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12월 3일 밤 10:25(한국 시간)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국정이 마비 상태에 있고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으며 야당은 입법 독재로 국가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라며 국회를‘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였다.
윤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령은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2.12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한 후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5.18 광주 학살을 벌이며 권력을 찬탈한 이후 44년 만의 일이다. 대법원은 1997년에 12.12 및 5.18은 명백한 군사반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행위였다고 판결하였다. 전두환은 1심에서 내란수괴 혐의로 사형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최종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특별사면된 후 사망하였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국민의 손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 국민을 향한 쿠테타를 일으킨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를 쟁취한 민주화 물결 이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고 세계 10대 강국으로 발전해왔다.
대한민국 헌법은 77조 1항에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여 군사적으로 필요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이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인가? 윤 대통령이 밝힌 비상계엄 선포 근거에는 이러한 사유가 전혀 없다.
국회를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라고 규정한 윤 대통령의 시각은 옳은가?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회복시킬 수 없다는 데 동의할 국민이 과연 있겠는가?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공공 안녕질서가 무너지고 국가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한다. 윤 대통령과 측근의 잘못된 판단과 공포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잘못된 판단을 하고 말았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근거로 삼은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 처리, 현 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핵 추진을 이유로 들었다. 예산안은 국회의장이 오는 10일까지 여야의 협상을 촉구한 상황이다. 야당과 만나서 협의할 생각은 않고 돌연 이를 탄핵 근거로 주장하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 야당의 탄핵 추진도 합법적 절차에 의한 것이다. 헌재에서 탄핵의 사유가 인용된다면 탄핵 추진은 정당한 것이다. 헌재에서 기각되면 그 정치적 책임은 야당으로 돌아간다. 이런 절차를 두고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강제 중단시키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다.

외신들도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긴급 타전하였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지도자, 계엄령 선포 후 당국과 시위대 충돌’이라는 속보를 통해 “윤 대통령은 모든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보도하였다. “한국의 분열적인 지도자가 야당이 반란을 획책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전복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며 다수당인 야당과 계속 정치적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도 ‘한국 대통령, 계엄령 선포’라는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하며 한국의 주요 야당이 북한에 동조하고 반국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BBC도 한국의 계엄령 선포를 전하면서 윤 대통령은 “주가 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등 부인과 관련된 각종 스캔들로 낮은 지지율에 직면해 있다”라고 보도했다.
현실을 직시해 보자. 대한민국 국민은 영부인의 주가 조작, 사문서 위조와 업무 방해, 허위 학위, 명품백 수수,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불법 인사개입, 불법 선거개입, 여론조작, 국정농단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불법과 비리를 목격하고 있다.
대통령은 또 어떤가? 지금까지 그가 보여온 행적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으며 정의롭지도 않고 민주적이지도 않다. 권력의 충복인 검찰을 통한 불법과 탈법을 일삼고 있다. 꽃다운 나이에 물에 휩쓸린 채 해병 사망 사건은 은폐와 조작과 거부권으로 제대로 된 수사를 시작도 못 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의 시국 선언이 여당의 텃밭인 TK에서는 물론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대학생들까지 합세하고 있다. 천주교 사제 1,466명은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시국 선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사제들은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맡겼다가는 나라가 거덜 나겠기에 더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고, 대통령은 국민이 맡긴 권력을 여자에게 넘겨준 허수아비”라고 지적하였다.
이처럼 전 국민의 외면을 받아 탄핵위기에 몰린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라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다. 그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물러나면 살 수 있는 길을 버리고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다행히 국회의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힘을 합쳤다. 계엄령이 선포된 지 155분 만에 190명이 국회에 모여서 만장일치로 계엄령 해제를 결정했다. 국회의장은 즉시 대통령실에 통보하였고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소집하여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하였다.

계엄령 선포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폭거이자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적 망동이다. 헌법과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는 행위로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이다.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이렇게 했을까?
이제 국민이 판단할 몫이 남았다. 잘못된 지도자에게는 국민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계엄회의를 거부한 법무부 감찰관은 “윤석열은 반란수괴, 동의한 국무위원도 내란의 공범이라며 정권이 바뀌어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하며 사표를 제출하였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영원한 정권도 없다. 앞으로 윤 대통령이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역사는 잘못된 정권의 말로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지켜볼 일이다.
<정바다 논설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