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다운타운의 콜팩스(Colfax Avenue)와 스피어(Speer Boulevard) 코너를 묵직하게 지켜온 덴버 다이너(Denver Diner)는 지난 30년 동안 많은 덴버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덴버시의 터줏대감 식당들 중 하나이다. 콜로라도 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을 뿐더러, 대규모의 콘서트나 공연을 위해 덴버를 찾는 유명 인사들도 직접 이 식당을 찾을 정도로 전미에서 많은 인기를 누려왔지만 지난 17일 일요일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가벼운 아침 식사와 회의를 동반하는 덴버 시민들의 아침 회의들이 이뤄지던 곳, 덴버 토박이들부터 유학생들까지 다양한 인종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따뜻하고 편안한 ‘미국식 집밥’ 같은 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었던 곳, 늦은 밤 야식을 찾아 서성이는 올빼미족들에게도 24시간 문이 활짝 열려있던 그 식당. 특히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한 어메리칸 스타일 음식으로 많은 당골 손님들의 발걸음이 오가던 곳이다.
하지만 이 식당는 코로나 판데믹의 어둠이 짙어지던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불가피하게 영업을 중단했었다. 당시 유일하게 허용되었던 야외 식사를 위한 야외 패티오는 부재 상태였고, 손님이 음식을 픽업하는 형태의 투고(To-Go)로만 식당을 운영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이후 주정부의 판데믹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호기롭게 다시 재영업을 시작했지만, 계속되는 영업 제한 및 규제들로 장사는 예전만큼 원만하지 않았다.



결국 덴버 다이너는 주정부의 새로운 코로나 방역 지침인 5단계로의 격상에 따라 요식업계들의 실내 다이닝이 허용되지 않게 되면서 작년 11월 임시로 문을 닫았다.
물론 지난 1월 4일부터 주정부가 수용 능력 25 퍼센트의 실내 식사를 허용하면서 제한이 완화되었지만, 식당 주인들은 이미 경제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받은 후였고 재오픈을 기다리던 손님들도 안타까운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30년 동안 이 위치에서 가족과 함께 식당을 운영해왔는데, 이 상징적이고 정든 공간을 떠난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이 식당의 주인들은 덴버 다이너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허망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2014년 큰 화재로 인해 많은 손해를 보았지만, 식당 수리 후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을 재개하면서 꿋꿋이 버텨왔다”며 먹먹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판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덴버시에 작별을 고하게 된 유명 식당들은 덴버 다이너 뿐만이 아니다. 독특한 맛의 풍미와 편안한 분위기로 콜로라도인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던 다수의 터줏대감 식당들이 작년 대유행을 겪으며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문을 닫았다.
대표적인 식당들로는 지난 36년 동안 덴버의 가족 외식을 책임지던 라신느(Racines), 라리머 스퀘어의 마스코트였던 더 마켓(The Market at Larimer Square), 덴버 다운타운의 가장 오래된 브랙퍼스트 카페들 중 하나였던 20th Street Café, 젊은이들에게 널리 사랑받던 스타일리쉬한 바 또는 레스토랑 12@Madison, 이국적이고 톡톡튀는 파티 메뉴들로 모임 장소의 천국으로도 유명했던 유클리드홀(Euclid Hall)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