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은 대선 투표일이다. 조기투표를 미리 하지 않은 필자는 온라인에서 투표 장소를 확인 후 아침 일찍 집에서 가까운 ‘아라파호 크로싱 쇼핑몰’ 투표소를 방문했다. 가는길 곳곳에 미리 작성한 투표용지를 드롭박스(Drop-Box)에 넣을 수 있는 장소가 눈에 띄었다.
아침이라서 그런지 우려했던 위협이나 방해하는 사람들 없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투표를 마쳤다. 기다리는 줄이 없어 한산했지만 투표 작성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총 30분에서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처음으로 미국에서 투표하며 느낀 점은 한국과는 많이 시스템이었다는 것이다.
외부에는 바로 투표용지를 넣을수 있는 투표함이 배치되어 있었다.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자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마스크를 착용, 사회적 거리를 준수하며 안내를 했는데 미리 등록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하자, 등록서를 작성하라며 종이를 건네줬다. 이 서류를 작성하고 나면 직원에게 가서 제출하고 본인확인을 거친다.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민권 증서, 소셜번호, 운전면허증 등을 가져갔는데, 운전면허증과 집주소가 나와있는 서류만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등록하였다.






등록을 마치면 종이로 기입을 할 것지, 태블렛PC로 투표를 할 것인지를 물어보는데 종이로 작성하겠다고 하자 인쇄된 투표용지를 건네 받았다.
투표소에 배치된 칸막이가 있는 좌석으로 안내받고 자원봉사자가 이전의 투표자가 앉았던 자리를 소독했다.
꼭 마치 시험지를 배부받는 느낌이었다. 기다란 종이에는 양면으로 여러 문항들이 빽뺵하게 기입되어 있었다.
첫 번째 질문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을것인가?’였다. 그 후에는 상원의원, 하원의원들의 정당(공화당, 민주당, 무소속 등)과 이름이 표기되어 있어 이중에서 하나를 뽑는다. 참고로 카운티마다 후보자와 질문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놓고 투표에 참여하면 편리하다. 부끄럽게도 사전 공부 없이 투표했던 필자는 콜로라도 최고법관이 누구인지,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법원 판사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사람들이 직함을 유지하는지 아닌지 선택해야 했다.
다음 장으로 넘기니 더 복잡했다.
현재 정치적인 이슈나 세금운영, 전자담배나 카지노 등의 세금문제, 교육 책정비 유지 등의 쟁점에 대해 ‘예스’ 또는 ‘노’라고 답해야 했다. 간신히 머리를 싸맨 끝에 투표를 마치고 투표함에 용지를 넣었다.
태블렛PC로 투표를 하거나 용지에 기입하여 투표함에 넣는다
결코 쉬운 내용이 아니며, 한 사람만 뽑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 미국 시민으로서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한 내용이기에 필자처럼 이민생활을 하는 한인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귀찮고 어려워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불리한 법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한인들이 차별적 대우를 받았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어쩔수 없지’라는 체념 보다는 우리, 더 나아가 우리 자녀들에게도 균등한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