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 재무부가 8월 19일 공개한 일일 부채 자료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미국의 총연방부채는 40조470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일반 투자자와 금융기관, 외국 정부 등이 보유한 부채가 약 32조3천억 달러이고 나머지는 연방정부 기관 간 부채다.
40조 달러라는 숫자는 너무 커서 좀처럼 감이 오지 않는다. 미국 인구로 단순히 나누면 한 사람당 11만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국민이 이 돈을 한꺼번에 갚는 방식은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정부의 빚이 커질수록 그 비용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오는가 하는 점이다.
가정으로 생각하면 쉽다. 한 달에 5천 달러를 버는데 매달 6천 달러를 쓰면 부족한 1천 달러를 카드나 대출로 메워야 한다. 다음 달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면 빚이 늘고, 결국 이자도 커진다.
미국 정부도 세금으로 들어오는 돈보다 지출이 많으면 국채를 발행해 돈을 빌린다.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연방정부가 약 5조6천억 달러를 거두고 7조4천억 달러를 지출해 약 1조9천억 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자다. 과거에 빌린 돈이 많아지면서 정부가 내야 하는 이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CBO는 순이자 비용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3%에서 2036년에는 4.6%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자가 늘어나면 정부가 교육, 도로, 국방, 의료 같은 다른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여유도 줄어든다.
우리 가정에는 금리를 통해 영향이 올 수 있다. 미국 정부가 계속 많은 돈을 빌리면 국채시장에서도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을 수 있다.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모기지와 기업대출 등 여러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한다. 결국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집을 사거나 사업을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지출은 고령화와 함께 늘고 있다. CBO는 현재 제도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소셜시큐리티 노령·유족보험 신탁기금의 적립금이 2032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의회는 연금과 의료비, 국가부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더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한 빚이다. CBO는 민간과 투자자 등이 보유한 연방부채가 올해 GDP의 101%에서 2036년 12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2056년에는 17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문제를 어느 한 대통령이나 한 정당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감세와 정부지출, 전쟁과 경기침체, 코로나19 대응,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그리고 늘어난 이자비용이 여러 행정부와 의회를 거치며 쌓여왔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2017년 약 20조 달러에서 10년도 되지 않아 두 배가 됐다.
이제 미국은 어려운 선택 앞에 서 있다. 세금을 더 걷으면 국민의 부담이 커지고, 정부 지출을 줄이면 누군가는 받던 혜택을 잃게 된다. 계속 돈을 빌리면 다음 세대가 더 큰 이자 부담을 떠안는다.
그래서 미국 빚 40조 달러 시대에 “누가 이 빚을 만들었는가”보다 “이 빚의 값을 앞으로 어떻게 치를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오늘 정부가 빌리는 돈의 계산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이자와 세금으로, 높은 대출비용으로, 또는 줄어든 정부 혜택으로 다시 돌아온다.
40조 달러는 워싱턴의 숫자처럼 보이지만, 결국 국가의 빚도 누군가는 값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