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4월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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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회복하는 콜로라도 경제에도 大퇴사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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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전환점 된 코로나19

大퇴사(Great Resignation)의 시대.

미국에서 대공황에 이어 ‘대(Great)’라는 수식어를 붙인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는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노동자들은 가슴에 품고만 있던 사표를 그야말로 과감하게 던지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퇴사율, 즉 고용인원 중 스스로 일을 그만둔 사람의 비율은 2.9 퍼센트로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약 430만 명의 미국인들이 직장을 그만둔 것인데, 이는 서비스와 소매업종뿐만 아니라 무역, 제조업, 운송업, 소매업, 전문직 등 대부분 업종에서 유사하게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기를 넘기면서 미국 기업들의 노동자 수요는 지난 3개월 동안 연속 1,000만 건이 넘었다. 경제가 회복하면서 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는데 노동자들은 점점 더 많이 직장을 그만두는 모순적인 현상에 미국에서는 일손 부족 사태, 물류 대란, 공급망 혼란, 그리고 물가 급등을 야기하는 악순환의 양상이 마치 첩첩산중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경제의 일부이자 핵심 노동력이었던 430만명의 노동자들은 어디로 갔으며 왜 떠났나.

현재 ‘구인 판데믹’에 이른 미국의 극심한 구인난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적 피해는 단순히 급여와 같은 한 가지 원인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악화되어 왔다.

우선 열악한 노동환경, 즉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함께 ‘실존적 깨달음’이 작용했다고 본다. 판데믹은 노동의 가치, 출퇴근과 직장문화의 무용성, 그리고 개인적 평안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대면업종 노동자들이 업무부담 증가와 감염 위험 때문에 일을 그만두기 시작하자, 다른 업종 노동자들도 일과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 것이다. 형편없는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게 과연 내게 가치있는 일인지를 되묻게 된 이들도 많다.

두 번째로 돌봄 시설의 인력 부족이 또 다른 구인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보육 업계 노동자 수는 작년 2월에 비해 약 10.4 퍼센트나 감소했다. 가정 내에서 여성이 무급으로 수행하던 돌봄 노동이 여성의 사회 진출 및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시장에서 유급 노동으로 교환되기 시작하고, 돌봄의 사회화가 확대됨에 따라 간병, 육아, 가사 등의 중요성은 증가해 왔지만 돌봄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성과 임금은 보장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코로나 판데믹과 이 분야 노동자들의 쌓여온 울분이 맞물리면서 “아픈 이들을 돌보는 가장 위험한 일을 이 정도 보상을 받고 할 수는 없다”며 근로자들이 일터를 가차없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임금은 뒤늦게 약 10 퍼센트가 올랐지만 구인난은 여전하다. 결국 돌봄 시설은 더 찾기 힘들어지고 비싸져서 특히 여성들은 직장에 복귀하는 것 보다 어린 자녀와 함께 집에 있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악화와 조기 은퇴자 급증이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지난 9일 기준으로 2억 5,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미국의 감염자 수는 4,650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감염자 5명 가운데 1명이 미국인이다. 지난 6월에서 9월 중순 사이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거나 감염된 가족을 돌봐야 하는 미국인들은 250만 명에 달했다. 산업 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은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사람들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미국 내 바리스타의 시간 당 평균 임금을 현재의 14달러에서 내년까지 17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근로자들은 외식업계를 포함해 손님들을 응대해야 하는 ‘대면업무’보다 차라리 아마존 창고처럼 대면업무가 아닌 동시에 보수가 더 높은 곳으로 이직하고 있다.

물론 美 기업들은 구인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극심한 구인난에 지친 미국 대기업들은 학력, 경력을 따지지 않고 신규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채용 문턱을 대폭 낮추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과 대형 약국 체인 CVS헬스는 졸업장이나 성적표도 요구하지 않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신원 조회 절차나 마약검사 절차까지 없애는 등 채용 인터뷰나 절차를 간소화해 구직자들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음식점과 술집들은 올해 초에 비해 시급을 약 12.7 퍼센트 올렸고 그럼에도 직원을 구하지 못하면 영업일이나 영업 시간을 단축했다. 호텔들도 조식을 없애거나 이전에는 기본으로 제공했던 객실 청소 서비스를 요청하는 손님들에게만 제공하는 식이다. 가게에서는 셀프 계산대를 설치하거나, 병원에서 환자들 심박수를 재는 기계를 도입하는 등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원격 근무의 유연성과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보다 나은 근무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구인난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화한 삶에 대한 인식의 틀’이 계속해서 사람들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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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원 기자
조예원 기자
고려대학교 국제학 BA · 고려대학교 언론학 BA · 덴버대학교 국제안보학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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