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재미있는 명화 ③]「절규」, 그림 속 인물은 정말 비명을 지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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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하늘과 뒤틀린 풍경…130년 넘게 인간의 불안을 상징해 온 그림

두 손으로 귀를 감싸고 입을 크게 벌린 사람, 피처럼 붉은 하늘, 물결치듯 뒤틀린 풍경.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 본 그림이 바로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절규(The Scream)」다.

많은 사람은 그림 속 인물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품을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다. 뭉크가 그림을 그리기 전인 1892년 남긴 글에는 친구 두 명과 길을 걷던 중 해가 지면서 하늘이 핏빛으로 변했고, 자신은 불안에 떨며 자연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림의 풍경은 당시 크리스티아니아 피오르드, 오늘날의 오슬로 피오르드를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화면 앞의 인물은 자신이 비명을 지르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자연에서 들려오는 듯한 거대한 절규에 반응해 귀를 막은 사람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노르웨이 국립박물관도 이 인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얼굴인지 해골 같은 모습인지조차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바로 이런 모호함이 「절규」를 누구나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을 투영할 수 있는 그림으로 만들었다.

왜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까

그림을 자세히 보면 하늘과 물, 산과 인물의 몸까지 모두 굽이치는 선으로 이어진다. 반면 다리의 난간은 화면 안쪽으로 날카롭게 뻗어 있다.

뭉크는 눈앞의 풍경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그리는 대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색과 선으로 표현했다. 강렬한 붉은색과 비현실적인 곡선은 화면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든다. 국립박물관은 이 작품을 상징주의에서 20세기 표현주의로 넘어가는 미술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절규」는 한 점이 아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1893년 제작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소장본이다. 「절규」에는 두 점의 회화 버전이 있으며, 현재는 국립박물관의 1893년 작품이 먼저 제작된 것으로 널리 인정된다. 이밖에도 두 점의 파스텔 버전이 있고, 뭉크는 1895년 흑백 석판화도 제작했다. 같은 불안과 절규의 이미지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는 작은 비밀도 숨어 있다. 왼쪽 위를 자세히 보면 연필로 **“미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다”**는 뜻의 희미한 문장이 적혀 있다. 오랫동안 누군가 작품에 남긴 낙서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2020년 적외선 촬영과 필적 분석 결과 뭉크 자신이 쓴 글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절규」가 13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그림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불안하고 외롭고 세상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19세기 사람에게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존재한다.

다음에 「절규」를 보게 된다면 입을 벌린 인물만 바라보지 말자. 붉은 하늘, 굽이치는 풍경, 직선으로 뻗은 난간,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멀어져 가는 두 사람까지 천천히 살펴보면 이 그림이 왜 인간의 불안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명화가 됐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번 주 그림에서 이것만은 찾아보세요

① 귀를 감싼 정체불명의 인물 ② 불꽃처럼 굽이치는 붉은 하늘 ③ 직선으로 뻗은 난간 ④ 멀리 걸어가는 두 사람

작품 정보: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절규(The Scream)」, 1893년, 판지에 템페라와 그리스 크레용, 91×73.5㎝,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