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은 미국의 공휴일로 지정된 ‘마틴 루터 킹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로, 흑인 해방운동의 지도자였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업적을 기리고자 지정되었다. 보통 이 날 미 전역에서는 마틴 루터 킹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이 치뤄는데, 특히 콜로라도의 덴버는 단연 가장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거리 행진에 참여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대규모의 퍼레이드 등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업적을 기리는 도시로 꼽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에는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작년까지만 해도 평화를 상징하는 피켓을 들고 시내 거리를 행진하던 수천 명의 콜로라도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마틴 루터 킹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해 덴버 시민들은 시티 공원(City Park)에 위치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비(MLK Jr. Memorial)에서 행진을 시작해 콜팩스 애비뉴(Colfax Avenue)를 지나 시빅 센터(Civic Center)까지 머레이드(Marade, 행진을 뜻하는 March와 퍼레이드를 뜻하는 Parade의 합성어)를 진행해왔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1월 셋째 주 월요일 마틴 루터 킹 데이의 덴버 이스트 콜팩스 애비뉴는 그야말로 한적하고 조용했다. 매해 다양한 행사를 주관해왔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기념 콜로라도 할리데이 위원회(MLK Colorado Holiday Commission)의 번 하워드(Vern Howard) 의장은 “모두에게 안전한 공휴일이 되기 위해 올해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 행사들은 모두 주정부의 코로나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야외에서의 행진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로 대체했다”고 발표했다.
이 날 콜로라도에서는 콜로라도 할리데이 위원회 주관 행사 외에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들이 진행되었다. 오로라시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마틴 루터 킹 주니어 화환 안치식과 마틴 루터 킹 단합 성화 봉송과 같은 전통 행사들을 생중계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비 앞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콜로라도 제라드 폴리스 주지사와 존 히켄루퍼 연방 상원의원도 참여했다.
볼더 카운티 커뮤니티도 온라인을 통해 마틴 루터 킹 데이 기념식을 진행했으며 오로라 공립 도서관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스토리 타임’의 주제로 마틴 루터 킹의 이야기를 온라인 스트리밍했다.
- ‘마틴 루터 킹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 가 미국 사회에서 갖는 의미
미국 흑인들을 위한 인권 운동에 앞장서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흑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 마틴 루터 킹 2세 목사.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마찬가지로 비폭력 저항 운동을 주장했던 그는 미국에서 흑인들의 인권을 제약하고 있던 모든 전통과 법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미국의 침례교회 목사이자 흑인해방운동가로 1868년 암살당하기 전까지 비폭력주의에 입각한 ‘공민권 운동’의 지도자로 활약했던 그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이라는 연설로도 매우 유명하며, 1964년에는 노펠 평화상도 수상했다. 실제 킹 목사의 탄생일은 1월 15일이지만 미국의회의 표결에 의해 1월 셋째 주 월요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특히 올해 마틴 루터 킹 데이는 지난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 후 처음 맞는 ‘킹 목사의 날’로 미 전역이 추모와 애도, 그리고 성찰의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