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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63편]울진·삼척, 응봉산(鷹峰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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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鷹峰山)은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군 경계에 위치한 높이 998.5의 산이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동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덕구 계곡에는 덕구온천 원탕이 있고, 소(沼)와 폭포가 발달했다. 금문교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한 다리들의 모형을 본뜬 13개의 다리들이 설치되어있다.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하며, 2023년 산불로 산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응봉산이라는 이름은 매와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산행코스 : 덕구온천 – 모랫재 – 제1헬기장 – 제2헬기장 – 응봉산정상 – 덕구온천원탕 – 효자샘 – 용소폭포 – 덕구계곡 입구 (5시간 30분)

응봉산(鷹峰山)을 가기 위해 동서울 터미널에서 첫차(07:10)를 타고 부구(10:45)에 도착했다. 부구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다 마음이 조급해져 택시를 탔다. 덕구온천을 지나 산 입구에서 내렸다.
등산로 입구에 설치되어있는 테크 계단을 따라 산속으로 진입했다. 아까시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뻐꾸기 울음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지고 있다. 하늘을 향해 죽죽 뻗은 키가 큰 금강송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살펴보니 밑동에 송진을 채취했던 상흔과 불에 검게 탄 그을음 자국들이 보였다. 수 많은 소나무들이 고사했고, 불에 그을린 소나무들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로 응봉산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산 곳곳에 산불 피해로 인한 산림 생태 복원 사업으로 어린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산길을 걷다가 어린 시절 동네에서 자주 보았던 길앞잡이들을 만나 반갑기 그지없다. 빨갛고 푸른 색으로 등을 화려하게 치장한 이 곤충들이 길 앞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나를 어린 시절의 고향 마을 시냇가로 잠시 데려다주었다.

모랫재 삼거리에 도착했다. 정상이 4.4km이다. 금강송, 쪽동백, 쇠물푸레나무, 단풍나무등이 산길 주변에서 발견되었다. 듬성듬성하게 놓인 나무 계단을 올라 제 1헬기장에 도착했다.
조금 더 오르니 지금 왔던 육산 길과는 달리 바위길이 나왔다. 전망대에 도착했다. 동쪽 멀리 바닷가 마을과 동해 바다가 보인다.
제 2헬기장을 지나 위쪽을 향하니 신갈나무 군락이 나왔다. 신갈나무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키 큰 소나무들도 화마는 피하지는 못했다. 여기저기에 고사목이 되어 서 있는 모습들이 애처롭게 보인다.

응봉산 정상에 선 필자 (사진 신경식)
덕구계곡의 민백미꽃 (사진 조성연)


응봉산 정상(998.5m)에 도착했다. 동쪽 멀리 바닷가의 건물들과 동해 바다가 보인다. 바다에 안개가 끼어 있어 얼핏 보면 바다인지 들판인지 분간이 잘 안되었다. 정상이 998.50m인데 2m 높이의 정상석을 세워 1,000m의 산이 되었다. 정상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70대, 80대 등산객분들을 만나서 반가웠다. 나도 건강을 잘 관리해서 늦은 나이에도 이분들처럼 산을 오르고 싶다고 소망해 본다. 덕구온천 방향 쪽으로 하산을 시도했다. 긴 데크계단을 지나 경사가 심한 육산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가드레일과 밧줄이 있는 산길을 이리저리 내려오니 산 아래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데크 계단을 내려와 계곡을 가로지르는 포스코 교를 건너게 되었다. 세계의 유명한 다리 모양을 본떠 건설된 13개 다리 중 첫 다리이다. 포스코 교는 영국을 대표하는 ‘최초의 철강 소재 다리’이다. 약 4km에 이르는 덕구계곡이 시작되었다. 기암괴석과 소(沼), 폭포가 발달해 있고 수량도 비교적 풍부한 계곡이다. 장제이교(중국)을 지나 내려오다가 효자샘을 만나 갈증을 해소했다. 계곡 오른쪽 길을 따라 내려오다 계곡을 건너니, 덕구온천 원탕이 나왔다. 온천수가 솟아나는 용출탑이 보이고, 그 옆 족욕탕에서 발을 담그고 있는 등산객들이 보였다. 덕구 온천물은 중탄산과 나트륨을 비롯한 온천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병, 신경통, 빈혈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원탕에서 덕구온천 리조트로 온천수를 실어 보내는 큰 송수관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덕구계곡에 걸려있는 도모에가와교(일본), 트리니티교(영국), 청운교와 백운교, 취향교(한국),알라밀로교(스웨덴), 모토웨이교(스위스), 크네이교(독일)를 차례로 건너 계곡을 내려왔다. 크네이교 아래에는 용소폭포와 선녀탕이 있다. 용소폭포로 내려가 사진을 찍고 갈 길을 서둘렀다.
계곡 주변을 둘러보니 줄무늬를 가진 흰 바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흰 돌과 바위는 지하 깊은 곳에서 편마암이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광물들이 녹았다가 굳을 때 흰색과 검은색 광물들이 모여 생성된 화강편마암이라고 한다.
또 다시 하버교(호주), 노르망디교(프랑스), 서강대교(한국), 금문교(미국)를 지나 덕구온천 단지에 이르렀다.
1시간에 1대씩 다니는 마을버스를 타고 부구로 돌아와서 예약된 서울행 버스를 타야 했다. 버스를 놓치면 서울로 돌아갈 수 없기에 산을 뛰어 내려오다시피 했다.오지에 위치하고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응봉산을 체험했다. 산은 인간에게 아낌없는 혜택을 베풀어 주는데 인간들은 주의를 게을리하여 산에 큰 해악을 끼쳤다고 생각하니 산에게 한없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응봉산에서

조성연

덕구 온천을 지나
응봉산 오르는 산길에

쪽동백 나무는
조그맣고 하얀 종(鍾)꽃을 드리우고 있고

아까시 나무는
하얀 주머니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탁란을 엿보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간절하고
짝을 부르는 꾀꼬리 울음소리는 윤기가 흐른다

졸참나무, 신갈나무 크고 넓은 잎사귀는
푸른 정기를 숲속으로 발산하고

화마가 할퀴고 간 금강송 나무는
생존을 위해 몸무림치고 있다

3년 전 화마의 기억이 생생한 응봉산은
생을 찬미하는 참나무들과
생을 붙들려는 금강송들의 각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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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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