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교장 김은주)가 지난 17일, 3년 만에 ‘추석 장터 마당’을 열었다. 올해 추석은 일주일 전인 9월 10일이었으나 학사 일정을 고려해 일주일 뒤인 17일에 ‘장터 마당’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의 대표적인 명절 행사 중 하나로, 그동안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에서 비대면 행사로 대체해 진행해 왔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생각해, 참석자를 재학생과 직계 가족으로 제한했다. 재학생들의 지인이나 이웃들까지 초대할 수 있었던 예년과는 다른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온라인으로 비대면 수업을 받고 있는 성인반 학생들과 재학생들의 직계 가족까지 포함해 280여 명이 참석했다.









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 ‘추석 장터 놀이’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종이 모형 화폐를 이용해 먹거리를 사고파는 체험을 하는 것이다. 한국의 먹거리 문화도 소개하고, 한국어를 직접 활용할 수 있으며, 한국 돈을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3조인 셈이다. 떡볶이와 잡채, 김밥, 꿀떡(송편), 만두, 김치전과 부추전, 한국 과자와 음료수 등이 준비됐고, 학급별로 판매 부스를 맡았다. 학생들은 “떡 사세요.”,”김밥 사세요.” 등 자신이 맡은 부스의 음식을 판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청을 높였고, 먹거리를 구매하는 학생들은 ”얼마예요?”, “00 주세요.”, “0개 주세요.”등 생활용어를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은주 교장은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진행된 큰 행사여서 긴장도 많이 했고, 기대도 많이 했다. 특히, 음식이 모자랄까봐 걱정했는데, 학부모님들이 솔선수범해서 음식도 많이 준비해 주시고, 필요한 것들을 미리 알아서 준비해 주셔서 수월하게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아직 온라인 수업을 하는 성인반 학생들도 대면으로 만날 수 있던 자리가 되어 너무 기쁜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받아쓰기 문제 은행 부스에서 간단한 단어부터 긴 문장까지 받아쓰기를 해 장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추가 용돈을 받을 수 있었고, 저학년부터 성인반 학생들까지 받아쓰기에 열중하며 용돈을 벌기도 했다. 또한, 최고학년 학급인 소나무 2반 학생들은 경찰 모자와 뱃지를 달고,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경고를 주며 장터 안에서 한국어 사용을 권장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기존 추석 행사에서 먹거리 문화 체험만 있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놀거리 마당도 소규모로 준비됐다. 제기차기와 딱지치기 토너먼트 대회를 진행했고, 대나무 2반 재학생인 박다온 (11세/6학년) 학생이 K-12 부분 제기차기와 딱지치기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2관왕을 한 박다온 학생은 “딱지를 거꾸로 놓고 조금 밟아서 평평하게 한 뒤, 아주 세게 딱지의 옆을 치면 된다.”며 자신만의 딱지치기 비결을 전했다.
성인 부분 딱지치기 토너먼트에서는 티모씨 슬럼버그 (27세) 씨가 우승했다. 슬럼버그 씨는 “딱지를 칠 때,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내리치면서 딱지의 코너를 노린 것이 성공 전략이었다.”라고 우승 소감을 말한 뒤, “프랑스에서 자랄 때, 토요일마다 독일인 학교에 다녔었는데, 한국학교와 비슷한 시스템이어서 익숙하다. 한국 커뮤니티에서 하는 굉장히 큰 추석 이벤트인 것 같은데 체계가 잘 잡혀 있어서 인상적이다.”라며 행사 참여 소감을 전했다. 대회 우승자들에게는 부상으로 사과 한 상자가 전달됐다.
<기사제공 교사 최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