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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79편] 소백산(小白山)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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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小白山)은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에 걸쳐있는 높이 1,439.5m의 산이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국망봉(1,420.8m), 연화봉(1,383m), 도솔봉(1,314.2m)등이 백두대간 마루금상에 있다. 소백산은 태백산과 함께 신령시 되어온 산이며, 1987년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등산코스 : 어의곡 탐방지원센터 – 어의 계곡 – 어의곡 삼거리 – 비로봉 정상 – 천동 계곡-다리안 계곡 – 천동계곡 주차장 (5시간)

소백산(小白山)을 가기 위해 필자의 등산지도사 동기와 함께 목동 역을 출발했다. 필자와 함께 산행을 하게 된 배상오 등산 지도사는 나무 의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양구 펀치볼에서 등산지도사로 활동하며 펀치볼 야생화에 대한 책을 3권이나 출판한 재원이시다. 단양에 도착하여 동기와 함께 아침식사를 마치고, 어의곡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9:00시가 되었다. 오늘은 절기상 가장 춥다는 대한이다.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니 차가운 공기가 폐부로 밀려와 정신을 바짝 일깨워 준다. 산 주변에 눈이 조금 쌓여있는 추운 날이지만, 바람이 없고 아침햇살이 밝은 청명한 날이다.

산길을 따라 산속으로 진입하니 길바닥은 얼어있고, 그 위에는 어제 내린 눈들이 살짝 덮여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산속의 적막감을 깨뜨리고 있다. 비로봉이 5.1km이다. 길 주변의 푸른빛을 띤 소나무와 하늘을 향해 쭉쭉 치솟은 낙엽송들이 도열하여 산객들을 반기고 있다.
하얀 눈 속에서 푸른빛으로 빛나는 산죽들도 눈에 띈다. 어의 계곡을 따라 산을 오르니 이 계곡에 이끼가 많이 산다고 해설하는 안내판이 나왔다. 이끼는 척박한 땅에 가장 먼저 정착하여 다른 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자연의 개척자라고 한다. 또 공기오염에 민감하여 대기오염의 지표식물이고 물 저장능력이 뛰어나다. 산을 오를 때마다 마주치면 하찮게 여겼던 이끼가 자연 생태계에서 위대한 존재인줄 미처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의 계곡에는 우산이끼, 솔이끼가 관찰된다고 한다.

산의 고도가 높아지자 눈의 양이 많아지고, 미끄러움이 심해져 아이젠을 차고 산을 올랐다. 데크계단 길을 올라 능선에 도착했다. 비로봉이 1.6km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소백산의 마루금 줄기가 양쪽 날개를 크게 펼친 듯한 형상으로 다가온다. 회색빛 나무와 바위가 사이사이로 하얗게 쌓인 흰 눈과 대조를 이루며 겨울 산이 특유의 무채색으로 빛나고 있다. 겨울 산의 엄혹함, 적막감, 고독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눈이 수북이 쌓인 능선 길을 걷는데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 2개를 발견했다. 겨우살이는 광합성을 하지만 수분과 무기질은 나무로부터 얻는다고 한다. 나무는 하찮은 겨우살이에게도 자기의 곁을 내어주는 생태계의 성자임이 틀림없다. 나무 가지에 붙어있던 상고대가 땅에 떨어져 있고, 일부 나무에는 상고대가 아직 남아있다. 한참 더 올라가니 주변이 확 트이는 정상 부위가 나왔다. 멀리 비로봉이 보이고, 수풀과 관목들이 주를 이루고 관목처럼 작게 자라는 교목들도 듬성듬성 서있는 모습이다. 남동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자라고 있는 키 작은 소나무들이 이곳이 얼마나 바람이 센 곳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어의곡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 멀리 펼쳐지는 능선너머 눈 덮인 국망봉이 보인다. 비로봉으로 향했다. 수풀만 자라고 있는 능선 위를 쇠 난간이 있는 철망 길을 걸어 비로봉에 도착했다. 비교적 넓은 정상에는 조그만 돌무더기가 쌓여있고 커다란 정상석이 세워져있다. 4위가 막힘이 없어 전망이 좋다. 소백산 정상에서 만났던 등산객들이 이구동성으로 오늘처럼 바람이 없는 비로봉은 처음이라고 한다. 남쪽 멀리 연화봉, 제 2 연화봉, 제 1연화봉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되고 있다. 특히 제 2 연화봉의 천문대는 금수산, 도락산에서도 선명히 보여서 인상적이었다. 30여 년 전 소백산 종주를 했던 추억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갔지만 산은 여전히 젊고 푸르기만 하니 산에서 인생의 유한함을 실감하게 된다.

하산을 시작했다. 조금 내려오니 드넓은 하얀 눈밭에 주목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0∽400년된 주목 1,5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주목군락지*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주목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휘어져서 자라고 있다. 흰 색 눈 바탕에 몸통이 붉고 잎이 푸른 색을 띤 주목나무들이 귀공자처럼 품위 있어 보인다. 주목의 나무껍질, 열매, 잎에 들어있는 탁솔(taxol)이라는 성분이 항암약제로 쓰인다고 하니 유용한 나무이기도 하다.

눈이 많이 쌓인 다소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따라 아래로 계속 내려왔다. 주변의 나무들은 나목이 되어 겨울을 견디고 있는 모습이다. 나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나무 끝에 겨울눈이 달려있다. 얼핏 보아서는 잎눈인지 꽃눈인지 혼합 눈인지 알 길이 없지만, 겨울을 나기 위해 눈 비늘을 하고 있다. 가을에 잎을 떨구고, 겨울눈을 마련하여 추위를 견디며 봄을 기다리고 있는 지혜로운 나무에게서 깨달음을 얻는다.
한참을 걸어 내려오니 임도가 나왔다. 왼쪽으로 제법 넓어진 천동계곡에는 군데군데 얼어붙은 얼음 사이로 계곡물들이 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있다. 물은 계곡을 흘러가며 겨울이 아무리 춥고 깊어도 봄은 멀지 않다고 속삭이는 듯 하다. 하늘을 향해 쭉쭉 치솟은 낙엽송 군락을 지나게 되었다. 지질공원인 다리안 계곡까지 내려왔다. 다리 아래 다리안 폭포가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협곡사이를 이리저리 통과하여 큰 소를 이루고 흘러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리안 계곡 주차장까지 내려와 택시를 타고 어의곡 주차장까지 돌아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소백산 주목 군락지는 생물학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 제 244호로 지정되었으며 총 면적은 33ha에 1999본이며 수령은 약 380년 정도이다.

겨울 산

                   -성기조-  

비워내고 비워낸 겨울 산

덜어내고 더 덜어낸 겨울산은

앙상한 나무와

헐벗은 바위만 살고 있다

눈이 내려 뒤덮인 겨울 산

저녁 어스름, 산새들이 돌아와

둥지에 깃을 내리는 겨울 산

비워내고 덜어낸 겨울 산에

새가 살아 더욱

아름다운 겨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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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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