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산(有明山)은 경기도 양평군과 가평군 사이에 위치한 862m의 산이다. 정상에서 용문산, 화악산, 명지산이 보이고 북한강, 남한강, 청평호가 보여 전망이 좋다. 유명계곡은 기암괴석과 폭포, 소(沼가) 발달해 있고 수량이 풍부하다. 국립 유명산 휴양림은 국내 최초로 조성된 휴양림이다.
유명산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이름지어졌고, ‘말이 뛰어 놀았다.’는 뜻의 마유산(馬遊山)이 본래 이름이다.
산행코스: 유명산 휴양림 주차장-사방댐-박쥐소-용소-마당소-정상-유명산 휴양림주차장(4시간 30분)

필자는 장마가 끝나고 가장 무더운 때에 유명산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목동을 나섰다. 전철과 버스(7000번,잠실역)를 이용하여 유명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소나기는 피하라.’는 옛말을 따라 30분 정도 비를 피하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 유명산 휴양림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유명계곡(입구지계곡)등산로가 주차장 끝에서 시작되었다. 유명산 2교를 지나니 토사 방지를 위해 계단식으로 건설된 사방댐이 보인다. 댐을 차례로 흘러내리는 물길이 마치 작은 폭포들을 방불케 한다.
계곡 초입에서 신갈나무 연리목을 만났다. 큰 두 그루의 나무가 한 몸통이 되어 용트림하며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큰 돌이 많은 트레일은 비가 내린 직후라서 미끄럽기 그지없다. 낙석주의 간판이 나오고, 쇠로 된 길을 걷기도 하고, 쇠로 된 다리를 지나 계곡을 건너기도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유명계곡(입구지계곡)은 기암괴석, 작은 폭포, 여러 모양의 소가 어우러진 비교적 수량이 풍부한 멋진 계곡이다. 계곡 곳곳에서 더위를 피해 모여든 피서객들이 눈에 띈다.
매미울음 소리를 들으며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걸어 올라 박쥐소에 도착했다. 좁은 바위 사이를 흘러내리는 물이 아래쪽 바위들과 어울려 소를 이루어 박쥐 모양을 하고 있다.
굴참나무, 개회나무를 지나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서린 용소에 도착했다. 큰 두 개의 바위 사이를 흘러내린 물이 비교적 큰 소를 이루어 이름만큼이나 신비스러움이 느껴진다.
마당소에 이르렀다. 커다랗고 너른 마당바위를 지나 또 소를 이룬 물결이 큰 소리를 내며 아래로 흘러가고 있다.


불규칙적이면서 규칙적인 규칙적이면서 불규칙적인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같은 자연의 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자연의 울림이 나의 파동과 하나로 공명이 되어 자연과 내가,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라고 이시형 박사는 설파했다.
산에서 듣는 물소리는 언제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물참대나무, 피나무, 팥배나무, 물푸레나무, 까치박달나무……
산림청이 나무마다 이름표를 붙여놓아 나무를 지나칠 때마다 이름을 불러주고 나무를 올려다보게 되니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만큼이나 반갑기 그지없다.
산정 쪽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계곡이 유명계곡과 만나는 합수점에 이르렀다.






이제 트레일은 작은 계곡을 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물소리가 잦아드니 또 매미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작은 돌과 흙으로 된 길은 오르기에 수월하다. 능선 주변의 나무는 소나무, 신갈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한참을 걸어 정상에 도착했다. 4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정상이라 감개가 무량하다.
비교적 넓은 공터에 정상석이 자리 잡고 있고, 전망대까지 설치해 놓았다. 고추잠자리들이 정상위를 바쁘게 비행하고 있다.
때마침 양평에서 오셨다는 산객을 만났다.
“저기 동쪽으로 보이는 산이 용문산 맞지요?”
“네. 저기 보이는 왼쪽 봉우리가 가섭봉, 정상이고, 그 옆이 장군봉, 그 오른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백운봉입니다.”
“저기 용문산 오른쪽으로 보이는 강은 한강인가요?”
“네. 남한강입니다.”
“저기 보이는 도시가 양평입니까?”
“네. 맞습니다. 이 산은 어비산, 저 산은 중미산입니다.”

산을 가르쳐 준 것도 과분한데 집에서 재배한 것이라며 방울토마토 몇 개를 먹어 보라고 권하신다. 도너츠까지 한 개 얻어먹었다. 용문산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주셨다. 산행 천사가 따로 없다.
이 분을 유명산에서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다른 산에서도 이분처럼 산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분을 만난다면 산행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이 분이 이끄는 대로 유명산 패러글라이딩 장소도 들렀다 왔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좀 떨어진 곳이다. 전망이 정상보다 좋다고 하셔서 따라나선 것이다. 과연 남한강, 양평, 양수리 방향, 용문산, 동서쪽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패러글라이딩 장소로 지정된 이유를 알 듯하다.
산객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정상으로 되돌아와 하산을 시도했다.

신갈나무, 소나무, 낙엽송이 이어지는 경사가 급하고 미끄러운 길이다. 한참 내려오니 또 매미소리가 들려온다.
여러 종류의 매미들이 지나가는 한 여름을 아쉬워하는 듯, 각자의 울음을 세차게 울고 있다.
숲은 매미들의 합창 소리로 가득하다. 매미의 울림이 내 파동과 하나가 되어 공명(共鳴)되고 있다. 오늘 하루 종일 매미 소리와 함께 유명산을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도로까지 내려와 둘레길을 조금 걷다가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숲으로 가면 깨닫는 것들-이시형
유명산 매미
-조성연-
유명산(有明山)오르는 길에
매미가 울고 있네.
명명 명명명(明明 明明明)*
8월의 타오르는 태양보다
더 뜨거운 매미의 울음이
숲을 진동시키고
울림은 파동을 만나
공명(共鳴)을 이루고
너도 매미처럼 울어본 적 있는지
짧은 한 여름을 아쉬워 하는지
유명산(有明山)내려오는 길에
매미가 묻고 있네
명명 명명명(明明 明明明)
*매미 울음에-시(박재삼)에서 인용한 구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