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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한인사회, 인종차별 항의 캠페인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20달러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Derek Chauvin)에 의해 비무장 상태인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를 체포하던 중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목을 눌러 질식사시킨 과잉진압 사건이 일어났다. 이 과정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고, 미전역에서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콜로라도 역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BLM·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를 외치며 수많은 주민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하면서 몇 달 전부터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에 대한 사건들이 보도되다가 흑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 차별 규탄 시위가 확산된 점에 일부 한인은 ‘한인도 소중하다.’, ‘아시안도 소중하다.’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아시아 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대부분 공권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All Lives Matter)’라는 구호를 쓰지않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는 모든 인종의 생명이 소중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흑인 인권이 현재 사법권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므로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 다른 인종보다 공권력으로부터 더 많은 차별을 받는 흑인을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몇 주 전 캘리포니아에서 흑인 추정 남성에게 한인 노인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폭행당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었다. 하지만 피해 노인의 손녀는 이번 사건으로 한·흑 대결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언론에 호소하며,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캠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인사회는 아직 우리가 소중하고, 범죄를 저지른 흑인에 대해 왜 우리가 도와야 하는지 물으며, 30여 년 전 4.29 LA 사태에 대해 한인들이 겪었던 피해와 고통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1년 3월 LA 경찰이 과속하던 흑인 로드니킹을 현장에서 검거했고, 피투성이가 된 범인 체포 장면이 인근 주민의 영상 제보로 방송을 타게 된다. 검거중 과잉진압으로 로드니킹은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고, 과잉진압한 경관들에 대한 재판이 이듬해 2월 시작되었다. 1992년 4월 29일 4명의 경관 중 3명은 무죄, 1명은 재심사 판결을 받자 흑인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고, 폭동으로 변했다.

한편 언론에선 한인 가게에서 음료수를 훔치려 한다고 오해한 주인이 흑인 여자아이와 몸싸움 끝에 총으로 쏜 사건이 방송을 타면서 한·흑 간의 갈등으로 촉발하게 된다. 또한 경찰은 시위대를 백인 지역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보호했지만, 한인상권은 방관하여 2,300여 업체가 피해를 보면서 전체 총피해액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당시 사법당국과 언론은 과잉진압 경찰과 빈부격차, 인종차별 등 미국 사회에 퍼져있는 근본 문제보다는 한·흑갈등으로 프레임을 맞춤으로서 소수민족 간의 갈등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 흑인이 자발적으로 보초를 서면서까지 지켰던 홍정복 씨가 운영하는 밴네스 마켓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홍 씨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돼 아이 기저귀와 우유를 살 돈이 없는 여성이 망설이자 가방에 물건을 챙겨주고 귓속말로 “돈은 다음에 주세요”라고 말하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캔맥주를 훔쳐 달아나는 청년의 뒤에 대고는 “조심해, 넘어질라”라고 걱정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비록 홍 씨는 99년 무장강도에게 살해를 당했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많은 사람에게 행동으로 가르쳤다. 장례식장에서 한 흑인 소년은 울먹이며 “피부색을 따지지 않고 우리를 인간으로 대우했다”라고 전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스위스 군나르 뮈르달(Gunnar Myrdal)은 미국의 근본 문제는 “인종 문제”라고 객관적으로 지적한다. 미국의 부는 흑인 노예제도, 아시아, 남미 이민자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년 동안 흑인은 노예제도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빈곤의 대물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흑인 주 거주지는 대기업이나 마트, 공장이 없어 흑인이 일할 수 있는 곳이 적다. 빈곤과 범죄에 노출되고, 진학률이 낮아 빈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힐 수도 없다. 흑인의 중간 연 소득은 백인 소득(약 7만 달러)에 비해 절반을 약간 웃도는 4만 달러 초반이다. 경찰은 흑인을 범죄자 취급하며, 수많은 흑인이 다른 인종보다 높은 비율로 총에 맞거나 과잉진압에 목숨을 잃는다. 일부 도시에서 폭력과 약탈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물론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시위대나 경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권력을 앞세운 폭력은 200년 동안 묵인되거나 느슨한 법 테두리 안에서 있어왔다.

이번 시위는 이전 시위와는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다. 초반 폭력양상을 보였던 시위는 평화 시위로 바뀌고, 오랫동안 걸리던 가해 경찰도 바로 기소되었다. 많은 주에서 경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과 애도를 표하며, 시위대 앞에서 무릎 꿇는 장면도 보인다. 흑인과 대립을 보였던 지역의 많은 한인사회도 점차 같은 소수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백인들도 한목소리를 내며, 흑인 친구를 위해 경찰 앞에서 몸으로 막아서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콜로라도 사법 행정당국도 가장 먼저 변하고 있다. 제러드 폴리스 주지사는 지난 금요일(19일) 경찰 개혁안을 도입하면서 217 법안에 서명했다. 경찰은 범인 검거 시 무력사용을 자제하고, 바디캠을 착용해야 하며, 경동맥 압박술 목조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작년 오로라에서 억울하게 죽은 흑인 맥클레인(Elijah McClain)사건도 이번 법안이 빠르게 통과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이다.

한인들은 흔히 자녀들이 흑인과 교제를 하면 허락하지 않거나, 흑인이나 다른 민족 또는 인종에 대해 비하하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자신은 인종차별을 당한다고 말한다.

콜로라도 한인사회는 성장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대하고, 존중할 책임이 있다. 개인주의와 우월주의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민 1세대부터 인종, 민족, 지역, 문화 차별을 각성하고,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평화 시위에 함께 참여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또한, 시기적으로 소수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인구조사에 참여하고, 올바른 정치인에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우리의 권리를 위해 우리의 의무를 다하며 인종차별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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