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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81편] 부안, 변산(邊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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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邊山)은 변산 반도 국립공원에 위치한 높이 510m의 산이다. 호남정맥이 정읍과 고창사이에서 서쪽으로 뻗어 나와 변산반도를 구성하며 의상봉, 관음봉, 세봉 등이 변산을 이룬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나뉜다. 내변산은 내소사, 직소폭포 등 산과 사찰이 어우러진 비경을, 외변산은 채석강, 격포 해수욕장 등 해안 절경을 일컫는다.

산행 코스 : 내소사 주차장-내소사-관음봉 삼거리-관음봉-관음봉 삼거리-재백이 고개-직소폭포-직소보-내변산 분소(4시간)

변산(邊山)을 가기 위해 중학교 동창생들과 안양역(6:30)을 출발했다. 친구가 차를 운전하여 내소사 주차장(10:00)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겨울 날씨답지 않게 날이 화창하고 공기가 따스하게 느껴진다. 내소사를 향해 가는 길옆으로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일주문를 지나니 길 양옆으로 수령 150년 된 전나무들이 피안교까지 600m가량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다. 음수성 나무인 전나무는 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꾸준히 성장하여 어느새 숲의 주인이 되는 나무이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상록수라서 겨울에도 광합성을 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인내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전나무와 생태계에 이로움을 끼치는 전나무에게서 깨달음을 얻는다.

내소사 전경(사진 조성연)

능가산(관음봉)아래 포근히 안겨있는 내소사에 도착했다. 백제 시대 혜구두타가 창건했다는 천년사찰 내소사를 꽃살문이 아름다운 대웅전을 중심으로 빙둘러보았다. 10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있는 조용한 경내를 지나 내소사를 내려와 관음봉으로 향했다.
산죽, 소나무, 전나무, 나목사이로 난 호젓한 산길을 오르니 이름 모를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온다. 겨울 산에서 작은 생명의 존재는 볼 수는 없지만, 그 생명체가 내는 소리는 들을 수 있다. 작은 존재가 큰 산 어느 곳이나 편재함을 소리로 일깨워 준다. 뭇 생명들은 언제 어디서나 충만하게 존재하며, 관심이 있는 자들에게 더 많이 드러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금 산을 오르다보니 오른쪽으로 관음봉이 올려다 보인다. 능선에 도착하여 조금 더 올라가니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바위가 나왔다. 희미한 안개에 싸인 곰소만의 바다 풍경이 가로로 길게 전개되고 있다. 더 올라가니 산 아래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내소사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관음봉 봉우리도 올려다 보인다. 날카로운 곡괭이로 쪼아낸 듯한 몇 개의 바위 봉우리 사이사이에 키 작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관음봉이 인상적이다.
관음봉 3거리에 도착했다. 길로 접어들자 관음봉 허리를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는 길이 이어진다.
봉우리에서 떨어지는 돌을 막기 위한 철망이 있는 데크 계단을 지나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관음봉으로 향했다. 왼쪽 아래로 직소보의 푸른 물이 내려다보인다. 마침내 관음봉(424m)에 이르렀다. 정상석 옆으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곰소만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낮은 산과 마을과 건너편 산들 사이로 바다가 밀고 들어온 형국이다. 자세히 관찰하니 희미한 안개 아래 넓게 펼쳐진 개펄도 보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밤에 집어등을 켠 어선들이 연출하는 풍경이 변산 8경중 최고라고 하는데 지금은 볼 수 없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인증 사진을 찍고 관음봉을 내려와 관음봉 3거리로 회귀했다. 직소폭포 쪽으로 하산을 했다. 직소폭포가 2.1km이다. 산행을 함께 한 친구들과 관음봉 삼거리 근처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조금 강한 바람이 바다 쪽에서 불어와 마른 나뭇잎을 뒤흔들고 지나간다. 계절은 겨울 끝자락에 와 있지만, 바람은 벌써 봄을 바다로부터 실어 나르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고 마당바위 길을 지나 재백이 삼거리에 도착했다. 조금 더 내려오자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흘러가는 계곡을 만나게 되었다. 얼음이나 눈은 찾아 볼 수 없고, 계곡물은 앞을 다투어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다.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은 직벽에 가까운 바위를 지나 직소폭포에 가까이 왔다. 길에서 0.1km 아래로 걸어 내려가니 직소폭포가 나왔다. 30m의 높이에서 떨어진 물이 이루어 놓은 커다란 소를 만들어 놓았다. 때마침 서쪽에서 비추는 햇빛에 반사되는 윤슬로 소는 황홀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40여년 전 왔을 때보다 수량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들은 계곡을 지나며 분옥담, 선녀탕 등 수많은 담과 소를 이루며 흘러내려 직소보에 잠시 머물러 있다. 직소보 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음봉이 절경이다. 직소보 양쪽에 산이 위치하고 직소보 너머 멀리 관음봉이 올려다 보인다. 조금 전에 관음봉을 오르며 내려다보았던 직소보에서 지금은 관음봉을 올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다 찰나처럼 흘러가는 현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산을 내려와 큰 길을 걷고 있는데 길 근처 웅덩이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에는 오리들이 내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서보니 개구리들이 아닌가! 경칩이 아직 2주나 남았는데 개구리들이 벌써 나와 짝을 찾고 있었다. 더 내려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호랑가시 나무를 만났다. 빨간 열매와 푸른 잎사귀가 대조를 이루어 아름다운 호랑가시 나무의 북한계선이라고 한다. 또 다른 상록활엽수인 꽝꽝나무도 작고 둥글며 윤기나는 푸른 잎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내변산 분소까지 내려와 내소사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산행을 마무리했다.

내소사 가는 길

                            허영만

내소사에 가려면

송진 냄새가 곡진히 안내하는

전나무 숲을 지나야 한다

그 숲길을 걷다보면

지친 영혼 어루만지는 바람의 향연과

오목눈이 촉새든 온갖 산새 소리에

나는 덩달아 숲의 피노키오가 되어

숲속 나라를 헤엄치고

바람의 이야길 숲을 채워 간다

흘러가는 시간의 향기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전나무 가지 사이로

햇살이 금화살처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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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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