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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막힌 ‘비상권한 관세’…트럼프, 무역법 301조로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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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비면제 제품, 기존 관세와 합쳐 총 12.5%…7월 24일부터 시행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60개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에는 국가비상사태를 내세운 포괄적 권한이 아니라, 관세 부과 권한이 명시된 1974년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삼았다.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뒤 나타난 새로운 관세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러닝 리소시스 대 트럼프’ 사건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와 마약 유입을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IEEPA를 근거로 국가별 상호관세와 마약 대응 관세를 부과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법에 관세나 수입세 부과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비상권한 대신 ‘무역법 301조’

이번 강제노동 관련 관세는 IEEPA가 아닌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한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정책이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미 무역대표부가 조사와 협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관세나 수입 제한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약 3주 뒤인 3월 12일 한국 등 60개 경제권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해당 국가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하지 않아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게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이유였다.

USTR는 4월 공개 청문회와 정부 간 협의를 거친 뒤 6월 2일 60개 경제권의 정책이 미국 무역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했다. 이후 1,600건 이상의 서면 의견을 검토하고 7월 7일부터 9일까지 추가 청문회를 연 뒤, 7월 23일 최종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관세 권한이 명확하게 규정된 무역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의 판단을 반영해 관세 부과의 법적 통로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12.5% 추가’ 아닌 ‘총 12.5%’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방식은 단순히 기존 관세에 12.5%를 모두 추가하는 구조가 아니다. 면제되지 않은 한국산 제품은 기존 최혜국관세(MFN)와 새 301조 관세를 합한 세율이 총 12.5%가 되도록 조정된다.

기존 MFN 관세가 0%인 제품에는 301조 관세 12.5%가 부과되고, 기존 관세가 2.5%라면 10%가 추가된다. 기존 MFN 관세가 이미 12.5% 이상이라면 이번 301조 관세는 추가되지 않는다. 일본과 스위스도 한국과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새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7월 24일 오전 0시 1분부터 시행됐다. 다만 시행 전에 선적돼 운송 중이던 제품이 7월 28일 오전 0시 1분 이전에 미국에서 통관될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모든 한국산 제품이 대상인 것은 아니다. 정보자료와 기부 물품, 여행객 휴대품,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별도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의 품목과 미국 내 공급 부족이나 경제적 혼란이 우려되는 일부 원자재·제품은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이전보다 명시적인 법률과 조사 절차를 근거로 했다는 점에서 법적 방어력이 강화됐다. 그러나 한국의 강제노동 수입 규제 수준을 미국 무역에 부담을 주는 불공정 행위로 볼 수 있는지, 광범위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추가 소송 가능성은 남아 있다.

[강제노동 대응 미흡 관련 미국의 국가별 301조 관세]

적용 구분대상 국가·경제권국가 수적용 방식
10% 관세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캐나다,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인도, 인도네시아, 요르단, 말레이시아, 멕시코, 파키스탄, 스리랑카, 트리니다드 토바고, 영국17비면제 대상 제품에 301조 관세 10% 부과
제품별 총관세율 10% 또는 12.5%유럽연합, 대만, 일본, 대한민국, 스위스5기존 최혜국관세(MFN)를 고려해 기존 관세와 301조 관세를 합한 총세율을 제품별 10% 또는 12.5%로 조정
12.5% 관세알제리, 앙골라, 호주, 바하마, 바레인, 브라질, 칠레, 중국,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이집트, 가이아나, 홍콩, 이라크, 이스라엘,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리비아, 모로코, 뉴질랜드, 니카라과, 나이지리아, 노르웨이, 오만, 페루, 필리핀,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베트남38비면제 대상 제품에 301조 관세 12.5%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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