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3월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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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청년 사망사건에 연루되었던 백인 경찰관 은폐 이유 무엇인가, 들끓는 美 공권력에 대한 분노

현재 지난 달 1월 흑인 운전자 타이어 니컬스가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교통단속 과정 중 흑인 경찰 5명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뒤 사망한 사건으로 전미가 뜨겁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난폭 운전 혐의로 경찰들에게 정지 지시를 받았다가 그들의 과잉 대응에 놀라 달아나려는 도중, 경찰관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체포 뒤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리고 사흘 뒤, 평범한 페덱스 물류회사 직원이자 4살짜리 아들의 아빠, 그리고 한 가정의 아들이었던 그는 심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가 체포되던 당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Mama)!”를 찾는 울부짖음이었다.

이 사건이 놀랍고도 아이러니한 점은 멤피스 경찰국 측이 과거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굉장히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응, 76분짜리 경찰 보디캠 영상을 대중들에게 풀로 공개하고 “과잉진압, 경찰의 폭력이 맞다”고 바로 시인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당국에서 이 5명의 경찰관을 모두 즉시 해고했고 대배심에서는 이들을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서 기소했으며 이들의 신상을 모두 밝히고 “모두 흑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이 사건이 미 전역적으로 폭발적인 분노와 폭력과 공격적인 시위의 양상을 일으킬 거라고 예상되었던 것 과는 달리 ‘미 공권력의 남용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는 비교적 평화로운 시위들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주 월요일이었던 1월 30일,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 당국이 역대급 ‘사실 은폐 논란’에 휩싸이며 미국 사회가 다시금 분노의 소용돌이에 출렁이고 있다.

지난 달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의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심장정지로 사흘 후 사망한 타이어 니컬스(오른쪽)의 생전 모습 (사진 연합뉴스)

현장 영상을 검토하던 희생자 타일러 니컬스의 계부 로드니 웰스가 처음으로 백인 경찰관이 니컬스를 향해 테이저 건을 쏘는 장면을 발견해 변호인들에게 알린 것이다. 희생자 유족을 대리하는 인권변호사 벤 크럼프는 “백인 경찰관의 신원과 그가 타일러의 죽음에 관련해 했던 역할이 이제서야 공개되는 이유가 뭐냐”며 경찰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멤피스 경찰국은 가해 경찰관 중에 백인 경찰관이 있었으며 그에게는 현장근무 중단과 내근 전환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시인했다.

프레스턴 햄필이라는 백인 경찰관은 차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끌어냈으며, 다른 경찰들이 피해자를 제압한 이후 테이저 건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햄필의 변호인은 햄필이 니컬스의 차를 정차시킨 현장에는 있었으나 경찰관 5명이 피해자를 구타하는 현장에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애초에 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미 당국의 은폐 논란 파문에 국민들의 분노는 재점화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는 말이 있다. 손바닥으로 감히 넓은 하늘을 가린다는 뜻으로, 불리한 상황에 대하여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함을 이르는 말이다. 미국에서 매년 2월은 ‘흑인의 달(Black History Month)’로 기념된다. 하지만 미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시위 그리고 경찰 개혁을 울부짖는 목소리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마치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열심히 울려 퍼지기만 할 뿐, 그 동안 공공 안전과 법 집행기관의 판단, 무력 사용의 문제는 흑인과 유색 미국인들이 매일 겪는 심각한 공포와 트라우마, 고통, 피로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형사사법 제도가 제대로 시정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공정한 정의, 평등한 대우, 존엄성 약속에 부응하도록 경찰의 위법 행위와 과도한 무력 사용 문제에 대해 뼈를 깎는 자기 반성과 각오로 각성되어야 하는데 뻔뻔한 임기응변과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슨의 장례식이 치뤄지기 1일 전날이었던 지난 31일 화요일에는 뉴욕 주 로체스터에서 경찰이 아홉살 소녀에게 수갑을 채우고 얼굴에 최루가스를 뿌린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관들은 소녀가 순찰차를 타지 않으려 끝까지 저항을 하자 얼굴에 최루가스를 뿌려 제압했다. 아홉살짜리 소녀를 제압하기 위해 이날 신고에 대응한 인력은 출동한 경찰관들을 비롯해 무려 9명이었다.

미국 경찰관들의 공권력 과시와 남용에 대한 진부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이를 감당해야 하는 시민들의 피로감과 그들에 대한 불가피한 불신. 무엇이 진짜 공공 안전이고 무엇이 진정한 시민 보호인지 미 당국은 진정 모르는 걸까.

조예원 기자
고려대학교 국제학 BA · 고려대학교 언론학 BA · 덴버대학교 국제안보학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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