유입되면 비가 아닌 눈으로 바뀐다. 이번처럼 지표 부근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상층 대기까지 차가운 상태가 유지되면 5월에도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

콜로라도에서 5월의 눈은 낯설지만 완전히 예외적인 현상은 아니다. 덴버와 프런트 레인지 지역은 겨울 한복판보다 3월과 4월에 큰 눈이 더 자주 내리는 편이다. 봄철 대기는 겨울보다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을 수 있어, 강한 찬 공기와 만나면 짧은 시간에 무겁고 물기 많은 눈을 쏟아낼 수 있다. 이번 눈도 건조하고 가벼운 겨울눈이 아니라 가지와 전선에 달라붙는 습설이었다. 이 때문에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정전 위험이 커졌다.

특히 5월의 습설은 피해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잎이 돋아난 나무는 겨울철보다 눈을 더 많이 붙잡는다. 같은 양의 눈이 내려도 가지가 받는 무게는 훨씬 커진다. 국립기상청과 지역 당국이 나무 주변 통행 자제와 정전 대비를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도로 역시 낮 동안 녹은 눈이 밤사이 다시 얼면 미끄럼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이번 눈은 가뭄 측면에서는 반가운 수분이기도 하다. 콜로라도는 2026년 봄 들어 심각한 스노우 드라우트, 즉 눈 부족 상태를 겪어왔다. CU Boulder는 3월 말 콜로라도 적설량이 평년의 약 40%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고, NASA도 어퍼 콜로라도 베이슨의 봄철 적설량이 예년보다 크게 부족했다고 밝혔다. 서부 전역에서도 3월 말 눈 덮인 면적이 위성 관측 기록상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차례의 5월 폭설이 장기화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눈은 토양 수분 보충, 일부 농가의 작물 관리, 산악 지역의 단기 적설 보충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콜로라도와 서부 지역의 물 공급은 겨울부터 봄까지 누적된 산악 적설량에 크게 의존한다. 기록적으로 부족했던 겨울 적설을 한 번의 폭설로 만회하기는 어렵다. 기상 전문가도 이번 눈이 가뭄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만, 서부의 광범위한 물 부족을 해결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했다.

이번 폭설은 콜로라도 날씨의 극단성을 다시 보여준다. 하루 전만 해도 봄기운이 느껴졌던 지역이 하룻밤 사이 겨울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는 로키산맥 동쪽에 자리한 콜로라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빠르게 교차하고, 산악 지형이 공기의 상승을 강제로 만들어내면서 날씨 변화가 다른 지역보다 급격하게 나타난다.

눈이 그친 뒤에는 기온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도로와 배수로 주변의 물고임, 일부 저지대의 국지적 배수 문제, 산악 도로의 결빙과 낙석 위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낮 동안 녹은 눈이 밤사이 다시 얼 수 있어 출퇴근길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고, 나무 아래 주차나 보행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번 5월 폭설은 이례적이지만 콜로라도에서는 가능한 기상 현상이다. 업슬로프, 한랭 전선, 습한 공기, 봄철 대기의 수분이 맞물리면 늦봄에도 겨울 같은 눈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눈은 가뭄에 지친 땅에는 반가운 수분이면서도, 잎이 돋아난 나무와 전력망, 도로 안전에는 부담이 되는 양면성을 가진 폭설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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