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문학 교육 열풍 ‘엑스칼리버 클래시컬 아카데미’ 9월 개교
콜로라도 최초 한국계 여성 공화당 부의장 프리실라 란, “공장형 교육 대신 미국의 리더를 키운다”

미국 현지 사회에서 인문학 고전과 미국 건국 가치관에 기초하여 아이들을 지도하는 ‘인문학 고전 교육(Classical Educa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콜로라도에도 새로운 인문학 사립학교가 등장했다.
콜로라도 최초의 여성 공화당 부의장이자 30여 년간 덴버 학군(DPS) 음악 교사로서 공교육 현장에서 활동해 온 한국계 미국인 프리실라 란(Priscilla Rahn) 학장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미국 공교육의 안타까운 변화를 체감했다.
그녀는 미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미국 본질적 가치 회복과, 미국 고유의 학습법을 통한 인재 발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녀의 오랜 비전은 올해 9월 8일 가을 학기 개교하는 센테니얼 소재 ‘엑스칼리버 클래시컬 아카데미’ 설립으로 이어졌다.

한 분야 전문가 양성에 집중된 현대 교육과는 달리, 서구 문명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 사회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전인적 교육과 인문학을 통해 인재를 양성했다. 그 결과 레오나르도 다빈치, 코페르니쿠스, 미켈란젤로 등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탄생했다. 미국사에도 이어진 인문학 고전 교육은 벤자민 프랭클린, 존 애덤스, 토마스 제퍼슨 등 미국의 건국 시조들을 탄생시켰다.
엑스칼리버 클래시컬 아카데미는 유치원 연령부터 인문학에 기초한 교육을 시행한다. 인문학의 지혜를 발판 삼아 스스로를 다스리고 미래를 개척하는 리더 양성 중심의 교육 철학이다. 또한 미국 건국의 토대인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군림하는 리더가 아닌, 겸허한 자세로 각 분야에서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인에게는 다소 낯선 미국 고전 교육을 이해하기 위해 란 학장에게 직접 물었다.

Q. 인문학 교육이 공교육과 차이나는 점은 무엇인가?
A. 현재의 공교육은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인문학 교육의 목표는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온전한 사람’ 과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인문학 교육은 학생이 원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가르치는 대안 교육과는 다르다. 엑스칼리버 아카데미는 전 분야에 탁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고전, 수학, 라틴어, 논리학, 역사, 과학, 음악, 작문, 체육에 걸쳐 광범위한 학문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며, 정식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에 기반해 학업 성취도를 엄격히 평가한다. 단지 공교육의 학업 성취도 평가 방식을 따르지 않을 뿐이다.
Q. 인문학 교육 커리큘럼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A. 우리 학교의 교사는 ‘멘토’로 불린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에 머물지 않고 인간으로서 학생들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전문 멘토를 선별한다. 공교육과 달리 부모는 학교에서 어떤 교재를 채택했고 무엇을 가르치는지, 어떤 가치관이 교육되는지를 투명하게 알 수 있다.
학생들은 학년별 선정된 고전 서적을 읽으며 멘토와 토론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에세이로 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엄격한 언어 교육과 문법 교육이 동반된다.
과제 또한 임무 완수에 집중되어 학생과 부모 둘 다에게 부담이 되는 딱딱하고 지루한 숙제를 벗어나, 가정 내에서 인문학적 토론을 통해 가족 간 인간적 소통을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Q. 인문학 기반 교육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학생들은 학년마다 주어진 고전 독서와 토론을 통해 특정 분야에 국한된 답이 아닌, 모든 분야를 관통하는 가장 뛰어난 해답을 찾는 연습을 한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도 단순히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하는 ‘진리’를 찾는 방식이다. 어떤 난제 앞에서도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진리를 도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Q. 이 프로그램은 어떤 성향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적합할까? 정형화된 공교육에서 벗어난 인문학 교육이 한인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A. 현대인들은 정해진 대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사회로 나가는 ‘공장형 공교육’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있다. 인문학 교육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다양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며 미래를 이끌어야 할 이 시대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하는 교육 방식이다. 교육에는 지식 전달 이상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 하에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리더가 되며, 어떻게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할지’ 를 가르친다.
우리 학교는 유대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기도와 국기에 대한 맹세로 하루를 시작한다. 학생이 반드시 기독교인일 필요는 없다. 다만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가족들이 끈끈한 유대 속에서 함께 성장하기를 추구한다.
Q. 기독교 사립학교와 유대 기독교 가치관 기반 인문학 교육 사립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기독교 사립학교는 대부분 교회나 성당 소속으로 특정 교단의 교리와 신학 교육에 큰 비중을 둔다. 우리 학교는 교회 소속이 아니며 신학 교육에 치우치지 않는다. 대신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섬기는 리더’ 였던 예수의 가르침과 지혜와, 고전과 성경의 지혜를 본받은 미국 건국 선조들의 정신을 따라 학생들이 차세대 리더가 되도록 돕는다.
Q. 지극히 한국인다운 질문을 드린다. 대학 입시와 진로에 인문학 교육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A. 콜로라도 랭킹 1, 2위를 다투며 매년 아이비리그 합격생 다수를 배출하는 포트 콜린스의 ‘리버티 커먼(Liberty Common)’ 고등학교가 바로 인문학 교육 학교다.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 학생들은 사고력 중심의 SAT·ACT 성취도가 높으며 대입 후에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편이다.
졸업생들은 정책전문가, 기업가, 법조인, 의료인,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종으로 진출한다. 한 전문 지식에 한정되지 않고 광범위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며 업계를 선도하는 ‘제너럴리스트 리더’로 성장하는 경향성이 특징이다.

평범한 학부모들에게 사립학교 학비는 큰 부담일 수 있다는 기자의 말에 프리실라 란 학장은 “관대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올해 등록생 전원이 학비 부담 없이 인문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란 학장은 개교 기념 2026-27학년도 등록 학생 전원에게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100% 장학금을 1년간 제공하는 파격적인 장학 제도를 소개했다. 현재 유치원부터 3학년까지 신입생을 모집 중이며, 12학년 고교 졸업까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매년 한 학년씩 증설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부터는 트럼프 행정부의 ‘Big Beautiful Bill‘ 과 연계한 교육 세액 공제(Educational Tax Credit) 및 다양한 장학 제도가 신설된다. 실질 학비 부담을 $0에 가깝게 유지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인문학 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문의를 바란다”고 독려했다.
9월 8일 개교하는 엑스칼리버 클래시컬 아카데미는 파크 메도우 몰 근교 센테니얼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레노베이션 및 실외 놀이터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주소: Excalibur Classical Academy,
7241 S. Fulton St. Centennial, CO, 80112
문의: (303) 364-8078
웹사이트: www.excaliburclassicalacademy.org
주석:
유대 기독교 가치관이란? 유대교와 기독교가 공유하는 성경적 윤리와 가치 체계로,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며 미국 건국 가치 형성에 영향을 준 사상적 전통.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는 아이비리그 진학 이외에도 한국계 학부모들이 고려할 선택지 중 하나로 미국 인문학 교육의 정점으로 불리는 세인트 존스 컬리지(St. John’s College)를 떠올렸다. ‘진리란 무엇인가’ 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이곳은 인문학 교육이 가진 경쟁력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뉴멕시코 산타페 소재 세인트 존스 대학교는 전공도, 교과서도, 수직적 강의도 없는 독특한 커리큘럼으로 유명하다. 4년 내내 인류 지성사의 근간이 된 고전 200여 권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교육 과정의 전부다. 호메로스부터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원전만을 파고드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은 강력한 비판적 사고력과 문해력을 갖추게 된다.
인문학 학위와 함께 고도의 논리력과 수사학을 갖춘 이 대학 졸업생들이 정·관계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하며 법조계·의료계·박사과정 등 전문직 진출에도 미국 내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란 학장이 강조한 인문학 교육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