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여권·해외 휴대전화 인증은 시행, 해외신탁·병역 규정도 달라져
한국 정부가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의 행정 불편을 줄이기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추진계획과 실제 시행 중인 제도가 함께 알려지면서 일부 한인사회에서는 “복수국적이 이미 50세로 낮아졌다”거나 “재외선거에서 우편투표를 할 수 있다”는 오해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7월 12일 현재 정부 공식 자료와 국회 입법 현황을 확인한 결과,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제도와 앞으로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 자녀 여권, 부모가 온라인으로 재발급 신청
해외 한인 가정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여권 재발급이다. 2026년 6월 12일부터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여권도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정부24 또는 재외동포365민원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재발급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성인만 온라인 재발급 신청이 가능했으며 미성년자는 법정대리인 확인 문제로 직접 공관을 방문해야 했다. 다만 생애 최초 전자여권 신청, 긴급여권, 로마자 성명 변경, 친권이나 후견 관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 등은 온라인 신청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한국 휴대전화 없어도 정부 웹사이트 이용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없어 정부24 등 한국 공공 웹사이트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재외국민은 전자여권과 해외 휴대전화 번호 등을 이용해 재외국민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토스 등 참여 금융기관 앱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은 뒤 정부24를 비롯한 공공 웹사이트의 간편인증 메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재외동포청은 2026년 5월 6일부터 재외국민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정부24 등 약 190개 정부 사이트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제도는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재외국민을 위한 서비스로, 한국 국적을 상실한 외국 국적 동포에게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귀국 예정 재외국민 무료 세무상담 7월부터 운영
장기간 해외에 거주하다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재외국민을 위한 국세청의 일대일 온라인 세무상담도 2026년 7월부터 시행됐다.
상담 대상은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장기 해외 거주 재외국민이다. 한국 세법상 거주자 판정, 해외 부동산 처분, 해외재산의 상속·증여, 해외금융계좌 신고, 해외법인 청산, 국내 사업 시작과 관련된 세금 문제 등을 화상이나 전화로 상담할 수 있다.
신청자는 상담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 또는 팩스로 제출하면 된다. 개인정보를 적지 않고 익명으로 상담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신탁 첫 신고…모든 해외 한인이 대상은 아니다
2026년 세금 분야에서 주의해야 할 변화는 해외신탁 신고제도다. 한국 세법상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2025년 중 해외신탁을 설정하거나 해외신탁에 재산을 이전한 경우 2026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계좌 잔액 합계가 매월 말일 가운데 하루라도 5억원을 초과해야 하지만, 해외신탁명세는 별도의 최저 신고금액이 없다. 신고하지 않거나 적게 신고하면 미신고 또는 과소신고 재산가액의 10%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미국에 거주하면서 리빙 트러스트나 패밀리 트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한인이 자동으로 한국 신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세법상 거주자에 해당하는지, 누가 신탁을 설정했고 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지 등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
▶병역미필자 단기 국외여행허가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25세 이상 한국 국적 남성에게는 국외여행 규정이 한층 엄격해졌다.
2026년 5월 3일부터 단기 국외여행허가 기간이 기존 1회 최대 6개월에서 최대 1개월로 단축됐다. 같은 사유로 받을 수 있는 기간 연장도 최대 2회로 제한됐다.
미국 시민권이나 외국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국적과 병역의무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해외 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않았다면 병역 문제가 남아 있을 수 있다.
▶복수국적 50세 하향, 아직 법안 심사 단계
한인사회의 관심이 가장 큰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현행 제도에서는 과거 한국 국적을 보유했던 외국 국적 동포가 한국 국적을 회복하면서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통해 복수국적을 유지하려면 원칙적으로 만 65세 이상이어야 한다.
정부는 병역의무를 마쳤거나 면제된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우선 만 50세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도 연령 기준을 만 50세로 낮추는 국적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2025년 11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뒤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2026년 7월 12일 현재 본회의 통과나 정부 공포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적용되는 기준은 여전히 만 65세다.
▶재외선거 우편·전자투표도 아직 도입되지 않아
재외국민 우편투표와 전자투표 역시 정부가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정부는 추가 투표소 설치요건 완화, 순회투표소 도입, 투표시간과 기간 확대, 통합선거인명부 활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편·전자투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7월 12일 현재 재외국민은 기존과 같이 국외부재자 신고 또는 재외선거인 등록을 마친 뒤 정해진 재외투표소를 직접 방문해 투표해야 한다.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은 여권과 온라인 인증처럼 실제 시행된 분야에서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반면 복수국적과 재외선거처럼 법률 개정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
해외 한인들은 정부가 발표한 ‘추진 방침’을 이미 시행된 제도로 받아들이기보다 국회 통과 여부와 정확한 시행일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국적·병역·세금 문제는 국적 취득 경위, 국내 체류기간, 가족관계와 재산 구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인 상황에 맞는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