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는 마음에도 변화가 있다…종교의 가르침과 연구로 살펴본 감정
“이 또한 지나가리라.”
힘든 일을 겪을 때 위로가 되는 말이다. 지금은 몹시 괴로워도 시간이 흐르면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기쁜 순간에는 지금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게 한다. 종교는 오래전부터 이런 삶의 변화를 이야기해 왔다. 오늘날 심리학자들도 기쁨과 슬픔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연구하고 있다.
성경 전도서 3장에는 모든 일에 때가 있다는 가르침이 나온다. 울 때와 웃을 때, 슬퍼할 때와 춤출 때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널리 알려진 격언이며, 성경에서는 전도서의 이 구절이 비슷한 위로를 전한다. 우리의 삶에는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찾아온다. 이 구절을 마음에 비추어 읽으면 슬플 때는 충분히 슬퍼하고, 웃음이 찾아오면 기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불교에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쉽게 말해 여러 조건에 따라 생겨난 것은 계속 변한다는 뜻이다. 『법구경』 277절에도 이 가르침이 담겨 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바라볼 수 있다. 오늘 크게 화가 났더라도 내일은 차분해질 수 있고, 슬픔 속에서도 잠시 웃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마음이 변한다는 사실은 힘든 시간을 견디는 데 위로가 된다.
그렇다면 감정은 얼마나 오래갈까. 벨기에 루벤대 연구진은 고등학생 233명에게 과거에 느꼈던 감정과 그 감정이 얼마나 이어졌는지 물었다. 27가지 감정을 비교한 이 연구는 2014년 온라인으로 발표됐고, 학술지 ‘동기와 정서’ 2015년호에 실렸다.
감정에서 회복하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슬픔 120시간, 미움 60시간, 기쁨 35시간이었다. 감사는 5시간, 분노는 2시간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중앙값’은 답변을 짧은 시간부터 긴 시간까지 순서대로 놓았을 때 가운데에 있는 값이다.
이 시간에는 감정이 잠시 가라앉았다가 다시 느껴진 경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친구와 다툰 뒤 수업 중에는 괜찮다가, 집에 돌아와 그 일이 생각나 다시 속상해질 수 있다. 같은 감정을 같은 세기로 계속 느꼈다는 뜻과는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지난 경험을 떠올려 답한 조사이므로, 사람과 상황에 따른 차이를 함께 살펴야 한다.
연구에서는 자신에게 중요한 일일수록 감정이 오래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 일을 계속 되짚어 생각하는 것도 긴 지속시간과 관련됐다. 이처럼 같은 일과 감정을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반추’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동안 마음이 어떻게 바뀌는지 살핀 연구도 나왔다. 2025년 학술지 ‘이모션’에 발표된 연구는 948명이 남긴 7만3,472회의 응답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답했다.
연구진은 앞서 느낀 감정이 다음 조사 때까지 얼마나 이어지는지 살폈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지, 상황을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는지, 같은 일을 계속 떠올리는지 등이 감정이 이어지는 과정과 관련됐다. 다만 생각하는 방식 외에도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어 더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오래 슬퍼하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생각뿐 아니라 주변 상황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감정은 90초 동안 이어진다’는 말도 볼 수 있다. 신경해부학자 질 볼트 테일러가 널리 알린 설명이다. 그는 감정이 생길 때 나타나는 몸의 첫 반응이 약 90초 안에 지나가고, 같은 생각을 하면 그 반응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설명은 화가 났을 때 곧바로 말하거나 행동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자는 제안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사람의 몸과 감정에 정확히 90초가 적용된다는 주장에는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학술 연구에서 다루는 감정의 시간은 수초부터 수시간, 그 이상까지 다양하다.
종교와 과학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바라본다. 종교의 가르침은 변화하는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게 한다. 과학은 사람들이 실제로 겪은 감정을 조사하고 그 안에서 일정한 경향을 찾는다. 둘을 함께 읽으면 지금의 마음을 이해하고 앞으로 찾아올 변화도 기다려볼 수 있다.
기쁨이 차분해져도 행복했던 기억은 남는다. 슬픔이 오래갈 때는 마음을 돌볼 시간과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겪은 일이 다르듯 마음이 회복되는 속도도 다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에 “천천히 괜찮아져도 된다”는 마음을 함께 담아보면 어떨까. 오늘은 울더라도 내일은 잠시 웃을 수 있다. 지금의 마음을 살피며 다음 순간을 맞이하는 것. 이 오래된 말은 우리에게 그런 여유를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