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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의 한국산 하이킹 제53편] 진안, 마이산(馬耳山) 도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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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은 전북, 진안읍에 있는 두 봉우리의 산으로, 암마이봉은 687.4m, 숫마이봉 681.1m이다. 서로 등지고 있는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두 봉우리는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흙이 전혀 없이 역암만으로 된 두 봉우리가 흡사 말의 귀를 닮은 모습이어서 마이산이라고 부른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03년 대한민국 명승 제12호로 지정되었다.

등산 코스 : 북부 주차장-신양 저수지-연인의 길-천왕문 분수령-암마이봉-천왕문 분수령-은수사-탑사-탑영제-남부주차장(3시간)

필자는 전날 적상산을 다녀와서 진안에 있는 고향 후배 집에서 1박을 또 한 다음, 마이산으로 향했다.
산에 오르기 전 산 입구에 위치한 사양 저수지를 산책하기로 했다. 마이산은 산행 시간이 짧아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수지 둑을 지나 수변 데크 길로 향했다. 목련 꽃잎처럼 벌어진 두 개의 봉우리가 물에 비쳐 산그림자와 산이 대칭을 이루니, 마치 큰 나비 한 마리가 두 날개를 펼치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왜가리 한 마리가 데크 기둥에 오랫동안 앉아 있고, 이른 아침이라 저수지를 걷는 사람도 나 혼자뿐이다.

저수지 산책을 마친 후 마이산 연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단풍이 든 숲 사이로 난 도로의 가장자리를 따라 구불구불한 완만한 산길을 걸어 올랐다. 마치 단풍 숲 터널을 걷는 기분이다.
길을 오르다가 마이산 전망대로 향했다. 단풍나무와 아직 어린 편백 나무숲을 통과하여 정자가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노란 단풍 숲 너머 우뚝 선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바라다 보인다. 노랗게, 붉게 물든 두 봉우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전망대를 내려와 연인의 길로 복귀했다. 여러 가지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는 포토 죤을 지나 연인의 길 종점에 도착했다. 이곳에 말을 타고 금척(金尺)*을 들고 있는 태조 이성계의 동상에 세워져 있다. 이성계가 새 왕조 이전에 꿈속에서 산신으로부터 금척(金尺)을 받아 조선건국을 계시받았고, 그 금척 모양이 마이산을 닮아 깜짝 놀랐으며, 마이산에서 100일 기도를 드렸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암마이봉에 선 필자(사진 성현)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어 긴 계단을 올라 천왕문 분수령에 도착했다.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남쪽으로 섬진강, 북쪽으로 금강을 이루는 분수령이 된다. 숫마이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숫마이봉 150m 지점에 석간수가 흐르는 자연 동굴 화엄굴이 있지만, 출입이 금지되어 아쉬운 발걸음을 암마이봉으로 돌려야만 했다. 암마이봉 아래쪽을 돌아 정상을 향하여 산을 올랐다. 역암으로 된 길과 데크 길이 번갈아 나오는 가파른 길이다. 바윗길 곳곳이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검게 얼룩져 있고, 미끄럽기 그지없는 산길이 계속 이어진다. 중간에 숫마이봉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봉우리는 사람이 범접하지 못할 만큼 가파르고, 키 작은 관목들이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드디어 암마이봉 정상(687.4m)에 도착했다. 북으로 진안읍이 보이고, 그 너머로 운장산, 구봉산이 보인다는 해설판을 따라 멀리 산을 내다보았다.
정상의 남쪽에 위치한 전망대로 향했다. 모악산을 비롯한 남쪽 산들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저 많은 산들의 이름을 다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정상을 내려와 천왕문 분수령쪽으로 되돌아 왔다.
이제 암마이봉 바로 왼쪽으로 설치된 긴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데, 콘크리트에 박혀있는 것 같은 여러 모양의 돌덩이들이 암마이봉에서 관찰된다. 자갈과 모래와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역암이라는데, 약 1억년의 세월이 무색하게도 방금 만들어져 굳어진 것처럼 생생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진안 분지 호수에 모래, 자갈, 진흙들이 쌓여 역암이 형성되고, 그 역암이 조산(造山) 운동으로 융기되어 마이산이 되었다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르고, 얼마나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야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인간의 시간과 생각으로는 좀처럼 헤아리기 힘들다.

은수사 전경(사진 조성연)

은수사에 도착했다. 이성계가 기도의 징표로 삼아 심었다는 청실배나무가 인상적이었다. 청배실나무는 수령이 640년 정도로 추정되며, 한국 재래종이어서 학술적 가치가 높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암마이봉 오른쪽과 숫마이봉 아래쪽에 포근하게 안겨있는 은수사의 풍경이 한없이 조용하고 평화스럽게 보였다.
큰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암마이봉 군데군데 벌집 모양의 큰 구멍들이 관찰된다. 풍화혈이라고도 불리는 타포니(tafoni)다. 타포니는 암석 표면이 오랫동안 물과 바람에 깎여 만들어낸 구멍으로 마이산 타포니 규모는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로 알려져 있다.
탑사(塔寺)에 도착했다. 암마이봉의 수직 벽이 올려다보이는 골짜기에 자리 잡은 탑사에는 처사 이갑룡이 자연석으로 쌓아놓은 탑 80여기*가 여기저기에 놓여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정경을 자아내고 있다. 비, 바람을 이겨내고 100여년의 세월을 이겨낸 탑들과 절 건물들과 마이산이 어우러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을 연출하고 있다. 평일인데도 절이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탑사를 내려와 탑영제, 저수지를 지나 남부 주차장까지 걸어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했다.
*금척-금으로 된 잣대. 만물을 재고 평가할 수 있는 권력을 상징함.
*탑사를 세운 처사 이갑용이 30여년 동안 자연석을 이용하여 130여개의 크고 작은 탑을 쌓았으며 지금은 80여기가 남아있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프랑스 여행 전문지 미슐랭 그린 가이드, C.N.N.이 탑사를 아름다운 절로 선정함.

탑사의 천지탑 (사진 조성연)
탑사 전경 (사진 조성연)

마이산
-허호석-

아! 세상에 이런 산이
신비로운 세계 유일의 부부산
천상천하 영원한 사랑의 화신이여

청정 수맥은 갈한 영혼을 목축이리
굽이굽이 금강, 섬진강을 거느렸다

마이산은 신이 창조한 조화이니
산중에 영산(靈山)이어라
하늘을 품은 기상은
인도(人道) 가는 길을 엄중히 묻는다

천지탑은 인간이 축조한 걸작이라
만인의 정성을 괴어올린
숭고한 모습, 한 개 두 개 올려놓은
저들의 소망을 받드는가

한 계단 두 계단 헤아리며
어찌, 하늘 층계를 오르내리나
아! 무거움을 내려놓을 곳이
바로 여기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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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연 작가
조성연 작가
진정으로 느낀다면 진정으로 생각할 것이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행동할 것이다. 1978 영암 신북 초중고 · 1981 서울 교육 대학 · 1986 한국외대 영어과 · 1989 한국외대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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