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플 크릭(Cripple Creek)에서는 오는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Donkey Derby Days(당나귀 더비 데이즈)’라는 이름의 독특하고 전통 깊은 축제가 개최된다. 올해로 94회를 맞는 이 행사는 1931년부터 시작된 크리플 크릭의 대표 여름 축제로, 마을 곳곳을 자유롭게 거니는 실제 당나귀 무리를 기념하고 지역의 유산을 축하하기 위해 매년 열려왔다.
당나귀는 이 마을의 역사와 밀접한 존재다. 19세기 말 금광 붐(Gold Rush) 시기, 수많은 광부들이 광석과 장비를 나르기 위해 당나귀를 사용했고, 이들 중 일부는 광산 폐쇄 후에도 야생에서 살아남아 세대를 이어 현재까지 크리플 크릭의 ‘주민’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은 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당나귀 무리는 곧 크리플 크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당나귀 경주다. 참가자들은 2인 1조로 팀을 이뤄 한 마리의 당나귀와 함께 거리에 나서며, 약 760미터 거리의 메인 스트리트(베넷 애비뉴)를 달리게 된다. 하지만 이 경주는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다.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당나귀를 끌고 가야 하기에, 순위보다도 과연 당나귀를 끝까지 유도할 수 있는지가 더 큰 관심사다. 관람객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각 팀의 고군분투를 지켜보게 된다.
공식 당나귀 경주는 6월 28일 토요일 정오 이후부터 시작되며, 예선과 준결승전을 거쳐 오후 4시 30분에는 트로피가 걸린 결승전이 열린다. 이 외에도 미디어 관계자나 군인, 카지노 직원 등이 참여하는 특별경주도 마련되어 있고, 일요일에는 일반인이 참여 가능한 ‘펀 레이스(Fun Race)’도 열린다. 펀 레이스는 소정의 참가비를 내고 사전 등록을 통해 누구나 당나귀 경주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주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축제를 풍성하게 채운다. 축제 첫날인 금요일(6월 27일) 오후 2시에는 개막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거리 행사가 시작되며, 포켓 파크와 메인 스트리트 곳곳에서는 맥주 가든, 푸드 트럭, 라이브 공연이 운영된다. 특히 미 공군 아카데미 밴드 ‘와일드 블루 컨트리(Wild Blue Country)’의 공연은 금요일 오후 분위기를 더욱 띄운다.
토요일 아침에는 전통적인 팬케이크 조식이 제공되며, 벤더 마켓, 어린이 체험 부스, 금 채취 시연, 역사적 복장을 갖춘 퍼레이드 등이 이어진다. 거리에는 크리플 크릭의 채굴 역사를 기리는 다양한 테마 차량과 코스튬 퍼레이드가 펼쳐져 마치 한 세기 전의 마을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키즈존과 공예 부스가 활발히 운영되며, 마지막 당나귀 펀 레이스와 함께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오후 3시 15분에는 추첨 이벤트인 ‘50/50 래플’이 열리고, 오후 5시 30분에는 공식 알코올 판매가 종료되며 축제는 마무리된다.
축제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일부 체험 프로그램이나 당나귀 경주 참가에 한해 유료 등록이 필요하다. 거리마다 당나귀와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웃음과 사진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크리플 크릭 시내에는 행사 기간 동안 전용 주차 구역과 셔틀이 마련되어 있고, 인근 우드랜드 파크(Woodland Park) 지역까지 포함해 숙박 시설도 다양하다.
해발 약 2,900미터의 고산 지대에 위치한 이 조용한 마을은 축제 기간 동안 유쾌한 열기로 가득 찬다. 당나귀라는 친숙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존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행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웃음을 전하며 콜로라도의 여름 축제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다. 당나귀와 함께 걷고, 웃고, 체험하며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6월 마지막 주말 크리플 크릭을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