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단기 선교를 다녀와서 (1)
내가 섬기는 교회는 오래전 부터 캄보디아를 집중적으로 선교 지원 하며 매년2월 쯤 교인들을 위한 캄보디아 단기 선교 여행 스케줄이 있다. 교인들이 선교지를 둘러보고 파송하신 선교사님들을 이해하고 지원하며 잠시나마 위로와 힘이 되어 드리려고 떠나는게 취지인데 코로나로 인해 못 갔다가 몇년 만에 다시 재개 되어 망설임 없이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다.



때때로 선교사 님들이 교회에 방문 하셔서 간증 하시고 사역에 관하여 설명 하실 때에 그저 아름다운 남의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가서 보고 나서야 비로서 이해하게 되었다. 예수님의 손과 옆구리 상처를 직접 확인 하고 나서야 부활을 믿은 도마가 바로 나 였음을 알게 되었다.
프놈펜 도시 풍경은 한국70,80년대 영등포 같기도 하지만 새로 지은 호텔이나 식당 Mall 이 있는 곳은 미국 대도시 못지않게 fancy 했다.
시골 마을 학교 사역은 엄청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맑은 눈망울의 순수한 아이들과 운동회도 하고 art class 도 하면서 정말 신나고 재미나게 놀았다.
아무것도 없었던 벌판 위에 학교 건물도 짓고 교회도 세우시고 맨땅에 이만큼 키우신 선교사님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탄 했고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기쁘고 환한 얼굴로 사역을 감당케 하는지!
에스더 선교사님의 처음 사역지였던 프레어 끄지어 마을에서 하루를 자게 되었다. 캄보디아 전통가옥에서 여자 팀원 열명이 2인 1모기장 에서 자게 되었는데 나는 에스더 선교사님과 같은 모기장에서 자게 되었다. 아열대의 낮선 곳에서 얼핏 잠들었을 때 선교사님이 크마이 말로 크게 잠꼬대를 하셨다. 신선한 충격이랄까?
아, 그렇구나 그들에게 그녀의 예수를 알리려면 그들과 생활과 감성이 같아져야 하는구나. 이곳에서의 문화 충격과 새로운 경험들, 오랜 시간 기독교인 이였던 나는 과연 어디쯤 어디에 있는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뒤척이며 온 우주를 헤맬때 새벽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른데 온 동네 닭들이 찢어 지도록 울어 댔다. 코코넛 나무와 열대 나무들 사이로 붉게 동트는 모습, 개천에 핀 수련, 새로운 새날 새벽 풍경은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그날이 주일이라 우리 팀들은 마을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천막을 치면 교회가 되었다.사랑스런 아이들이 율동하고 젊은이들은 찬양하고 닭들도 지나가고 동네 강아지들도 편하게 와서 예배하다 잠도 잔다. 내가 꿈꾸던 교회 모습이다. 선교사 님들이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밝고 환한 얼굴로 행복해 하시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은 예술가와 비슷하다. 뭔가 세상 속에 속해 있지 않은 가치있는 보물이 있다는걸 진정으로 아는 분들이다.
에스더 선교사님이 이곳에 오셔서 가르친 학생 중 두명이 성장하여 신학교를 졸업하고 두마을의 목사님이 되었다. 에스더 선교사님이 스스로 캄보디아 인이 되어 함께 한 세월의 열매라는 생각이 들었고 조선 개항 초기 스크랜튼 여사나 언더우드 같은 선교사님들도 떠올랐다. 예배 후 다 함께 식사하며 BTS이름을 줄줄 말하는 하이스쿨 여학생들에게 장래 꿈을 물었더니 몇명이 경찰이라고 말해서 나로선 조금 의아했다.









캄보디아인들에겐 크메르루즈의 killing field 라는엄청난 상처가 있다. 프놈펜 시내 안에 있는 S21이란 고문 장소를 둘러 봤을 때 근원을 알수 없는 끈적끈적한 냄새와 나를 옭죄는 듯한 불편함에 나는 심한 구토를 느꼈고 청심환을 먹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 해맑은 아이들과 선한 웃음의 청년들의 모습에서는 killing field 같은 인간의 야만과 광기를 찾아 볼수가 없다.
그렇다, 어느 곳 이든 아이들이 희망이다.
우리들이 조금 더 문화의 혜택을 누릴뿐 그들 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할수 있는가? 리더 목사님 말씀이 단지 그들이 가여운건 물질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예수를 모른다는데 있다고 하셨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참고로 캄보디아는 입헌 군주제의 불교 국가이다. 참선과 철학의 우리가 생각하는 불교가 아니라 민간 신앙으로서의 불교 라고 하는데 10여일 잠깐의 방문으로 내가 무엇을 알겠는가? 그저 내가 만난 아이들과 청년들을 위해 기도 할 뿐.
인간으로써 가져야 할 존엄성과 도리를 지키며 함께 나아갈 때에 우리 인간은 비로서 존재한다. 이번 선교 여행을 통해 내가 넓어지고 성장한 느낌이다. 함께 한 선교팀원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캄보디아의 모든 어여쁜 선교사님들과 그들 가족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세상의 모든 이들과 희망의 Easter Sunday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집에 돌아 오니 너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