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면적 90% 이상 가뭄…일부 지역 평년보다 10∼14일 일찍 물들 가능성 높아
올가을 콜로라도 단풍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평소보다 조금 일찍 길을 나서야 할 수도 있다. 주 전역을 뒤덮은 심각한 가뭄으로 일부 산림의 나뭇잎이 평년보다 최대 2주가량 일찍 색을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풍이 빨리 시작된다고 해서 반드시 더 화려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분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는 나뭇잎이 노랗게 물들기도 전에 가장자리부터 갈색으로 마르거나 일찍 떨어질 수 있다. 올해 단풍은 지역에 따라 ‘황금빛 절경’과 ‘조기 낙엽’이 엇갈리는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가뭄정보시스템이 공개한 7월 21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콜로라도 전체 면적의 90.6%가 보통 가뭄 이상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심한 가뭄(D2)은 31.8%, 극심한 가뭄(D3)은 37.2%, 가장 높은 단계인 예외적 가뭄(D4)은 12.2%다. 심한 가뭄 이상의 지역만 합쳐도 주 전체의 약 81%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강수량도 심상치 않았다. 1월부터 6월까지 콜로라도의 누적 강수량은 5.71인치로 평년보다 3.35인치 적었다. 이는 관련 기록이 시작된 1895년 이후 여섯 번째로 건조한 상반기다. 약 470만 명의 주민이 현재 가뭄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뭄은 단풍 시계도 앞당길 수 있다. 콜로라도주 산림청의 산림학자 댄 웨스트에 따르면 수분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나무는 평년보다 약 10∼14일 일찍 색이 변할 수 있다.
나무가 가을을 기다리지 못하고 생존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뿌리로 흡수하는 물보다 잎을 통해 빠져나가는 물이 많아지면 나무는 수분 손실을 줄이기 위해 광합성과 생장 활동을 일찍 중단한다. 이 과정에서 잎의 녹색을 만드는 엽록소가 감소하고 그동안 가려져 있던 노란색과 주황색이 드러난다.
문제는 가뭄이 지나치게 심할 때다. 적당히 건조하고 낮에는 맑으며 밤에는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면 단풍 색깔이 선명해질 수 있다. 반면 나무가 심한 수분 스트레스를 받으면 잎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마르는 ‘가장자리 괴사’가 나타나고, 제대로 물들기도 전에 잎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결국 올해 콜로라도에서는 단풍이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더라도 색이 다소 흐리거나 절정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있다. 같은 산에서도 토양 수분과 해발고도, 경사 방향에 따라 단풍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햇볕을 많이 받는 건조한 남향 사면에서는 갈변과 조기 낙엽이 먼저 나타나고, 계곡이나 수분이 남아 있는 지역에서는 비교적 선명한 단풍을 볼 가능성이 크다.
콜로라도 단풍은 일반적으로 북부 산악지대에서 9월 중·하순에 먼저 절정을 맞는다. 중부 산악지대는 9월 하순, 남부 산악지대는 9월 하순부터 10월 초가 평년의 관람 적기다. 올해 가뭄의 영향이 가을까지 이어진다면 일부 지역에서는 이보다 1∼2주 앞서 색이 변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정확한 절정 날짜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여름 몬순 강수가 얼마나 내리는지, 8∼9월 밤 기온이 얼마나 내려가는지에 따라 단풍 시기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강한 바람과 갑작스러운 서리, 이른 산악지대 폭설도 단풍철을 순식간에 끝낼 수 있다.
올해의 단풍 여행 전략은 한마디로 ‘조금 일찍, 자주 확인하고, 오래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황금빛 아스펜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들리면 다음 주말까지 기다리기보다 곧바로 떠나는 편이 낫다. 가뭄에 지친 콜로라도의 가을은 예년보다 일찍 문을 열고, 더 빨리 막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