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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78편] 덕숭산(德崇山) 도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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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숭산(德崇山)은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높이 495m의 산이다. 아름다운 기암괴석과 천년 고찰 수덕사를 품고 있어 ‘호서의 금강산’이라 불리며, 가벼운 산행코스로 인기가 많다. 가야산(678.2m)과 함께 덕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행코스 : 수덕사 주차장-수덕사 미술관-견성암-정혜사-만공탑-전월사-덕숭산 정상-만공탑-향운각-소림초당-수덕사-수덕사 주차장(2시간 30분)

나는 덕숭산(德崇山)을 가기위해 I.T.X.로 영등포역(07:01)을 출발하여 홍성역(08:48)에 도착했다. 홍성 터미널까지 걸어가 190번 시내버스를 타고 수덕사 주차장에 내렸다. 주차장에 내리니 아담하고 부드러운 덕숭산의 산줄기가 광명한 아침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다. 상가가 즐비한 도로를 지나 수덕사 일주문을 통과하게 되었다. 도로 양쪽 편에 적송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때마침 동쪽의 밝은 햇살이 소나무 숲을 관통하고 있다. 어두운 숲과 밝은 햇살이 대비를 이루며 소나무 숲은 적막감에 휩싸여있고, 소나무 숲에서 신비함마저 느껴진다.

수덕사 미술관에 이르렀다. 고암 이응로 화백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동백림 사건으로 이응로 화백을 비롯한 윤이상 음악가, 천상병 시인이 고초를 겪었다고 전해진다. 미술관 바로 뒤편에 이응로 화백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수덕 여관’이 자리 잡고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 견성암을 향해 걸었다. 비구니들의 수련 도량인 견성암을 둘러보고 정혜사로 항했다. 정혜사로 향하는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아스팔트길을 따라 힘차게 산을 올랐다. 길 양쪽으로 적송들이 들어서 있고, 옷을 벗은 나목들이 보인다. 큰 참나무는 잎을 다 떨구고 서있는데, 어린 참나무들은 아직까지 마른 잎을 달고 있다. 이렇게 달고 있는 마른 잎이 추운 겨울 동안 겨울눈을 보호하는 것이다. 남아있는 마른 참나무 잎이 겨울의 찬바람 속도를 늦춰서 온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잎이 미리 떨어지면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데, 봄에 떨어지면 어린 나무의 자양분이 된다고 한다. 자연의 이치는 자세히 봐야 보이고, 보려는 마음이 있어야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어린 참나무처럼 마른 잎을 떨구지 못하고 산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공탑 근처의 바위

가파른 산등성이 바위틈에 자리잡은 정혜사에 도착했다. 수행도량으로 인적이 없는 조용한 사찰이었다. 공터 주변의 비자나무와 목서 같은 상록수의 두껍고 윤기있는 푸른 잎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다. 돌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만공탑으로 향했다. 만공탑은 정혜사를 세운 만공스님 부도탑이다.
만공탑을 지나 산을 오르는데 길 주변에 어린 주목나무들이 보인다. 700m 이상의 높은 산에 사는 주목을 여기서 보니 반갑기 그지없다. 주목을 사랑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었으리라. 산객들에게 개방하지 않는 만공 스님 의 수행처였던 전월사를 지나 정상으로 향한다. 노간주나무 몇 그루가 길가에서 겨울을 이겨낸 푸르름으로 빛나고 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지난번에 왔던 때와는 달리 전망이 너무 좋다. 남쪽으로 수덕사가 보이고, 남동쪽으로 덕산 둔리 저수지, 그 너머 내포 신도시가 내려다보인다. 북쪽으로 가야산 도립공원이 보이고, 서쪽으로 서해바다가 아스라이 보인다.
하산을 시작했다. 데크계단을 내려오다 갈림길을 만났고 더 내려오니 올라올 때 만났던 만공탑이 나왔다. 조금 더 내려가니 향운각이 있다. 커다란 바위 아래 높이 7.5m의 관세음보살 입상이 있고, 오른쪽에 사당이 있다. 뒤쪽으로 대나무 밭이 있고, 그 앞에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약수터가 있다.

수덕사 황하정루(사진 조성연)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고산 윤선도가 시를 읊은 것처럼 겨울에도 푸른 대나무를 나도 좋아한다. 향운각에서 생수를 마음껏 들이키고, 돌계단을 내려와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소림초당을 지났다. 이름에 걸맞게 지붕이 볏짚으로 되어있다.
작은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돌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어제가 소한인데 계곡은 얼음의 흔적조차 없고, 산 주변에는 쌓인 눈조차 찾아볼 수 없다.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여기가 남쪽이어서 일까? 작은 계곡을 졸졸졸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오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자연의 리듬이 나의 심장박동 리듬, 나의 호흡 리듬, 보행 리듬과 같아서 일 것이다.

계곡을 계속 내려오다 또 소나무 군락을 만났다. 다른 산에서는 신갈나무가 우점종인데 이곳은 소나무가 아직 신갈나무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아 다행이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푸르러서 느리지만 광합성 작용을 한다. 물(H₂O)과 이산화탄소(C0₂)를 이용하여 당(C₆H₁₂0₆)을 만들어내는 소나무 한 그루는 최첨단 태양전지보다 효율적이라고 본다. 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산소까지 생산하는 소나무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수덕사 일주문(사진 조성연)
덕숭산 정상의 필자(박종석)

소나무는 뿌리가 박테리아, 곰팡이, 균근균의 도움을 받아 질소,인을 흡수하고, 뿌리에 있는 미생물에게 당분을 내주며 미생물과 공생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소나무가 척박한 땅에서 생존할 수 있다.*
우리 인간도 다른 인간들과는 물론 미생물, 식물, 동물,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관계는 인간이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계, 우주 전체까지 확대된다.* 조물주가 창조한 자연은 참으로 심오하고 신묘막측하다. 산을 다 내려와 수덕사 앞마당에 도착했다. 수덕사는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수덕사에는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의 하나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수덕사 3층 석탑, 괘불탱화, 목조연화 대좌등 문화재가 많다. 수덕사 주차장까지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 했다.

*오우가, 윤선도
*나무의 모험, 맥스 에덤스
*인생의 의미, 토마스 힐란드 에릭슨
*수덕사의 여승 노래 가사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속세에 두고 온 임 잊을 길 없어/법당에 촛불켜고 홀로 울적에/ 아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산길 백 리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염불하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속세에 맺은 사랑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켜고 홀로 울적에/아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소나무여(O Tannenbaum)*

소나무여, 소나무여! 변함이 없는 그 빛
무더운 여름 날이나 눈오는 추운 겨울도
소나무여, 소나무여! 변함이 없는 그 빛
오 사람아, 오 사람아! 변하기 쉬운 맘
어젯밤 굳은 맹세도 날 새면 잊어버리는
오 사람아, 오 사람아! 변하기 쉬운 맘

*소나무여(O Tannenbaum)-전통적인 독일 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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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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