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天台山)은 충북 영동군과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715m의 산이다. 화강암 암릉, 각종 수목, 계곡의 맑은 물이 어우러져 경치가 수려하여 ‘충북의 설악’이라고 불린다.
천태산(天台山)이라는 이름은 ‘영국사(寧國寺)가 있어 부처의 지혜로 하늘과 같이 길이 편안함을 누리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산행코스:천태산 주차장-삼신할머니 바위-삼단폭포-은행나무-정상-남고개-영국사-망탑,상어흔 들 바위-진주폭포-천태산 주차장(4시간 30분)



천태산(天台山)을 가기 위해 무궁화호로 영등포역(07:28)을 출발하여 옥천역(09:32)에 도착했다. 버스 시간이 안 맞아 택시로 천태산 주차장에 이르렀다. 계곡 옆 도로를 따라 걷다가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오른쪽 천태산 계곡에서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오고, 어제 내린 비로 트레일은 촉촉이 젖어있었다. 삼신할머니 바위에 도착했다.
바위가 가로로 층층이 쌓여있는 모습이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연상케 한다. 숲속에서 우렁차고 리듬감 있는 물소리를 들으며 트레일을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천태산 3단 폭포에 이르렀다. 기암절벽을 3단으로 이리저리 흘러내리는 폭포의 모습이 주변의 소나무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소나무, 신갈나무, 산딸나무 사이로 난 데크계단을 걸어 오르니 영국사 일주문이 올려다보인다.

영국사(寧國寺) 초입에는 커다란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 223호)가 서 있었다. 높이가 31m, 둘레가 11m에 이르고 수령은 1,000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심겨서 현대를 거쳐 나보다 훨씬 오래 살아갈 나무 앞에 선 나라는 존재가 너무 작고, 나의 생은 찰나적으로 느껴진다. 은행나무 앞에서 내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을 더 작게 보려고 하고, 나를 둘러싼 환경들을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A코스를 선택하여 산을 오르기로 했다. 산을 조금 오르니 밧줄을 매어놓은 바위 구간이 나왔다. 밧줄의 도움 없이 바위를 올라 보려 했지만, 어제 내린 비로 바위가 너무 미끄러워 포기하기로 했다. 바위 구간을 지나서 급기야 경사 70도, 길이 75m의 암벽 로프 구간이 나왔다. 늘 이런 곳에는 우회 등산로가 있지만, 우회한 기억은 거의 없는 듯하다. 로프를 양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양발을 바위에 밀착시키고 가능한 몸을 곧게 하여 뒤로 젖히며 바위를 오르니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2개의 로프를 차례로 통과하여 바위 상단에 섰다. 아래쪽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영국사, 주차장, 누교리에 이르는 도로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제 흐린 날씨가 개고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기 시작한다. 주 능선 삼거리에 이르렀다. 천태산 정상이 200m이다. 오른쪽으로 조금 솟은 봉우리를 오르니 정상이다. 정상은 작은 바위 위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다시 삼거리로 회귀하여 D코스로 하산을 시도했다. 헬기장을 지나 내려오는 길은 올라온 길보다 전망이 좋다. 서쪽으로 서대산, 남쪽으로 덕유산, 계룡산, 속리산들의 물결이 펼쳐지고 있다. 한참 내려오니 내리막길에도 바위 구간이 있었다.
안부인 남고개에 도착했다. 이제 완만한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내려오다 또 작은 물줄기도 만나게 되었다. 천태산은 최근 다녔던 몇몇 산들보다 물줄기가 많고, 계곡에 물이 풍부하여 반갑기 그지없었다.
영국사(寧國寺)에 도착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왔다가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여 국청사에서 영국사로 개칭했다고 한다.
아침에 만났던 영국사 은행나무와 또 해후하게 되었다. 영국사 은행나무는 수령이 1,000년 정도라고 하니 용문사의 은행나무보다 100년쯤 적긴 하지만 대단한 나이이다. 은행나무는 최대 3,000년까지 살 수 있다고 하니 아직도 젊은 나이가 아닌가!

은행나무는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만 자생한다고 하니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는 나무이다. 은행나무는 약 2억년 전부터 비교적 변하지 않고 지구상에 생존해 온 ‘살아 있는 화석’으로 통한다.
수많은 생명들이 명멸했던 장구한 지구의 역사 속에서 은행나무는 어떻게 오늘날까지 멸절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을까?
그 생존의 비밀을 위기에 처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은행나무에서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은행나무를 지나 올라온 길 대신 망탑으로 향했다. 다리를 건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곳이 아침에 만났던 3단 폭포의 상단부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폭포의 모습은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과 또 다른 느낌이다. 망탑과 상어 흔들 바위를 지나게 되었다. 망탑은 바위의 기단에 깎아 세워진 좀 특이한 탑이었다. 내려오다 또 작은 계곡을 만났고, 그 계곡에 또 진주폭포가 있었다. 한적한 계곡과 조용한 숲속에 감추어진 진주 같은 폭포라고나 할까.
계곡을 따라 내려와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천태산은 화강암 바위, 송림, 계곡의 풍부한 물이 어우러진 수려한 모습으로 ‘충북의 설악산’이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있는 산이었다.
천태산 황선복
보았는가 들었는가 고요한 산울림을
비늘같은 잎 하나 틔우고
낙엽 한 잎 떨구는
태초의 소리
모든 생명들이 공존하는 질서의 묵언
거대한 바위틈에서도 드러나는 생명
시기와 욕망과 비툴어진 상념까지
훌훌 벗기우나니
먹구름 속에 천둥비 울어도
폭설이 온통 하얗게 덮여도
어머니 품속인 양 푸근히 품어
새 생명 내놓는 묵언의 울림
고요 속에 아름다움이여
거대한 그대 이름은 산, 산
천태산이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