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2월 3, 2023
Home 오피니언 [조기자의 기자수첩] 폭설을 환영하게 된 콜로라도 가뭄의 심각성, 우리의 강은 무사한가

폭설을 환영하게 된 콜로라도 가뭄의 심각성, 우리의 강은 무사한가

최근 몇 주 동안 전형적으로 가뭄에 시달리는 콜로라도 주 웨스턴 슬로프(Western Slope) 지역에 때아닌 폭설이 내리면서 전년대비 평균 이상의 눈보라를 맞이해 콜로라도 주 기상학자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눈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녹을 지와 남은 겨울 동안 얼마나 더 많은 눈이 내릴 지에 대한 관측들이 난무하며 콜로라도 주의 생명줄과도 같은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정상 수위를 되찾을 지가 올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과 같이 눈이 많이 내린다는 것은 우리 주에 골칫거리였던 가뭄의 악순환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하지만 메마른 콜로라도 강이 이전 수위를 회복하기 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가 최근 콜로라도 적설량을 분석한 결과 덴버, 볼더, 포트 콜린스 주변 지역은 연중 이맘때 정상적인 적설량의 117% 정도를 기록했고, 스팀보트 스프링스 인근 지역은 정상의 150%, 그리고 아스펜, 군니슨, 듀랑고 주변 지역은 각각 정상 수치의 130%, 139%, 125% 정도 수준을 기록했다.

이토록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주춤했던 콜로라도 스키 산업에도 반가운 소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주의 건조한 개울, 강, 그리고 저수지에도 좋은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콜로라도의 현재 적설량에 대해 2쿼터를 선두로 마친 풋볼팀의 스코어에 비유했다. 하프타임에 이기고 있을 때는 정말 좋지만, 그래도 후반전을 마저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주정부는 보통 콜로라도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달인 2월과 3월 그리고 4월이 관건이라며 작년처럼 눈이 너무 빨리 녹으면 많은 물이 가장 필요한 곳인 강이나 개울로 물이 유입되지 못하고 도중에 건조한 토양에 흡수되거나 증발로 소실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콜로라도 강 유역 전체가 오랜 가뭄에서 회복하기에는 아직 눈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물의 출처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건축 허가 불가’
덴버 유니온 스테이션 인근의 모습. 무분별한 도시 개발에 있어 물의 출처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건축 허가 불가’라는 방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미국 전역의 물 전문가들이 지난 달 12월에 라스베가스에 모여 콜로라도 강 유역의 물 부족 문제를 논의했다. 가장 큰 문제들 중 하나로 대두된 것은 바로 라스베가스를 포함한 덴버,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등 많은 도시들이 특별한 제한이 없는 건축 허가를 지속적으로 발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파트 단지나 주거 단지가 형성되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기업들은 필연적으로 물을 필요로 할 것이다.

따라서 콜로라도 강을 보호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Development) 방안으로 개발자들이 건축 허가서를 발급받기 전에 반드시 수원(水原)을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이 검토 아래에 있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 주는 수십 년 동안 이 방침을 지켜왔는데, 지난 1980년 주 의회가 지하수 관리법을 통과시켜 개발업자와 지방 수도 공급자가 새로운 주택이 최소 100년 동안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 공급받는다면 어디서 공급을 받는 지 등을 상세히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도 새로운 건축 개발 지역에 대해 비슷한 규칙을 적용 중이지만 일부 커뮤니티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300년까지의 상수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엘파소 카운티는 1986년 주에서 처음으로 이 법안을 제정했으며 애덤스 카운티와 엘버트 카운티가 그 뒤를 이었다. 2050년까지 무려 80만 명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라파호 카운티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

이미 덴버, 라스베가스, 로스엔젤레스, 피닉스와 같은 대도시들이 이러한 물 보존 노력으로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고, 이 도시들의 인구는 지난 몇 년 동안 급증했지만 물 사용은 1인 가구당 확연히 줄어들었다.

  • 우리가 마실 물을 빼앗는 ‘조경용 잔디 교체 프로젝트’
콜로라도 주 물 소비의 가장 큰 주범인 조경용 잔디

무엇보다 물 소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영역이 바로 미국 가정집의 대표적인 특징들 중 하나인 앞마당과 뒷마당을 뒤덮는 잔디인데, 콜로라도 천연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시와 상업용 물 사용은 주 전체의 6.6%에 불과하다. 나머지 물 소비의 가장 큰 비율은 잔디에 물을 주는 ‘농업 형태’에 사용된다고 한다. 즉, 우리가 마실 물을 잔디가 빼앗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 전체가 심각한 가뭄과 물부족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일부 주들은 조경용 잔디를 금지하는 방안을 이미 추진 중이다. ‘물먹는 주범’인 잔디를 제거하고 물을 덜 먹는 잔디, 물에 의존하지 않는 풀 또는 건조한 기후에 더 적합한 식물로 대체하도록 하는 ‘잔디 교체 프로그램’이 바로 그 방안이다.

라스베가스는 이미 지난 2021년부터 필수적 목적이 아닌 잔디를 퇴출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고, 연간 물 소비를 절감하기 위해 선인장이나 다육식물같이 메마른 땅에 강한 조경수를 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의 캐슬락과 오로라도 비슷한 잔디 교체 노력에 착수했고, 오로라는 새로 지어지는 주택들에 심을 수 있는 풀의 양을 제한하고 있으며 심지어 골프장도 이 추진 방안에 포함시켰다.

콜로라도 강에 의지해 사는 공동체라면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두 이러한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주 정부와 지방 정부들도 현 주민들이 더 많은 물을 절약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잔디 교체 프로그램을 제정하여 물 절약이 가능한 잔디로의 교체를 원하는 주민들에게는 해당 평방 피트에 대한 보상금을 제공하는 방침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조예원 기자
고려대학교 국제학 BA · 고려대학교 언론학 BA · 덴버대학교 국제안보학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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