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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77편] 장성, 백암산(白岩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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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백암산(白岩山)은 전북 내장산 국립공원의 남쪽, 호남정맥에 위치한 높이 741m의 산이다.
내장산, 입암산과 함께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천년 고찰 백양사, 천연기념물(제153호)인 울창한 비자림,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 암석이 모두 흰색이라서 백암산이라 하였다.

백양사 측경(사진 조성연)

산행코스 : 백양사 주차장-쌍계루-약사암-영천굴-백학봉-상왕봉-능선 사거리-사자봉-옹달샘 갈림길-운문암 입구-백양사 주차장(4시간 30분)

장성, 백암산(白岩山)을 가기 위해 용산역(06:29)을 출발해서 정읍역(08:09)에 도착했다. 종종 함께 산행을 했던 친구가 마중을 나와 그의 차를 타고 백암산으로 향했다. 백암사 주차장에 내리니 비 예보가 있어 하늘이 온통 찌푸린 날씨이다. 도로를 따라 백양사를 향해 걸어가니 잎이 큰 상록수 굴거리나무와 키가 큰 아름드리 비자나무들이 산객들을 반긴다.
왼쪽으로 백양사 건물이 보이기 시작하고 쌍계루, 그 너머 백학봉이 보인다. 단풍은 없지만 쌍계루와 백학봉이 물에 비치는 유명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백양사 오른쪽 길을 걷다가 오른쪽으로 약사암 쪽을 향해 산길에 진입했다. 약사암이 1.0km이다. 조금 가파른 산길 가에 야생 차나무가 보이고 산죽들이 많이 눈에 띤다. 약사암 아래 전망대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이긴 하지만 산자락에 포근하게 안긴 백양사의 건물들이 내려다보인다. 백학봉아래 위치한 약사암을 지나 영천굴로 향했다, 가파른 길 주변에 상록덩굴 마삭굴이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지난 번 선운산 산행 때 멀리서만 보았던 천연기념물 송악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만났다.

영천굴에 도착했다. 약사암 뒤에 있는 천연석굴은 굴에서 솟아나는 약수가 각종 질병에 영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 내부에는 불상과 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가파른 바위 길을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일기 예보보다 일찍 작은 빗방울이 비치기 시작한다.
상왕봉이 3.0km이다. 산죽이 우거지고 비자나무 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낙석구간을 지나 걷는다. 비가 내리니 길이 미끄럽고 바위구간은 더욱 더 미끄럽기 그지없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 아래를 보니 계곡을 따라 백양사에 이르는 도로들과 건물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래에서 봤던 백학봉(651m)에 도착했다.

정상에 선 필자(사진 노종선)

전망은 없지만 기념촬영을 하고 상왕봉으로 향했다.
능선을 향해 걷다가 백학송 전망대 옆에 서있는 백학송을 만났다. 바위틈에서 똑바로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휘어 자라고 있는 모습이 흡사 날개를 펼친 학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물과 양분이 충분치 않은 결핍이 소나무가 곧게 자라지 못하고 휘어져서 자라게 한 것처럼 보인다. 결핍이 꽃과 나무가 종을 다양하게 분화시키고, 나무를 아름답게 키우고, 꽃을 화려하게 피우게 한다고 한다.
자크 라캉은 결핍은 충족되지 못한 갈망이며 이 결핍을 채우려는 욕구가 인간 삶을 추동하는 힘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결핍은 인간에게도 식물에게도 유익하다는 역설이 성립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져서 비옷을 입고 능선을 더 걸어 상왕봉(741m)도착했다. 상왕봉에 세워진 전망 사진에는 사가봉, 장자봉, 방장산, 시루봉이 보인다는데 오늘은 구름밖에 보이는 것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
툭- 툭- 투두둑- 빗방울이 산죽을 두드리는 소리가 산속의 적막감을 깨뜨리고 있다. 능선삼거리를 지나 사자봉(723m)에 도착했다. 사자봉을 지나 내려오는데 비가 조금 잦아지고 시계가 열리기 시작한다. 구름에 싸인 백학봉, 장성호, 가인봉도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산허리에 운무를 걸친 산들이 신비스러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연극무대에서 무대커튼이 올라가고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백양사의 8층 불사리탑(사진 노종선)

옹달샘 갈림길에서 운문암으로 향했다. 비스듬한 육산 길을 걸어 내려와 도로와 이어지는 운문암 입구에 이르렀다. 오른쪽 백양계곡과 나란한 콘크리트길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 내려오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다리 주변의 계곡을 살펴보니 돌 위에 이끼들이 많이 끼어있었다. 이끼는 대기 중의 깨끗한 공기와 수분, 맑은 햇빛을 받아 자라기 때문에 공해가 심한 곳에서는 자랄 수 없다.

이끼는 나무처럼 조금씩 자라고 수분을 90% 잃어도 수분만 있으면 다시 자랄 수 있는 경이로운 존재이다. 그러나 공기 중의 이산화황이 이끼의 수분과 만나 황산, 자동차의 배기가스 아산화질소가 이끼의 수분과 만나 질산이 되어 이끼가 살 수 없게 된다.* 이끼가 공기의 오염 정도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산행을 하며 만나면 하찮게 여겼던 이끼가 반가운 존재가 되었다.

백양사 끝에서 바라본 백학봉(조성연)

길을 더 따라 내려와 백양사에 도착했다. 백제 때 창건된 천년고찰 백양사를 둘러보았다. 고요한 사찰 경내 끝에 8층 불사리탑이 자리잡고 있다. 탑 주위에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감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그 너머로 운무에 휩싸인 백학봉이 보인다. 분주한 세상과 시간이 여기서 멈춰선 듯한 느낌이다.
백양사를 내려오다 보니 천과 둑 사이에서 자라고 있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져 넘어져 있다.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켰던 나무들을 베지 않고 갈 수 있는 방법 없었을까?
생태계의 성자인 나무들을 함부로 대하는 인간들의 이기심을 안타까워하면서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이끼와 함께 로빈 윌 키머러

명품 소나무

-조성민-

척박한 암반 위에서
높이 솟아오르지 못하고
옆으로만 몸을 키우고 있다

학이 날개를 펴듯 날아가는
도도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넋을 잃게 하는
저 소나무!
호객을 하는 마력이 있다.

오묘한 자태로
지친 산객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대를 바라보며
해 가는 줄 모르는데

저기 휘날리는 낙엽들
살아온 순간들이
군락 속으로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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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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