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에 고객 방문 줄고 영업시간·직원 근무시간까지 영향
덴버 지역에 화씨 10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인 식당과 소매업소에도 ‘매출 주의보’가 켜지고 있다. 기온이 지나치게 오르면 주민들이 외출을 줄이고 업소가 영업시간이나 직원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 지역 상권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덴버의 기온은 지난 7월 25일 화씨 101도, 26일에는 103도까지 올랐으며 8월 2일에도 102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덴버에서 100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이번 더위가 주민 건강뿐 아니라 지역 업소 영업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폭염이 심해지면 소규모 사업장의 직원 근무시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로이터가 소상공인 급여관리업체 홈베이스 자료를 인용해 2023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해 7월 첫 2주 동안 미국 소상공인 사업장의 직원 근무시간은 직전 2주보다 평균 0.9% 감소했다. 여름철에 나타나는 계절적 변화였지만 폭염이 극심했던 일부 도시에서는 감소 폭이 전국 평균의 최대 5.5배에 달했다.
당시 뉴올리언스의 소상공인 직원 근무시간은 전월보다 5.7%, 멤피스는 5.1% 줄었다. 손님이 감소하자 업주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직원들의 열 노출을 줄인 결과였다. 반면 90도 이상을 기록한 날이 이틀에 그친 보스턴에서는 직원 근무시간이 7.8% 증가했다.
2024년 홈베이스가 발표한 후속 자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그해 5월에서 6월 사이 근무 직원 수 증가율은 1.0%에 그쳐 2023년의 1.8%, 2022년의 3.2%보다 낮았다. 특히 100도를 넘는 폭염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 중인 사업체와 직원 활동이 둔화됐다.
동남부 지역의 영업 사업체 수는 한 달 사이 1.0%, 서부 지역은 0.8% 감소했다. 홈베이스는 조기 폭염이 소상공인 경기 회복 속도를 늦췄다고 분석했다. 다만 식음료업과 소매업의 직원 수는 각각 1%와 2% 증가해 폭염의 영향이 모든 업종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최근인 2026년 6월 자료에서는 미국 소상공인의 근무 직원 수가 전월보다 2.5%, 총근무시간은 2.4%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26.4%, 숙박·레저 업종은 9.5% 증가하며 여름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이 자료는 덴버에서 최근 발생한 7월 말과 8월 초 폭염 이전 상황을 반영한 것이어서 현재 더위의 영향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덴버 한인업소의 경우 폭염이 계속되면 점심과 오후 시간대 방문객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기자가 최근 덴버 지역 마트와 식당 등을 방문했을 때도 더위가 가장 심한 오후 시간대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어든 모습이 나타났다. 반면 해가 진 뒤 늦은 시간에는 방문객이 몰리면서 계산대 앞에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식당과 미용실, 소형 소매점 등은 외출을 미루는 고객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야외 좌석이 많거나 걸어서 방문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 업소는 타격이 더욱 클 수 있다.
반면 냉방이 잘되는 대형 마트와 쇼핑센터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고객이 몰릴 수 있다. 식료품점에서는 생수와 음료, 수박, 아이스크림, 냉면 재료 등 여름 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식당에서는 매장 방문 대신 배달과 포장 주문이 늘어날 수 있다.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한낮의 소비가 저녁이나 배달 주문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업주들은 지난해 같은 요일과 비교해 시간대별 매출과 방문객, 배달 주문 비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후 매출이 줄었다면 저녁 할인이나 포장 주문 혜택을 제공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름 메뉴와 냉방 환경을 알리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홈베이스 자료는 직원들의 실제 출퇴근 기록과 근무시간을 분석한 것으로 매출액을 직접 측정한 통계는 아니다. 따라서 덴버 폭염으로 지역 업소 매출이 일정 비율 감소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폭염이 길어질수록 냉방비는 늘고 방문객은 줄어들 수 있어 소규모 업소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올여름 덴버의 무더위가 사람뿐 아니라 지역 상권의 체력까지 시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