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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 9·11 테러 25년, 콜로라도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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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미국을 뒤흔든 테러는 동부에서 발생했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버지니아의 펜타곤이 공격받았고, 또 다른 여객기는 펜실베이니아의 들판에 추락했다. 그러나 그날의 역사를 따라가면 콜로라도도 등장한다. 돌아오지 못한 리틀턴의 기장, 긴박하게 움직인 산속 지휘소, 지역에서 이어지는 추모행사가 있다.

9·11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끈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계획한 공격이었다. 이들은 미군의 중동 주둔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등을 적대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미국의 경제·군사력을 상징하는 시설을 겨냥했다. 조직원 19명이 여객기 4대를 납치한 이 테러로 납치범을 제외한 2,977명이 희생됐다. 한인 희생자도 21명 포함되어 뉴욕의 9·11 추모공원에는 북쪽 추모 연못에 13명, 남쪽에 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93편 기장 제이슨 달(1957~2001). 콜로라도 리틀턴에 살았던 그는 9·11 테러로 희생됐으며, 그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은 미래 조종사들을 지원하고 있다.(출처=미 국립공원관리청)

리틀턴 기장의 꿈, 장학사업으로 이어지다

유나이티드항공 93편 기장 제이슨 달(Jason Dahl)은 당시 43세였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아내와 십 대 아들과 함께 콜로라도 리틀턴에 살고 있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에 따르면 그는 결혼 5주년을 맞아 아내와 런던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 일정을 조정했다. 그날도 아들이 선물한 작은 돌 상자를 지니고 비행기에 올랐다.

뉴어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93편은 납치된 뒤 워싱턴DC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다른 항공기들의 테러 소식을 전화로 접한 승객과 승무원들은 저항에 나섰다. 비행기는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 인근에 추락했고 승객과 승무원 40명이 모두 숨졌다. 그러나 납치범들이 계획한 목표물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달 기장을 기억하는 방식은 슬픔에 머물지 않았다. 그를 기리는 ‘제이슨 달 기장 장학재단(Captain Jason Dahl Scholarship Fund)’은 민간 항공 조종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2002년부터 누적 280건, 총 65만1,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026년 장학생 명단에도 덴버 메트로폴리탄주립대 학생들이 포함돼 있다. 한 기장의 비행은 멈췄지만, 그의 이름은 다음 세대의 꿈을 돕고 있다.

산속 지휘소에서 공항 보안까지

같은 날 콜로라도스프링스의 샤이엔마운틴 내부에서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관계자들이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냉전 시절 외부의 공습에 대비한 산속 지휘소가 새로운 형태의 공격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당시 방공작전을 담당했던 윌리엄 글러버는 기존 감시체계가 미국과 캐나다 밖에서 접근하는 항공기와 미사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9·11의 무기는 미국 안에서 이륙한 민간 여객기였다. 이후 NORAD는 연방항공청(FAA)의 국내 레이더 정보를 연결하고 관계기관과 실시간 정보 공유를 강화했다.

2002년 10월 1일에는 본토 방어와 민간 당국에 대한 군의 지원을 조정하는 미 북부사령부(USNORTHCOM)가 창설됐다. 본부는 당시 피터슨 공군기지(현 피터슨 우주군 기지)에 자리 잡았다.

변화는 일상으로도 이어졌다. 2001년 11월 교통안전청(TSA)이 신설되면서 공항 보안검색이 연방정부 중심으로 전환됐다. 2002년에는 국토안보부(DHS) 설립법이 제정됐고, 이듬해 22개 연방기관과 조직을 통합하는 개편이 이뤄졌다. 오늘날 공항 보안과 국경·이민 관리체계에도 그날 이후의 변화가 남아 있다.

레드락스의 계단에서 이어지는 추모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당시 피터슨 공군기지(현 피터슨 우주군 기지)에 세워진 9·11 추모비. 세계무역센터 철골과 펜타곤 잔해, 93편 추락 현장의 흙이 담겨 있다. 2010년 5월 17일 촬영. 사진=U.S. Air Force / Thomas J. Doscher

콜로라도와 연고가 있는 희생자는 달 기장만이 아니었다.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성장한 캐스린 얀시 라보리는 유나이티드항공 175편의 수석 승무원이었다. 콜로라도주립대 졸업생 알록 메타도 세계무역센터의 금융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희생됐다.

피터슨 기지의 추모비에는 세계무역센터 철골과 펜타곤 잔해, 93편 추락 현장의 흙이 담겨 있다.

이날의 참상은 콜로라도에서도 매년 기억된다. 올해도 9월 11일 모리슨의 레드락스 야외공연장에서 ‘콜로라도 9·11 계단 오르기(Colorado 9/11 Stair Climb)’ 추모행사가 오전 8시부터 열린다.

이 행사는 세계무역센터의 110층을 상징하는 거리를 오르며 당시 순직한 뉴욕시 소방관 343명을 기린다. 소방관과 시민들이 함께하며, 속도를 겨루는 경주보다 희생을 돌아보는 데 의미를 둔다. 장학사업과 계단 오르기는 25년 전의 비극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콜로라도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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