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인터뷰인물 인터뷰한인기독교회 EM 독립기 (2)

한인기독교회 EM 독립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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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독립으로 풀어낸 이민교회의 세대 갈등 해소
송병일 목사의 현역·은퇴·포스트은퇴 이야기

은퇴를 앞둔 송병일 목사는 자신의 목회 여정을 돌아보며 큰 보람으로 “EM(English Mission, 영어권 사역)을 독립시킨 것”을 꼽았다. 그는 “EM의 독립은 목회 전체의 보람” 이라며, 이민교회가 다음 세대로 원만히 이어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로 영어권 사역의 이해와 독립의 필요를 강조했다. 그는EM 독립을 통해 세대 간 갈등을 구조적으로 완화하고, 다음 세대가 머물 수 있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목회 여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 교회를 떠나는 2세 아이들, 몇 년 후 떠나는 EM목사들, 대체 왜

송 목사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사역 경험을 언급하며,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많은 아이들이 다 교회를 떠난다” 고 말했다. 그는 부모 세대가 다니는 교회에 자녀들이 남지 않는 현실은 단순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갈등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모와 자녀 세대의 갈등이 그대로 KM과 EM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며, 이로 인해 자녀 세대가 교회를 ‘있기 싫은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송 목사가 내린 결론은 분명했다. “EM과 KM의 갈등이 없어야 되고, 한 교회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EM과 KM 목회자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송 목사는 EM 사역이 잦은 교체를 겪는 구조적 이유도 짚었다. 그는 “이민 교회에서 EM 목사는 자주 바뀌고, 타주에서 모셔오는 경우가 많다” 며, 콜로라도에 가족과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사역을 시작한 EM 목회자들이 3~4년이 지나면 외로움에 시달리며 새로운 환경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패턴을 여러 번 목격했다.

이러한 반복을 끊기 위해서는 “로컬 출신에, 로컬에 온 가족이 다 있는 사람을 로컬 EM 목사로 세워야 오래 간다” 고 송 목사는 판단했다.

■ 로컬 EM전도사를 EM 담임목사로 세우다

이 판단의 결과는 EM 담임목사를 결정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당시 한인기독교회의 중고등부 전도사였던 앤드류 전 (Andrew Chun) 목사를 EM담임목사로 세우는 과정에서 그는 교회 리더들의 우려와 반신반의를 직접 설득했다. “지금은 앤드류 목사가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10년이 지나면 달라진다. 10년 후를 내다보자” 고 했고, 자녀 세대가 교회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EM리더들은 6개월의 수습 기간 후 평가를 조건으로 앤드류 목사를 담임 목사로 세우는 과정에 동의했다.

송 목사는 앤드류 목사를 세우며 그에게 두 가지만을 요구했다고 했다. 첫째는 “목사의 특권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있으니 온 힘을 다해 부족함 없이 주일 설교를 준비하라” 는 것이었고, 둘째는 “모르면 누구에게든 묻고, 계속 물어라” 는 원칙이었다.

그는 “리더십 역할 때문에 모르는 것들을 타인에게 질문하기 어려워하는 목사들이 많다. 하지만 그 누구도 묻는 사람을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이 두 가지를 지킨 결과, 불과 한 달 만에 EM 리더들은 앤드류 목사를 담임으로 세우는 데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회고했다.

■ 다음 세대를 향한 존중, 행동으로 증명

오랜 시간 이어진 동역 속에서 송 목사는 EM 사역의 핵심을 ‘존중’ 이라고 표현했다. EM이 가장 힘들어하는 지점은 “시간이 흘러 장성한 EM을 KM이 아직도 아이처럼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이며, KM에서 모든 단독 결정을 내려놓고 EM에게 실행만 요구할 때 갈등이 폭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둘 땐 EM에게 먼저 묻고, EM이 No 하면 KM도 안 하는 원칙” 을 지켰다.

이 같은 원칙은 EM 공동체의 신뢰를 형성했고, 결과적으로 자녀 세대의 이탈을 막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송 목사의 평가다. 그는 “존중받는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도 교회를 안 떠난다. 그리고 자신들의 미국 현지인 친구들을 데려와 KM과는 별개로 EM만의 문화와 공동체를 형성한다” 고 말했다.

■ 재정 독립은 독립 과정의 필수

EM 독립을 위한 첫발은 단순한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한인기독교회 재정 구조의 전환으로 이어졌다. 송 목사는 “다음 과제는 EM을 재정적으로 독립시키는 일이었다” 며, 이전에는 KM이 교회의 모든 헌금을 관리했지만 이후에는 EM이 그들의 헌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이 선택은 외형적으로는 교회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에 KM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였지만, 이는 EM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과감히 선택한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목사의 획기적 시도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성장은 책임이 주어질 때 가능합니다. 하지만 못 미덥고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며 책임을 부여하길 망설이지요.”  그는 EM이 자신의 힘으로 우뚝 서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 단계로 돌입했다. 

■ 아들 장가 보내는 날

EM리더십에게 완전한 독립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자, 그들은 자립에 필요한 약간의 시드머니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비쳤다. 송 목사는 “조금 달라고 하지 말고, 많이 달라고 하라. 독립에 필요한 기금과 운용에 대해 합당한 계획을 세우고 근거를 제시한다면 어떤 금액이든 검토하겠다” 고 답했다.

그 결과 EM은 71만 달러 규모의 7개년 계획안을 제출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과 플랜 B까지 고려한 상세 계획안이었다. KM 리더십은 요청 금액 규모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송 목사는 “줄 거면 깨끗이 주자” 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 기금과 함께 EM이 독립을 승인받은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주보에 제 칼럼이 실리는데, 그 날의 칼럼은 <아들 장가 보내는 날> 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키운 EM이 어느 새 이렇게 커서 장가 간다는 내용이었죠.

다 큰 아들을 장가보내는데 무엇이 아쉬울까요? 부모 마음에 아낌없이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지요. 온전히 KM공동위원회의 결정으로 안건이 통과되었고, 그렇게 한인기독교회의 EM은 Redeemer Christian Church (RCC) 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 송병일 목사가 남긴 이민 교회들의 도전과제

송 목사는 현역 기간 이루지 못한 꿈을 덧붙였다. “KM목사는 시니어 담임목사이고, EM목사는 담임목사일지라도 마치 부목사처럼 인식되는 것이 흔한 이민 교회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나는 EM에서 교회를 대표하는 담임목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비전이 있었습니다. 세월에 따라 저물어가는 KM은 젊고 왕성한 EM의 사역을 서포트하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가는 이민 교회들의 몫이자 도전이 될 것입니다.” 

■ 한인기독교회가 세상에 던진 질문 

 한인기독교회는 EM 독립이라는 경험을 통해 교계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이 경험은 교계를 벗어나 일반 사회에 묵직하고도 지극히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며 ‘건강한 분열을 통한 화합’ 이라는 돌파구를 찾아낸 귀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노령화 사회에 진입하며 세대 갈등과 사회 구성원들의 불협화음이 흔함에도 대책 강구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 상호 존중에서 비롯된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하며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교계에서 실행해 증명한 것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유의미하다. 지난 12월 28일 한인기독교회 주일예배를 끝으로 공식 은퇴한 송병일 목사는 지금도 이 경험이 한 교회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은퇴조차 송 목사의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막지 못했다. 그는 시니어 사역과 시니어 교회 개척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포석을 이미 마련했다. 다음 3부 기사에서 시니어 사역에 관련한 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수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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