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확인 치료 논란 가열… 의료계·인권단체 반발
콜로라도 어린이병원(Children’s Hospital Colorado)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모든 성별 확인 치료(gender-affirming medical treatment)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연구 및 교육 보조금을 받는 병원에 대해 “어린이의 화학적 및 외과적 훼손을 중단할 것”을 명령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내려졌다.
연방 지원금 유지 위한 조치
콜로라도 어린이병원은 의료 안전망(safety-net) 병원으로서, 병원의 공지에 따르면 전체 소아 환자의 거의 절반이 메디케이드(Medicaid) 지원을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이번 행정명령이 연방 의료 지원금을 위협하며, 이는 수십만 명의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병원을 찾는 성별 다양성(gender-diverse)을 가진 미성년 환자들은 더 이상 사춘기 억제제(puberty blockers)나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기존에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도 처방받은 약이 소진되는 시점까지만 약물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 이후 병원은 이들에게 심리 및 정서적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지만, 생물학적 성과 다른 성 정체성을 향한 의료적 치료는 제공하지 않는다.
병원 측은 내부 공지를 통해 “불행히도, 추가적인 외부 요인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이 결정에 대해 추가적이거나 갑작스러운 변경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성별 확인 수술 중단했던 병원
콜로라도 어린이병원은 과거에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별 확인 수술을 시행한 적이 없었다. 병원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당 병원은 18세 미만 환자에게 성별 확인 수술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23년 여름까지는 18세 이상 환자에게 일부 수술을 제공했으며, 이후 해당 수술을 다른 병원으로 의뢰해 왔다.

덴버 헬스도 성별 확인 치료 중단
콜로라도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일부 가족들은 또 다른 의료 안전망 병원인 덴버 헬스(Denver Health)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덴버 헬스도 연방 정부 지원금 의존도가 높아 트럼프 행정명령 발표 이후 19세 미만 환자에 대한 성별 확인 수술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덴버 헬스는 1월 3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연방 지원금 손실은 덴버 지역사회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병원은 “이번 행정명령이 성별 다양성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는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 증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사춘기 억제제와 호르몬 치료 처방과 관련해서는 덴버 헬스 대변인 자크 몽고메리(Jacque Montgomery)가 “현재로서는 18세 이하 환자들의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개별 의사와 환자 간에 비공개적으로 결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의 병원, 대응책 검토 중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미성년자에게 성별 확인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의료계 전문가와 시민권 옹호 단체들은 현재 덴버 헬스 외에도 어떤 병원이 이러한 치료를 계속 제공할 것인지 파악 중이다.
성별 확인 치료는 미국 내에서도 흔하지 않다. AP통신(The Associated Press)에 따르면, 최근 연구 결과 상업보험(Commercial Insurance)에 가입한 미국 청소년 중 1,000명 중 1명 미만만이 사춘기 억제제 또는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성별 확인 수술은 미성년자에게 시행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명령, ‘과학적 근거 없는 조치’ 논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성별 확인 치료를 “불임과 신체 훼손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세계트랜스젠더건강전문가협회(WPATH, World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Transgender Health)의 지침을 “허위 과학(junk science)”으로 간주했다. 이는 의료 및 인권 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콜로라도는 성별 확인 치료를 원하는 가족들이 보수적인 주를 떠나 정착하는 지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 콜로라도 어린이병원과 덴버 헬스의 결정이 콜로라도의 성소수자 친화적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