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데이터 분석 기업이자 콜로라도 최대 상장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가 본사를 덴버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옮긴다고 1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시가총액 3,122억 달러(한화 약 417조 원)에 달하는 이 거대 기술기업의 갑작스러운 이전 소식은 주 정부와 시 당국에도 사전 통보 없이 이뤄져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팔란티어는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본사를 마이애미로 이전했다”는 짧은 글을 게시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이나 이전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덴버 내 고용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덴버를 거점으로 해왔던 팔란티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기술로 유명하지만, 이민세관단속국(ICE)과의 계약 및 이스라엘 군과의 협력 관계로 인해 꾸준한 비판에 직면해왔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덴버 도심과 체리크릭 사무실 앞에서는 “팔란티어는 덴버를 떠나라”, “AI로 추방하지 말라”는 구호가 이어졌고, 서비스 노동조합(SEIU Local 105)은 “회사가 주소를 바꿔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마이크 존스턴 덴버 시장 모두 “사전 통보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폴리스 주지사는 “이번 발표가 콜로라도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덴버시 대변인 또한 “도시의 기술 생태계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팔란티어 이탈에도 불구하고 덴버가 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란티어는 본래 2020년 실리콘밸리(팔로앨토)에서 덴버로 본사를 이전하며 “이념적 분열이 아닌 실용적 환경을 원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불과 6년 만에 또다시 본사 이전을 단행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 배경 중 하나로 플로리다주의 무(無)소득세 정책과 마이애미의 테크 유치 전략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은 지난해 자신의 투자회사 틸 캐피털 본사를 마이애미로 옮겼다.
한편, 팔란티어는 새 사무실을 확보한 체리크릭 지역에서 150명 내외의 직원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력이 마이애미로 이전할지는 불명확하다.
AI 규제 또한 이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올 6월 발효 예정인 ‘콜로라도 인공지능법(Colorado Artificial Intelligence Act)’은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팔란티어가 개발하는 데이터 예측 도구도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었다.
이번 본사 이전으로 덴버의 기술혁신 상징이었던 팔란티어가 떠나면서, 콜로라도의 AI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역 정치·사회 환경이 기업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