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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74편] 청양, 칠갑산(七甲山)도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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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七甲山)은 충남, 청양군에 위치한 561m의 산이다.
완만한 경사와 크고 작은 봉우리, 계곡과 울창한 숲을 지닌 명산이다. 칠갑산은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있고, 1973년 충남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칠갑산은 ‘칠갑산’이라는 노래*로 지명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관광지가 되었다.

산행 코스: 천장호 주차장-천장호 출렁다리-천장호 전망대-칠갑산 정상-칠갑산 아흔아홉골 전망대-장곡사-장곡사 주차장(4시간 30분)

칠갑산을 가기 위해 서울 센트럴 시티 버스 터미널에서 청양행(07:20) 고속버스를 타고 정산(09:00)에서 하차했다. 정산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천장리에서 내렸다. 때마침 나처럼 대중교통으로 단독 산행을 하시는 김재현 선생님을 만나서 함께 산행하기로 했다.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전경 (사진 조성연)

천장호 출렁다리 쪽으로 걷다 보니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 나왔다.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아낙네 상 앞에 서니 콩밭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칠갑산 노래 가사 첫 소절이 저절로 떠올랐다.
곧 출렁다리를 건네게 되었다.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는 길이가 207m이고, 다리 중간에 붉은색 청양고추 3개를 크게 형상화한 높이 16m 주탑이 세워져 있다. 주탑을 지나 다리를 건너니 다리가 출렁거렸다. 다리를 건너자 산 초입에 칠갑산의 ‘호랑이와 용’의 전설에서 비롯된 큰 호랑이와 황룡상이 세워져 있다.
칠갑산이 3.4km이다. 오른쪽으로 조그만 계곡이 있는 산길을 따라 산속으로 진입했다. 가파른 데크계단을 오르니 천장호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나왔다. 천장호 둘레길과 출렁다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늘 만난 산 친구와 함께 칠갑산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걷고 있다.

“산을 다니시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자식 진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법정 스님의 ‘텅빈 충만’을 읽었습니다. ‘타성을 버리기 위해서 집을 멀리 떠나 보라.’는 말을 실천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네. 저는 농촌에 살았던 제가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 자연을 그리워하는 과정에서 산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고 동일한 방식으로 산을 다니는 두 산꾼은 어느새 오랜 친구가 된 듯 생각을 나누며 산을 오르고 있다.

늦가을이라 산길에 조락한 참나무잎들이 나뒹글고 있다. 참나무 6형제 중 갈참나무 잎이다.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는 얼핏 보면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살펴보면 잎사귀 크기나 모양이 서로 다르다. 열매의 크기나 모양도 마찬가지다.
생태계에서 종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클수록 질병과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며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존을 보장하기도 한다.* 산을 다니면서 자주 만나지만 비슷비슷해서 구별하기 힘든 나무와 꽃들에 숨겨진 비밀이 있는듯하다.

정상에 도착했다. 비교적 넓은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고 정상석과 동쪽 서쪽에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칠갑산 같은 전망 좋은 정상에서는 늘 그렇듯이 산들의 물결을 조망할 수 있어서 좋았다. 동남쪽으로 계룡산, 서북쪽으로 오서산이 보인다고 하는데, 내가 그 산을 분간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도립공원인데 사진 안내판이라도 세워놓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장곡사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장곡사가 2.9km이다. 낙엽 밟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산속의 새소리도 들린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새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뇌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행복과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된다고 한다. 특히 알파파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명상 상태와 유사한 휴식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한다.*

차분해진 마음을 이끌고 칠갑산 아흔아홉골 전망대에 도착했다. 칠갑산은 높이가 561m로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잔잔한 능선들이 발달해 능선과 능선 사이의 많은 골들도 생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도 얻은 것은 아닐까?
한참 내려와 장곡사에 이르렀다. 두 산자락 사이에 자리 잡은 장곡사는 고즈넉한 모습이다. 빨갛게 익어가는 감,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과 함께 장곡사의 가을도 깊어가고 있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개의 대웅전-상대웅전, 하대웅전이 있다.
장곡사를 내려와 장곡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했다. 칠갑산을 만나고 산행 친구를 만나서 생각을 나누고 나를 만나기도한 산행이었다.

*칠갑산 노래 가사-콩밭 매는 아낙네야/배적삼이 흠뻑 젖는다/무슨 설움 그리 많아/포기마다 눈물마다 심누나/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우종영 저

칠갑산
김인희

알프스*로 가는 길
벚꽃 터널을 진달래가 반기는 아름다운
길이다.

백두대간 지탱하는
차령산맥 중심에 가부좌하고
콩밭 매는 아낙네의 푸념을 들어주려니
허리가 휘고
도끼 들고 모가지 길게 드리운 선비를 품으니
기세등등하다

호수에 제 모습 비춰가며
달처럼 갈고 닦아 수행하는 산
깊은 밤 은하수로 말갛게 씻고
동이 트면 태양과 합일하는 산

긴 계곡에 터 잡은 성지
높은 본당에 오르면
굽이굽이 서린 한(恨) 천년을 하루처럼 풀어주고
낮은 본당에 들어서면
별들의 사랑 천년까지 지켜주리니

순수하고 맑은 사람들이 사는 푸른 빛고을
칠갑산으로 가는 길, 나는
꽃길을 따라 별을 찾아가는 순례자가 된다

*충남 알프스-칠갑산의 별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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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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