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오피니언정준모의 지혜의 샘터뉴멕시코 산타페 선교 역사현장과 문화예술 탐방

뉴멕시코 산타페 선교 역사현장과 문화예술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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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족 유니언 중 콜로라도에서 차를 몰고 약 5시간 거리 인접한 주, 뉴멕시코 산타페로 향했다. 푸른 산과 언덕 , 그렇게 파란 하늘의 각종 모양의 구름들 하나님의 신성한 붓자국처럼 보였고 그 평온에 펼쳐지는 25번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손자손녀의 마음과 동하며 설렘 가득한 여정이었다. 이웃 주이지만 콜로라도의 웅장한 산맥과는 또 다른, 붉은 흙과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막 풍경이 펼쳐지는 뉴멕시코는 그 자체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산타페는 단순히 아름다운 도시를 넘어, 깊은 역사와 영적인 울림이 가득한 곳이다. 이번 가족 여행은 산타페의 선교 역사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 속에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스페인 선교의 발자취를 따라>
산타페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가장 먼저 산 미구엘 교회(San Miguel Chapel)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거꾸로 흘러 수백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1610년경에 세워진 이 작은 예배당은 스페인 선교사들의 뜨거운 열정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고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흙벽돌로 지어진 투박하지만 굳건한 건물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복음을 전하려 했던 이들의 헌신을 웅변하는 듯했다. 벽에 걸린 낡은 성화들과 나무 십자가는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고, 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묵상하며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서 시작된 선교의 역사는 단순히 종교적인 전파를 넘어, 문화와 삶의 방식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산타페의 랜드마크인 성 프란시스 대성당(Cathedral Basilica of Saint Francis of Assisi)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 대성당은 뉴멕시코 선교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프랑스 출신의 존 밥티스트 라미(Jean-Baptiste Lamy) 주교의 노력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그가 얼마나 뉴멕시코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와도 같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조각들은 성경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 예술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신앙의 힘을 느꼈다. 특히 라미 주교의 동상 앞에서 우리는 그의 인내와 희생이 이 지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가 겪었을 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넘어선 헌신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산타페 한인교회당 모습(사진 정준모)

<아도베 주택과 다채로운 문화의 향연>
산타페는 단순히 역사적인 건축물만 있는 곳이 아니다.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과도 같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아도베(Adobe) 건축물들로 이루어진 주택지였다. 붉은 흙으로 지어진 아도베 주택들은 산타페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둥글둥글한 모서리와 흙빛 외관은 주변 사막 풍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 아도베 양식은 멕시코와 푸에블로 원주민 문화가 융합된 건축 양식으로, 이 지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우리는 좁은 골목길을 거닐며 아도베 주택들이 주는 평화로움과 안정감을 만끽했다. 각 집마다 개성 있는 작은 정원과 예술 작품들이 놓여 있어, 그곳에 사는 현지 주민들의 삶의 여유와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도시를 걷다 보니, 은은하게 풍겨오는 빵 냄새에 이끌려 한 이탈리아 빵집에 들르게 되었다. 산타페에 이탈리아 빵집이라니, 의외였지만 호기심을 자극했다. 갓 구운 포카치아와 바게트, 그리고 달콤한 페이스트리들은 우리의 눈과 코를 즐겁게 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의 맛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곳에서 우리는 산타페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곳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스페인 선교의 영향으로 시작된 역사적 뿌리 위에 멕시칸, 원주민, 그리고 유럽의 다양한 문화가 겹겹이 쌓여 독특한 산타페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모습이었다. 시애틀에서 온 손녀들이 인디언들이 만든 팔찌와 반지를 사고픈 마음을 알아차린 아내는 기쁨으로 기념품을 사주었다.

<산타페 한인 교회에서 한인들의 만남과 교제, 위로와 기도>
산타페에서의 여정 중 나는 우연히 이곳에 오래전에 한국 대구에서 이민 오신 조장로님 가정이 세우신 한인 교회를 발견했고, 주일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다. 담임 목사를 청빙 중인 이 교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의 뜨거운 신앙과 활기 넘치는 공동체 분위기로 가득했다. 이국땅에서 만난 고국의 언어와 찬양 소리는 예상치 못한 따뜻한 위로와 기쁨을 선사했다. 이날 예배는 특별히 에콰도르에서 오신 방문 선교사님께서 신앙의 고도를 높이자는 말씀을 은혜롭게 전해 주셨다.
예배후 소박한 간식으로 예배자인 한인들 가족 들이 서로의 스토리는 달라도 낯선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예배 후에는 교회의 삶과 위로를 위한 기도뿐만 아니라, 복음 없이 살아가는 한인들과 그들의 가정, 사업, 그리고 미래의 이민자 삶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함께 드렸다. 이민자로서 겪는 어려움과 고뇌를 나누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놀랍게도 이곳 교회에는 화이트 락에 있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과 학생들도 다수 출석하고 있었다. 이들은 첨단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곳에서 살면서도, 산타페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과학과 신앙, 그리고 역사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했다. 특히 그들이 이 지역의 원주민 문화와 선교 역사에 대해 언급할 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듯한 묘한 감동을 느꼈다.

산타페 이곳은 척박한 땅에서 복음을 전파하려 했던 선교사들의 헌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했던 원주민 문화와의 충돌과 조화는 인간의 복합적인 역사를 보여주었다. 이곳의 건축물, 예술,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신앙의 힘이 어떻게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는지가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뉴멕시코 산타페는 콜로라도의 웅장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콜로라도의 맑고 높은 하늘 아래 솟아오른 로키산맥이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면, 산타페의 붉은 흙과 아도베 건축물들은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역사와 영적인 깊이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곳은 수백 년 동안 다양한 문화와 신념이 어우러져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낸 곳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는 산타페의 선교 역사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앙이 어떻게 한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가족과 함께 이 역사적인 발자취를 따라가며 얻은 감동과 교훈은 우리의 삶에 오랫동안 기억될 소중한 순간이다. 산타페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주님 산타페를 더욱 더 복음으로 풍요롭게 하소서 이른 새벽 숙소 로비에서 기도드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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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목사
정준모 목사
철학박사 및 선교학박사 Ph.D & D. Miss, 목사, 교수, 저술가 및 상담가, 말씀제일교회 담임 목사, 전 총신대 · 대신대 · 백석대 교수역임, CTS TV 대표이사 및 기독신문 발행인, 세계선교회 총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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