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덴버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체포 인원과 작전의 목적이 불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덴버·오로라 지역서 대규모 단속 작전
지난 5일 수요일 오전, 국경순찰대(Border Patrol),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DHS) 및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ICE)요원들이 덴버와 오로라 지역 내 다섯 곳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요원들은 방탄복과 무장을 갖춘 채, 장갑차량(Bearcat)까지 동원해 단속 작전을 진행했다. 심지어 콜로라도 불러바드의 한 PetSmart 주차장에는 지휘본부가 설치되었고, 민간 구금업체의 버스도 대기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이는 체포된 인원들을 이송하기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그러나 ICE는 체포된 인원 수, 작전에 동원된 요원 수, 구체적인 단속 장소 등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공포 조장? 실효성 의문
로키마운틴 이민옹호네트워크(Rocky Mountain Immigrant Advocacy Network)의 소송 및 옹호 담당 디렉터인 로라 런(Laura Lunn) 변호사는 “이처럼 공권력이 무력 시위를 벌인 것은 처음 본다”며 “이는 실질적인 이민 단속보다는 지역사회에 두려움을 조성하는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녀에 따르면, 체포된 이민자들은 대부분 이미 이민법원 절차를 밟고 있었던 인물들이다.
런 변호사는 “오늘의 작전은 엄청난 자원의 낭비이며, 지역사회에 불필요한 공포심을 심어주는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ICE, 조직범죄 연루 혐의 주장
ICE는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았으나,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 “이번 작전은 베네수엘라 범죄 조직 ‘Tren de Aragua’에 대한 수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한, ICE는 지역 교도소와의 협력이 부족하여 직접 지역사회로 나가 단속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목격된 단속 방식은 광범위한 무작위 검문을 연상케 했다.
미디어 덴버포스트에 따르면, 요원들은 특정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했으며, 심지어 불법 체류자로 의심되는 이웃을 지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군사 작전 같은 단속, 필요한가?
런 변호사는 “마치 늑대가 마을을 습격한 듯한 모습이었다”며 “이날 작전은 평소 이민 단속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그 연출과 혼란, 두려움의 수준이 유례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덴버 지역에서 30년 동안 이민자 보호 정책을 이끌어온 이민 변호사 한스 마이어(Hans Meyer) 역시 ICE의 작전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번 단속은 단순히 지역사회에 공포심을 심어주려는 목적이며, 헌법을 무시하는 행동이 용인될 수 있는지 시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ICE 덴버 지부의 전(前) 국장 존 파브리카토레(John Fabbricatore)는 “이러한 장비와 무장은 체포 대상자가 총기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요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작전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진행된 ‘Operation Cross Check’과 유사한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런 변호사는 ICE의 군사 장비 사용이 실제 목적과 달리 지역사회에 극도의 공포를 조장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것은 단순한 법 집행이 아니다. 아이들이 공포에 떨고, 가족이 갈라지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무력 과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대대적 이민 단속 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캠페인에서 “대규모 추방 작전”과 “연방 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을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마이어 변호사는 “향후 몇 주, 몇 달 안에 이번과 유사한 군사적 성격의 단속 작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ICE와 연방 법 집행 기관들이 헌법적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곧 제4차 수정헌법(불법 수색·압수 금지)과 제5차 수정헌법(적법 절차 보장)에 대한 전면적인 침해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할 가능성이 높다”며 “ICE와 연방 법 집행 기관이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그대로 수행하는 ‘애완견’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지역사회 단체들과 개인들이 자신의 법적 권리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콜로라도 및 지역 당국이 연방 이민 집행에 협력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향후 전망
덴버 지역에서의 대규모 이민 단속이 단순한 일회성 작전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연방 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예상된다. ICE의 작전 방식이 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논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 옹호 단체들과 변호사들은 앞으로 유사한 단속이 있을 경우,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과 법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