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산(大耶山)은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에 위치한 931m의 산이다. 대야산은 아름다운 송추계곡, 송추폭포, 월령대가 있고 화강암 암릉이 수려하고 정상에서 전망이 좋다.
속리산 국립공원 내에 있으며, 백두대간에 속해있다. 대야산(大耶山)은 큰 산을 의미하며, 옛날 홍수 때 봉우리가 ‘대야(큰 솥)’만큼 남아 있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산행코스: 대야산 휴양림 주차장-용추폭포-월영대-피아골-대야산 정상-대문바위-밀재-용추폭포-대야산 휴양림 주차장(5시간)

대야산을 가기위해 중학교 동창생 2명과 함께 잠실역(07:30)을 출발했다. 친구가 3시간가량 차를 운전하여 대야산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다소 차갑지만 신선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밀려들고, 대야산을 비추고 있는 햇볕이 눈을 눈부시게 한다. 멀리 있는 대야산이 다소 낯선 모습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산을 만나는 것은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설레임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주차장 끝에 있는 용추계곡 이정표를 따라 계곡 쪽을 향해 길을 내려갔다. 용추폭포가 0.3km, 월령대가 1,5km이다. 오른쪽 계곡을 따라 넓은 콘크리트길이 이어진다. 문경 팔경 중 8경에 해당하는 용추계곡에 진입했다. 수정같이 맑은 물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고, 계곡 바닥에 쌓인 나뭇잎들이 선명하게 비칠 정도로 물이 맑다.
산을 다니다 보면, 이상 기후 현상으로 산에 물이 없거나 부족한 계곡이 많은데 대야산은 물이 풍부한 계곡이 있어서 좋다. 물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오르면 마음이 차분해 지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조금 걸어가니 길 아래로 용추폭포가 내려다보인다. 계곡을 건너 용추폭포 아래로 다가갔다. 용 두 마리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는 용추폭포! 폭포 위에 용의 비늘무늬 모양을 한 바위가 있어 더욱 실감이 났다.

낙차는 크지 않지만 2단으로 흘러내리는 폭포가 장관이다. 장구한 세월동안 바위를 흘러내린 물이 하트모양의 큰 소(沼)만들고, 잠시 숨을 고르다가 또 너럭바위를 구슬처럼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그 힘이 아니라 꾸준함에서 오는 것이다.” 로마 유명한 시인이자 문학가인 오비디스의 말이 떠오른다. 지구 생명의 원천이자, 고대 철학 원리인 물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용추폭포를 지나 월영대(月影臺)로 향했다. 산 길 주변에 산죽 군락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나목사이에서 푸른빛을 발하는 산죽을 보며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푸르름을 안다.”*는 공자님 말씀을 떠올려 보았다.



월영대(月影臺)에 도착했다. 휘영청 밝은 달이 뜨는 밤이면 바위와 계곡을 흐르는 물에 달빛이 아름답게 드리운다하여 월영대라고 한다. 계곡물이 너럭바위를 지나 넓은 담(潭)을 이루고 있다. 월영대 삼거리에서 피아골로 향했다. 한참 걸으니 가파른 비탈길이 시작되었다. 밧줄과 쇠막대기가 바위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그재그로 연결한 데크 계단을 수없이 걸어 올랐다. 왼쪽 피아골에서 작은 물줄기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바위를 타고 미끄러져 내린다. 정상이 가깝고 경사가 직벽에 가까운데 물이 있다니 참으로 경이롭다.


능선에 도착해서 오른쪽으로 0.3km 오르니 드디어 대야산 정상이다. 몇 개의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정상은 4위(圍)가 막힘없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동쪽으로 화강암 정상이 하얗게 빛나고 있는 희양산, 그 뒤로 주흘산도 보인다. 반대편으로 조향산, 청화산, 속리산의 천왕봉, 문장대도 아스라이 보인다.

정상을 내려와 밀재 쪽으로 하산을 시도했다. 암릉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가니 소슬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지나간다. 능선 주변의 나무들은 나목이 되어 서 있고, 아직 마른 잎사귀를 매달고 있는 참나무들이 가을바람에 수런거린다. 온 길을 뒤돌아보니 화강암 바위로 된 정상이 보이고, 가야할 길 능선위의 바위들이 우뚝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내려다보인다.
한참 내려가 대문 바위를 만났다. 커다란 두 개의 바위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있는 모습이다. 바로 옆의 거대한 바위 윗부분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고, 그 바위 밑 부분에서 바위를 관통한 물방울이 하나씩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의 흔하지 않은 광경이다!
더 내려가 밀재에 도착했다. 밀재는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넘나들던 해발 701m 안부이다. 백두대간 상으로 대야산 고래바위와 청화산 집채바위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옛날에 밀재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교통의 요지였지만, 지금은 등산객만 오가는 길이라고 하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낙엽이 부스럭거리며 밟히는 길을 따라 내려와 월영대 3거리로 회귀했다. 대야산 나무들은 거의 잎을 다 떨구고 있고, 단풍이 남아있는 나무도 곱게 물들지 않고 바짝 말라있는 형국이다. 갑자기 온도가 떨어져 단풍이 들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물길을 따라 우리들도 올라왔던 반대편 길을 따라 산을 내려왔다. 송추계곡이 내려다보이고, 계곡물 소리가 들려오는 호젓하고 가을 정취가 느껴지는 길이다.
어느덧 대야산 휴양림 주차장에 이르러 산행을 마무리했다. 수량이 풍부하고 폭포를 지닌 계곡, 멋진 암릉, 전망이 좋은 정상-대야산은 어느 산에 뒤지지 않을 명산이었다.
*식물에게 배우는 네 글자. 이선 저
*歲寒, 然後知松栢知後凋也 논어, 공자

대야산의 가르침
-조성연-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에 꽁꽁 숨어있던
대야산이 산객을 불러 가르치고 있다
용추계곡, 용추폭포가 빚은
하트모양 소(沼)에서
지구 생명의 원천이자 고대철학의 원리인
물의 힘을 깨닫는다.
월영대가는 길목 푸르른 산죽에서
날씨가 추워진 후에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는
공자님 말씀을 깨닫는다
대문바위 옆 커다란 바위를 통과하여
흘러내리는 물방울에서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이
힘이 아니라 꾸준함이라는
오비디우스의 가르침을 깨닫는다
대야처럼 품이 넉넉한 대야산이
어둠에 싸인 산객을 깨우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