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뉴스콜로라도 뉴스 1881년 6월 1일, 서부 최고층 기차역의 탄생

[콜로라도 역사] 1881년 6월 1일, 서부 최고층 기차역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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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덴버의 중심부로 걸음을 옮기면,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교차하는 마법 같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바로 현지인들 사이에서 ‘덴버의 거실(Denver’s living room)’이라 불리는 덴버 유니언 스테이션(Denver Union Station)이다. 이곳은 단순한 환승역을 넘어 콜로라도의 깊은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살아있는 랜드마크다.

서부 최고층 건물에서 화마를 입기까지

1870년대 서부 개척 시대, 최초의 대륙 횡단 철도가 덴버를 비껴가자 위기를 느낀 지역 사업가들은 직접 선로를 놓아 덴버를 교통의 요지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1881년 6월 1일 ‘덴버 유니언 디포(Denver Union Depot)’라는 이름으로 거대한 기차역이 문을 열었다. 개장 당시 길이만 약 500피트(약 152m)에 달했으며, 중앙에는 180피트(약 55m) 높이의 시계탑이 우뚝 솟아 있어 당시 미국 서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894년 여성용 식당에서 시작된 화재로 인해 중앙 홀과 상징적이었던 시계탑이 잿더미로 변해버린 것이다. 덴버의 인구는 갈수록 증가했고 기존 시설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1914년 오늘날 우리가 아는 보자르(Beaux-Arts) 양식의 웅장하고 화려한 기차역으로 다시 한번 새롭게 재탄생했다.

플랫폼 키스 금지령부터 5만 명의 인파까지

유니언 스테이션의 역사를 파헤치다 보면 여행자의 흥미를 끄는 생생한 에피소드들이 쏟아진다. 기차 여행의 황금기였던 1902년, 플랫폼은 작별 인사를 나누는 승객들로 너무 붐빈 나머지 기차 출발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급기야 역측은 플랫폼에 ‘이별의 키스 금지’ 팻말을 세우고, 역 앞 인도나 게이트에서만 키스를 허용하는 웃지 못할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이곳은 토마스 에디슨, 베이브 루스를 비롯해 시어도어 루스벨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등 수많은 대통령과 당대의 유명 인사들이 거쳐 간 역사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중반에는 전장으로 떠나는 미군과 배웅하는 가족들을 포함해 하루 5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며 역사상 가장 붐비는 전성기를 누렸다.

역 앞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미스파 아치(Mizpah Arch)’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덴버의 잃어버린 보물이다. 1906년 독립기념일에 세워진 이 60피트(약 18m) 높이의 철제 아치는 2,194개의 전구로 빛을 냈으며, 덴버를 떠나는 이들에게 창세기 성경 구절인 ‘미스파(Mizpah, 떨어져 있을 때 신이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라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대공황의 여파와 안전상의 이유로 1931년에 철거되었으나, 지금도 덴버 시내 일부 가로등에 그 문구가 새겨져 있어 철도 시대의 낭만을 엿볼 수 있다.

현대적인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화려한 부활

자동차와 비행기의 발달로 철도 여행이 쇠퇴하면서 한때 방치되기도 했던 유니언 스테이션은, 2014년 5,400만 달러가 투입된 대대적인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역 내부에는 보존 전문가 데이나 크로퍼드(Dana Crawford)의 이름을 딴 부티크 호텔 ‘크로퍼드 호텔(Crawford Hotel)’이 들어섰고, 과거 매표소는 트렌디한 ‘터미널 바(Terminal Bar)’로 멋지게 변신했다.

더 나아가 2024년 7월에는 1,100만 달러를 들여 그레이트 홀(Great Hall)의 가구를 전면 교체하고 쿠퍼 라운지(Cooper Lounge)와 호텔 로비를 한층 더 현대적으로 단장하는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복원 과정 중 철거된 오래된 대기용 나무 의자 틈새에서는 옛 수하물 태그, 동전, 티켓 등 일반인들이 남긴 역사의 파편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었으며, 1914년 당시의 오리지널 설계도와 함께 여전히 역 곳곳에 전시되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콜로라도를 여행한다면, 과거의 낭만과 현대의 세련미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덴버 유니언 스테이션에 반드시 들러보기를 권한다. 1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묵묵히 지켜봐 온 이 웅장한 건축물은 단순한 역(驛)을 넘어 잊지 못할 여행의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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