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오피니언나뭇잎 사이로7번역에 멈추었다 이제야 떠난 기차

7번역에 멈추었다 이제야 떠난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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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Our Church 를 섬기는 Tim, Lorna, 이성한 목사가 최장로님의 임시 거주처인 Staybridge Suit 에 다시 모이기로 한 날입니다. 우리교회가 지원하는 모닝커피 값을 좀 절약해 보려고 지난 주에 모여보았는데, 넓고 조용해서 말씀 묵상하고 기도하기에 좋은 장소 입니다. 네 명의 팀 멤버 중 세명이 청력이 안 좋기에 시끄러운 카페 보다 훨 낫지요. 그런데 오늘은 아예 호텔에 모여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제안에 주저하지 않고 그러자 하신 최장로님과 권사님의 마음이 고맙습니다.

Our Church 예배를 위해 가져가는 물품은 기타, 키보드, 스피커, 초코파이 두 상자, 찬양 악보14장, 5개국어로 된 마가복음 8:1-3 성경말씀 입니다. 그런데 아침에 짐을 실으려 하는데 기타가 보이지 않네요.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찾는 일이 일상이 된 것이 오랜지라 사실 아주 놀라지는 않습니다. 지갑, 셀폰, 벨트, 돋보기 안경, 어제 입은 편안한 바지, 립밤, 가방등 품목이 아주 다양합니다. 허둥대다 잠시 멈춰 지나간 길을 더듬어 생각해 보니, 마지막으로 기타를 친 것이 수요 성경 나눔 시간이었고, 아마 끝나고 강아지 콩이를 집에 데려다 주고 나서 집에 돌아온 후 불쌍한 기타의 존재를 잊어 버리고 트렁크에서 꺼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하러 간 아내에게 전화해 확인해 보니 예상이 맞았습니다.

아침에 난리를 하다 10분이 늦은 8시 40분에 호텔에 이르니 동역자들이 이미 모여 음식을 갖다 놓고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리지 말고 제발 먼저 식사하라고 미리 메시지를 보냈건만 드시지 않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커피를 가지고 테이블에 앉아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나이 어려도 존중하며 말씀 앞에 겸손히 순종하는 이 어른들은 저의 스승들이십니다.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Tim의 막내 여동생 1968년생 Elisabeth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독일에서 이민 온 1세대로 가난한 농부셨습니다. 우리들처럼 모국어인 독일어를 쓰신 조부모님을 소개하며 Tim 이 막 독일어를 합니다. 발음도 꽤 좋고-제가 고등학교 때 독일어가 제2외국어였기에 조금은 압니다- 빠른 속도로 실감나게 말합니다. 어리둥절한 우리들에게 해석해 주는데, 죄다 어린 Tim 이 혼났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막 웃다가 얼마 안 있어 조용히 그를 바라봅니다. Elisabeth 가 지난 월요일 주님의 품에 56세로 안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녀는 다운 신드롬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신실하고 보수적인 그리스도인 부모님은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전문기관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 할 때 5명의 언니 오빠들과 함께 자라도록 애를 쓰셨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언니, 오빠들이 각 자의 길을 가야 할 때가 오면서 전문 기관에서 공동생활을 하였습니다.
7세의 지능에 멈추어 있던-저는 이것을 그녀의 ‘7번 역’이라고 부릅니다- Elisabeth 는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장례식을 알리는 부고에서 모든 조의금은 그녀의 마지막 12년의 삶을 돌보아 주었던 South Carolina 의 the Babcock Center Foundation 으로 해 달라고 한 것은, Elisabeth 가 직원들로부터 깊은 사랑과 돌봄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Our Church로 향합니다. 화물 기차로 인해 내려진 차단기 바로 앞에 멈추어,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봅니다. 너싱홈 교회에 이르러 Tim은 삶의 마지막 역에 와 있는 외로운 성도님들을 향해, 마가복음 8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합니다. 말씀 들으러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수 많은 백성들이 길가다 배고파 지쳐 쓰러질까 안타까워 하시며 그들에게 빵과 물고기를 주시던 예수님의 마음, compassion 은 사랑 가득한 안타까움 입니다. 이어, 몇 일전 7번 역에 머물러 있던 동생의 기차가 영원의 나라로 향한 것에 대해 나누며 이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 저는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나라에 도착했을 때, 여러분들을 저의 동생 Elisabeth 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같이 예수님을 여러분의 구원의 주로 모셔드리지 않으시겠습니까?”

누구를 판단하지도, 칭찬과 명예를 얻으려고도, 미래를 위해 쌓아놓고 잃어버릴까 두려워 죽을 때 까지 움켜 쥐지도, 남의 잘됨에 시기하지도 않으며 7번 역에 예수님과 웃으며 놀던 Elisabeth의 기차가 이제 출발하였습니다, 우리도 가게 될 그 영원한 나라로.

2024년 9월 12일 (목)
영원의 기차가 지나가는 어느 역에 서서
이성한 목사 올림

*Our Church: 작년 12월말 Ridgeview 너싱홈 안의 알츠하이머 병동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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