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연방 이민세관집행국(ICE)의 영장 없는 체포 행위에 대해 현지 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렸다. 인종이나 말투를 근거로 한 무분별한 단속이 헌법과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콜로라도 연방법원의 R. 브룩 잭슨 시니어 판사는 ICE의 영장 없는 체포 관행을 즉각 중단하라는 예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콜로라도 지부와 현지 법률사무소들이 무영장 체포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을 대리해 제기한 소송의 결과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ICE 요원이 영장 없이 이민자를 체포하기 위해서는 해당 인물이 이민법을 위반했다는 상당한 근거뿐만 아니라, 영장을 발부받기 전 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개별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법원은 단순한 불법 체류 사실 자체만으로는 영장 없는 체포를 정당화할 수 있는 도주 우려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판결의 효력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뿐만 아니라, 2025년 1월 20일 이후 콜로라도 내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한 모든 이민자에게 적용되는 집단 소송 자격으로 확대 승인되었다.
법원은 강력한 구제 조치도 함께 명령했다. ICE는 부당하게 체포된 원고들에게 보석금을 전액 환불해야 하며, 이들에게 채워진 발목 감시 장치(전자발찌)를 즉시 제거하고 정기적인 소재 파악 보고 의무도 종료해야 한다. 잭슨 판사는 “합리적인 요원이라면 지역 사회에 깊은 유대 관계를 가진 이들이 영장 발부 전 도주할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고 중 한 명인 라미레즈 오반도는 20년 넘게 콜로라도에 거주하며 네 명의 미국 시민권자 자녀를 둔 가장이었으나, ICE 요원들은 그의 가족 관계나 직업 등 도주 우려를 판단할 최소한의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체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결에 따라 향후 콜로라도 내 ICE 요원들은 무영장 체포 시 반드시 대상자의 신원과 지역사회 유대 관계, 구체적인 도주 위험 정황을 공식 문서(Form I-213)에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현지 이민자 사회는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단속 관행이 얼마나 개선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공공 안전을 위한 공권력 집행이라 할지라도 헌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