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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역사] 메사버디 국립공원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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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첫 국립공원은 로키마운틴이 아니었다

콜로라도의 첫 국립공원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콜로라도에서 가장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로키마운틴이 아니라, 남서부 코르테즈 인근의 메사버디 국립공원(Mesa Verde National Park)이었다. ‘메사버디’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초록 탁자’를 뜻한다. 피니언 소나무와 주니퍼 나무로 덮인 높은 지대를 보고 붙여진 이름으로, 오늘날에는 절벽 주거지와 고대 푸에블로 문명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

메사버디 국립공원은 1906년 6월 29일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서명으로 탄생했다.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이 1915년 1월 26일 지정됐으니, 메사버디는 그보다 9년 앞선 콜로라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6월의 콜로라도 역사에서 메사버디가 특별히 기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사버디의 역사는 국립공원 지정일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곳은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살고, 이동하고, 농사를 짓고, 사냥하고, 기도하며 관계를 맺어온 땅이다. 특히 조상 푸에블로인(Ancestral Pueblo people)은 서기 600년부터 1300년 무렵까지 메사와 절벽에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 오늘날에도 여러 푸에블로와 원주민 부족은 메사버디를 조상의 기억과 문화가 이어지는 장소로 여긴다.

유럽계 탐험가들의 기록은 18세기 후반부터 등장한다. 1765년 돈 후안 마리아 데 리베라가 뉴멕시코 북서부 탐험을 이끌었고, 1859년 지질학자 존 S. 뉴베리가 산후안 탐험대의 일원으로 이 지역을 조사했다. 이 탐험대는 공식 기록에서 ‘메사버디’라는 이름을 사용한 초기 사례로 남아 있다.

메사버디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1874년 사진가 윌리엄 헨리 잭슨의 방문이었다. 그는 맨코스 캐니언의 절벽 주거지를 촬영했고, 이 흑백 사진들은 고대 유적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는 중요한 자료가 됐다. 1886년 덴버 트리뷴 리퍼블리컨은 “현대 문명의 반달리즘”이 유적을 파괴하고 있다며 보호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립공원 구상의 싹이 이미 이때부터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메사버디 국립공원 명소 클리프 궁전 (Cliff Palace)

1888년 12월 18일에는 지역 목장주 리처드 웨더릴과 처남 찰스 메이슨이 유트 안내인 아코위츠와 함께 잃어버린 소를 찾다가 클리프 팰리스(Cliff Palace)를 보게 됐다. 이후 스프루스 트리 하우스와 스퀘어 타워 하우스 등 주요 유적이 알려지며 메사버디는 고고학계와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관심은 곧 수집과 훼손으로 이어졌다. 탐험가와 수집가들이 유물을 모았고, 일부는 박물관과 해외로 팔려 나갔다.

보호 운동은 1900년 콜로라도 절벽 주거지 협회가 만들어지면서 본격화됐다. 버지니아 맥클러그와 루시 피바디가 중심이 된 이 단체는 편지 쓰기, 모금, 언론 투어를 통해 메사버디를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을 벌였다. 1901년부터 여러 차례 법안이 제출됐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마침내 1906년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 서명으로 국립공원이 탄생했다.

메사버디가 특별한 이유는 미국 국립공원의 의미를 넓혔다는 데 있다. 옐로스톤과 요세미티가 자연의 장엄함을 보호하기 위한 공원이었다면, 메사버디는 선사시대 유적과 원주민 문명의 흔적을 지키기 위한 국립공원이었다. 같은 해 6월 8일 통과된 1906년 고대유물보호법(Antiquities Act)도 연방 소유지의 역사·선사 유적을 훼손하거나 가져가는 행위를 금지하며 미국 문화유산 보호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후 메사버디에서는 1908년부터 주요 유적의 발굴과 보수 작업이 시작됐다. 1930~40년대에는 뉴딜 정책의 민간자원보존단(CCC)이 도로와 탐방로, 공원 시설 조성에 참여했다. 197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2006년 100주년을 맞아 원주민 유해와 장례 유물을 다시 묻는 의식도 진행됐다.

오늘날 메사버디는 5,000곳에 가까운 고고학 유적과 수백 곳의 절벽 주거지를 품은 콜로라도의 첫 국립공원이다. 로키산맥의 웅장한 풍경만큼이나 절벽 속 고대 도시가 남긴 침묵도 콜로라도의 중요한 역사다. 6월 29일은 그 오래된 기억이 국가의 보호 아래 들어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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