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6월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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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사망 미스터리…격추됐나 “순식간에 30초 수직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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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은 김동호 기자 =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 소식을 두고 갖은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추락한 전용기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이 있다는 러시아 당국의 발표만 있을 뿐 전용기 추락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한편에서는 프리고진이 사고기를 타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음모설까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락의 배후에 있느냐는 백악관 기자단의 질문에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며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 이상징후 없이 순항하던 바그너 전용기, 갑자기 2.4㎞ 내리꽂아…공중 폭발 목격담도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항공당국 로사비아차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는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제트기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올해 6월 무장 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 망명지 벨라루스로 갈 때 탄 것과 같은 여객기라고 전했다.

전체 좌석은 13석으로 추락 당시 프리고진은 동료 6명, 승무원 3명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추락 경위와 관련해 이 여객기가 이상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다가 순식간에 추락했다는 전문가 분석에 주목했다.

항공기 경로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의 이언 페체니크는 이상조짐이 보인 것은 오후 6시19분(모스크바 시각)이었다고 전했다.

페체니크는 “비행기가 갑자기 수직으로 아래로 향했다”며 30초도 되지 않아 운항 고도 8.5㎞에서 2.4㎞를 내리꽂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이 일어났든지 간에 빠르게 일어났다”며 “그 때문에 탑승자들이 비행기와 씨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체니크는 또 프리고진 전용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직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영문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해당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후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목격담이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 전용기의 위치 정보가 추락 전에 마지막으로 플라이트레이더24에 기록된 것은 오후 6시11분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그 지역에서 이뤄진 재밍(jamming·전파방해) 등으로 인해 신호 수집이 어려워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30여초에 걸쳐 수㎞씩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다가 결국 떨어졌고 마지막 신호가 기록된 시각은 오후 6시20분이었다.

소셜미디어 영상을 보면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증기나 연기로 보이는 기체를 내보내며 땅으로 머리를 향하고 곤두박질쳤다.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한두발 맞아 격추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래픽]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탑승 비행기 추락 사고

[그래픽]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탑승 비행기 추락 사고

◇ 기체 고장설 제기되지만…2002년 출시된 해당 기종, 여태껏 결함 사고 없어

격추설과 함께 기체 고장 때문에 추락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아 항공기 정비나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재 탓에 정비를 제대로 못 받거나 부적절한 부품을 쓴 항공기가 기체 결함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해당 항공기를 제작한 브라질 업체 엠브라에르 SA는 최근 몇 년간 추락기에 서비스나 물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부과되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준수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 정권을 상대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면죄부까지 받은 ‘세도가’인 프리고진이 전용기 관리에 실패했다고 보기에 어려운 면도 있다.

러시아가 구소련권이나 중국 등을 통해 서방 제재를 회피, 무기에 쓰일 반도체까지 밀수한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해당 기종이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사고를 겪지 않았다는 점은 정비 문제나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추락 가능성과는 배치되는 요소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리고진이 탑승했던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은 2002년 처음 선보인 이후 이제껏 단 한 건의 사고만 보고됐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당시 사고조차 기계적 고장과는 관련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험한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군사 전문가 숀 벨은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악천후에 많이 떨어지지만, 당시 날씨 여건은 비행에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벨은 “그 비행기는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에서 증기 꼬리를 달고 나선형으로 직하했다”며 “이는 상공에서 모종의 재앙 같은 문제가 있었다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프리고진이 추락한 비행기에 없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스카이뉴스는 추락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이 8구라는 보도가 있다며 프리고진 탑승 여부에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고 전했다.

◇ 추락지점 50㎞ 밖 ‘푸틴 호화 저택’, 주변엔 미사일 방공사단

게다가 프리고진을 태웠던 비행기가 추락한 지점이 공교롭게도 푸틴 대통령과 연고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이날 바그너그룹 간부들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러시아로 도착했으며, 이후 프리고진이 탑승한 엠브라에르 제트기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로 향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트기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방향으로 약 300㎞ 떨어진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인근에 추락했다.

쿠젠키노는 푸틴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도시 발다이에서 약 50㎞ 떨어진 곳이라고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짚었다.

발다이 호수변에는 푸틴 대통령의 호화 저택이 위치해 있으며, 주변 기차역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될 정도로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저택에는 헬리콥터 이착륙장도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러시아 정부 관리는 비행기가 추락한 곳이나 장소 모두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발다이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러시아 S-300 PMU1(미사일 방어시스템) 사단 4개가 하늘을 지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친(親)바그너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추락 직후 러시아군 방공망이 바그너 그룹 전용기를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일부 현지 매체들도 이륙 후 30분도 안돼 해당 비행기가 방공망에 요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꼭 두 달 전 프리고진의 바그너 용병 반란군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군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6월 24일 모스크바를 향한 행진과 8월 24일 두 발의 미사일, 모두 합쳐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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