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쫓기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다. 거액의 상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하지만 모두 승자가 될 수는 없는 법. 탈락하는 이들은 치명적인 결과를 각오해야 한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스이자 한국 화제작 ‘오징어 게임(Squid Game)’. 참가자 후보들은 대부분 감당할 수 없는 채무를 지고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다.
한국산 ‘K콘텐츠’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현재 걷잡을 수 없는 글로벌 신드롬을 낳고 있다. ‘한류’ 강세 지역인 아시아를 넘어 미국시장을 점령하더니 유럽, 중동, 남미 등 전 세계 76개국에서 최고 인기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콧대 높은 넥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들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역사에 남을 ‘세계인의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징어 게임은 상금을 두고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할리우드 인기 영화장르 중 하나인 ‘데스게임(Death Game)’의 서사를 따르면서도 매력적인 스토리와 외국인들에게 독특한 한국식 정서가 담긴 소재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시절 골목에서 하던 우리에게 친숙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딱치지기’, ‘구슬치기’, ‘달고나 만들기’ 등 전통놀이 등을 선보이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트위터 등 글로벌 SNS에서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게임들이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이 되어 각종 패러디들을 낳고 있다. 특히 할로윈 데이를 앞둔 미국에서는 오징어 게임에 나온 의상도 인기를 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중국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렇게 오징어 게임이 국경을 넘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을 두고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순한 게임의 룰로 은유해낸 점 등이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록달록한 거대 세트, 영희 로봇 등 다양한 볼거리로 오락성을 잡은 동시에 곳곳에 깔린 ‘풍자’로 작품성도 잡았다.
이렇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시작으로 ‘킹덤’, ‘스위트홈’ 등 K영화 및 드라마들이 연일 전세계적인 성과를 내는 상황에서 이제 ‘오징어 게임’까지 가세하며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가들은 “한국의 콘텐츠가 할리우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오징어 게임에서 보듯 한국의 콘텐츠 생산능력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지배하는 할리우드에 필적할 만 하다”는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한국 특유의 감수성과 세계인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는 ‘오징어 게임’의 친숙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측은 “현재 대부분 국가에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는 글로벌사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