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망명자 못 받는다”
불법체류자 보호 도시, 즉 성역도시(Sanctuary City)를 자처해온 콜로라도 주가 지난 해 12월부터 계속 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와 망명 희망자를 적극 수용해온 것도 한 달 남짓 되어간다. 지난 12월 9일 이후 덴버 시로 쏟아진 이주민들의 수는 약 4,000명을 넘어섰고, 덴버 시와 비영리 파트너들은 남쪽 국경에서 들어오는 예상치 못한 이주민들로 긴급 대피소까지 열어가며 도심은 그야말로 ‘혼란의 시간’이었다.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은 고무줄이 되어버렸고, 남쪽 국경과 가까운 콜로라도 주는 불법입국자들의 첫 피난처가 되었다. 갑자기 도시의 거리를 장악한 이민자들로 콜로라도 주민들은 불편함을 무릅쓰고도 이들을 돕기 위해 각종 물품 기부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이젠 그만(Enough is enough)”라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수 천 명의 중남미 출신의 불법 입국자들이 국경지대에서 멀지 않은 콜로라도 주로 빠르게 유입했고, 폴리스 주지사는 이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대도시들로 이송해왔다. 하지만 불법입국자와 망명 희망자들을 적극 돕겠다고 했던 제라드 폴리스 주지사도 수용 가능 인원이 초과되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도시의 자원도 한계치를 넘어서자 주변에서 “더 이상은 힘들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법입국자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그 동안 이들이 최종적으로 가고자 하는 도시들로 망명 희망자들을 실어 나르기도 했지만, 같은 당 소속인 시카고와 뉴욕 시장들이 폴리스 주지사에게 “더 이상 망명 희망자들을 떠안기지 말아달라”고 요청하자 결국 지난 주 “이제 더 이상 시카고와 뉴욕으로 망명 희망자들을 보내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폴리스 주지사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달 콜로라도에 기록적인 겨울폭풍이 닥쳤고, 남쪽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 다수가 콜로라도 최대 도시이자 주도인 덴버에 발이 묶였다. 따라서 우리는 망명 희망자 적체 현상을 지켜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동안 불법 입국자들이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것을 돕기 위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했다”며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이송 중단을 공식 요청한 것에 유감을 표했으나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두 시장은 폴리스 주지사에게 “국경지대에서 안타깝게 헤어진 가족이 한 곳에서 다시 재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은 계속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시카고와 뉴욕은 이미 불법체류자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
그들이 피난처를 찾고 지원을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도시의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덤스 뉴욕 시장은 “한동안 공화당 주지사들이 거부해온 이민자 문제를 처리하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민주당 주지사들이 떠안긴 이민자들까지 돌봐야 하냐”며 미 연방 정부가 해당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연방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대책과 비용 지원이 없이는 지방 자체들도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