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여행한국 여행 영광, 불갑산(佛甲山) 도립공원

[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68편] 영광, 불갑산(佛甲山) 도립공원

spot_img

불갑산(佛甲山)은 전남 영광군과 함평군 경계에 위치한 516m의 산이다.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백제 침류왕 원년 384년에 지은 사찰 불갑사가 있다. “불교가 전해진 뒤 처음 건립됨으로써 모든 사찰의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佛甲寺)라고 이름 지었다. 원래 이름은 모악산이라고 하며 불갑산으로 개칭되었다고 전해진다. 201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행코스 : 불갑사 공용주차장 – 불갑사 – 덕고개 – 노적봉 – 강룡대 – 투구봉 – 장군봉 – 연실봉 – 동백골 – 불갑사 주차장(4시간)

영광, 가마미 해수욕장, 아쿠어 월드에서 일하는 산행 친구의 초청으로 전남, 영광를 찾게 되었다. 친구를 헤어진 뒤 불갑산을 가기 위해 버스로 홍농, 영광을 거쳐 불갑사 공용 주차장에 도착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불갑사를 향해 걸어 오르니, 길가에 분홍색 상사화 몇 그루가 잎도 없이 꽃만 외롭게 피어 있었다. 붉은 상사화는 아직 볼 수 없지만 분홍 상사화라도 볼 수 있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매년 9월 붉은 상사화(꽃무릇) 개화 시기에 맞춰 국내 최대의 상사화 축제가 열린다. 상사화는 꽃과 잎이 만날 수 없어 그리움, 애틋함, 참사랑을 상징한다. 다리를 건너 불갑사의 금강문, 천황문을 지나 대웅전을 둘러본 다음 등산로에 진입했다. 가뭄으로 물이 거의 마른 계곡을 따라 오르니 단풍나무, 산죽, 비자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이어진다. 매미 울음소리가 온산에 가득한 중복 다음 날이지만, 막상 숲속에 들어서니 시원하고 청량감이 느껴진다. 정자가 세워져 있는 덕고개에 도착했다. 굴참나무, 단풍나무, 팥배나무가 우거진 능선을 따라 오르니 호랑이가 살았던 자연 동굴이 나왔다. 바위 동굴은 호랑이가 들어갈 만큼 넓고 컸다. 동굴 앞에 모형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1908년 덕고개에서 그물에 잡힌 호랑이 100주년을 기념하여 영광군이 만든 것이다. 이때 잡힌 암컷 호랑이는 일본인에 의해 박제 처리되어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남아있다. 불과 120여년 전에 불갑산 호랑이가 걸었던 능선을 지금 내가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생태계가 얼마나 빨리 파괴되었는지 실감이 났다. 우리나라에 사는 호랑이는 아무르호랑에 속하는데 한반도를 비롯해 만주, 중국 동부, 시베리아, 몽고에 넓게 분포한다. 지금은 극동 러시아와 중국, 북한, 러시아 접경지역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호랑이는 단군신화에도 나오고 민화, 전래동화, 지명에도 등장하는 우리 민족과 친숙한 동물이다. 2017년 국립생물 자연관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 1위로 꼽혔다.* 멸종 위기에 직면한 아무르호랑이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러시아, 중국, 북한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가 아닐까?
노적봉에 도착했다. 노적봉 아래 불광저수지와 불갑사 건물들이 내려다보인다. 강룡대에 도착했다. 연실봉이 1.6km이다. 강룡대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이 장관이다. 남서쪽으로 광양읍 그 왼쪽으로 다도해가 펼쳐져 있다. 북쪽으로 불갑산 정상도 보인다.

강룡대 능선길을 걸었다. 울퉁불퉁한 바위 능선에 쇠막대기가 박혀있다. 쇠막대기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바위 위를 걸으니 스릴이 느껴진다. 강룡대 중간쯤에 통천문 바위가 있다. 바위 구멍 너머로 너른 들과 산들의 모습이 보인다. 통천문 앞에서 휴식을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능선을 걸어 정상, 연실봉 아래에 도착했다. 가파른 양쪽 바위 사이로 돌계단이 놓여있고 윗부분은 나무들이 우거져 하늘만 빠끔히 보인다. 돌계단을 걸어 오르니 왼쪽으로 연실봉이 나왔다. 연실봉 앞에 모악산이라는 정상석이 또 놓여있다. 영광에서는 불갑산, 함평에서는 모악산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남쪽으로 영광읍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백수 풍력단지와 영광 앞 바다와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육지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연실봉을 내려와 구수재로 향했다. 구수재가 1.6km, 불갑산이 3.0km이다. 서어나무, 팽나무, 느티나무가 있는 능선을 걸어 구수재에 도착했다. 정자가 또 세워져 있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 길이다. 밧줄과 가드레일이 이어진다. 호랑이가 자주 물을 마셨다는 곳에 호랑이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있다. 호랑이가 입으로 물을 뿜어내는 형상이지만, 계곡물이 부족해서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 바위와 큰 돌이 많은 길을 내려오니 용비 폭포가 나왔다. 비록 규모가 작고 물의 양이 많지 않은 폭포이지만, 바위 위에서 떨어져 내리다 중간의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며 내려오는 물줄기들이 경쾌하고 시원스럽게 보였다.

조금 더 걸어 내려오니 큰 도로가 나왔다. 동백골과 불갑사의 참식나무 자생 북한 지대 설명판을 지나 불갑사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멸종위기 야생생물, 국립생태원

상사화 3

정형택

아니 올 줄 뻔히 알면서도
기다려 보는 일
사랑이 아니런가

만에 하나
오기라도 한다면
기다림 없이 돌아선 사랑
어찌 할거나 어찌 할거나

기다리다 사랑이 된다면
내 이 자리
천년토록 기다리리라

spot_img
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중요한 최신 소식을 보내드립니다.

콜로라도 타임즈 신문보기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spot_img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