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6월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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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브랜드 알리는 동포 차세대] 국악 명인 재일동포 민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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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멋있는 것은 전통, 전통 알리려고 퓨전 국악을 하는 것”
가요·클래식·재즈 콜라보 공연도, “국악 진수 선보이는 무대 열 것”

“가장 멋있는 것은 전통 국악입니다. 전통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퓨전국악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30년간 한일 양국을 오가며 연주 활동을 펼쳐온 재일동포 3세 국악인 민영치 씨가 1일 연합뉴스와 코리아넷이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졸업 후 한국으로 건너와 국립국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제2회 세계사물놀이경연대회에서 장구로 금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동아일보가 주최한 경연대회에서 대금으로 3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여러 대회 입상 경력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졸업 후 국악단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다른 길을 택했다.

새로운 시도와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원했기에 솔리스트의 길을 택했고 현재 ‘신한악(新韓樂)’을 전파하고 있다.

신한악은 그가 국악과 재즈를 융합하기 위해 일으킨 프로젝트다.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퓨전 국악을 전파하면서 또 이를 통해 국악의 계승을 바라는 국악 명인 민영치 씨를 만났다.

—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 아버지는 못다 이룬 음악에 대한 꿈 때문에 네 자녀를 모두 예술가로 키웠다.

그래서 셋째인 나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좁았던 집은 아버지가 모은 스피커로 넘쳐났고, 누나는 가야금, 형은 피리, 여동생은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만약 집이 넓었다면 일상생활에서 그만큼 다양한 음색을 접하며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에서 재일동포는 다문화에 속하는 데 이는 가능성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한국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재일동포 학생들도 한국으로 데려와서 한일 양국의 문화에 모두 능통한 하이브리드 국악인으로 양성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 신한악은 퓨전국악이다. 이를 시도한 이유는.

▲ 국립국악고와 서울대 국악과를 나왔지만 초·중학교 시절에는 브라스밴드에서 드럼을 치기도 했기에 내 머릿속에는 서양음악과 국악이 다 들어있다.

대학 졸업 후 국악단에 입단할 수도 있었지만 동서양 음악의 융합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프리랜서의 길을 택했다.

국악은 진한 청국장처럼 중독성이 강하지만 초심자들에게는 너무 느리고 어려운 예술이라 쉽게 빠져들기 어려운 게 단점이었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국악의 매력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게 시도했다.

싸이, 신해철, 이문세, 강산에, DJ DOC, 룰라, 패닉 등 대중가수는 물론 정명훈, 정명화, 조수미, 양방언 등 정상급 연주자들과 협업하는 퓨전 국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 국악 활동을 하며 재일동포로서 어려움을 겪었던 적은 없는가.

▲ 나는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진 경계인의 삶을 살아왔다. 한국과 일본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기 어려운 재일동포의 정체성 덕분에 타 음악과의 교류가 오히려 더 자유로웠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시도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새롭고 신선해 보여 호응을 받는 것 같다.

— 해외에서 많은 무대에 섰는데 어떤 공연의 반응이 좋은가.

▲ 사실 해외에서는 퓨전이 아닌 진짜 오리지널 국악 연주를 원한다. 그들은 국악의 웅장함에 열광한다. 종묘 제례악이나 시나위 공연을 하면 외국인들은 몇 시간씩 몰입해서 감상하고 기립박수를 보낸다. 절대로 금방 지루해하거나 졸려 하지 않는다.

국악이야말로 그들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전통극인 노(能) 등의 해외 공연은 몇 달 전부터 매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해외에서는 노랫말 위주의 공연보다는 춤이나 연주의 반응이 훨씬 좋다. 노래는 자막을 띄우더라도 전달에 한계가 있고 창법이 조금 달라도 비슷한 것이 이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활동이 궁금하다.

▲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한국 입양아 캠프’를 1996년부터 2011년까지 13번 참가해 매번 사물놀이 공연을 펼쳐왔다.

첫 공연 때 “나를 가방 속에 넣어서 한국에 데려가 달라”며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울며 매달리던 아이들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동양인 아저씨가 한국인의 DNA가 담긴 국악을 들려주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백인 사회에서 살아가며 항상 궁금했던 자기 뿌리에 대한 부분이 건드려진 모양이었다.

국악에는 뿌리와 정체성에 자긍심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전통의 우리 소리를 들으며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국악을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관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 편견을 없애고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예술을 대해줬으면 좋겠다.

예술인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장르가 서로 다르더라도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한다.

— 앞으로의 공연 계획이 궁금하다.

▲ 오는 12월에 서울에서 ‘세계로 울리는 아리랑’이라는 공연을, 내년 4월에는 일본 오사카한국문화원 25주년을 맞이해 오사카 더심포니홀에서 국립국악원 창작단과 협연을 한다.

지금까지는 전통을 알리기 위해 퓨전 협연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이제는 나이도 50살이 넘었고 슬슬 정말 알리고 싶었던 ‘오리지널 전통’을 해도 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 10월에는 사물놀이 대가인 김덕수 선생을 모셔서 도쿄에서 공연하고, 11월에는 국악과 일본 노(能)의 창작무대로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서울의 4개 도시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국악의 매력에 흠뻑 빠져 다시 발걸음을 하고, 또 국악인의 제권리 찾기를 돕기 위해 음반 및 저작권 시장의 활성화에도 앞장서려고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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