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0월 2, 2023
Home 오피니언 김상훈 칼럼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그러나 끝이 없는 호황이 없고, 끝이 없는 위기도 없다. 지금 인류는 온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세계인의 의식 속에 상당히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다. 2차 세계대전, 1979년 국제 석유파동, 1997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 2001년 미국의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한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는 노력에 온 역량이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그 다음을 냉철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노력의 정도에 따라 향후 수십 년의 국제관계의 서열이 재 편성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 속에서 국가적 또는 국제적 위기 상황은 늘 새로운 변화를 낳았음을 비추어 볼 때 지금처럼 전례 없는 규모의 충격이 가져올 변화의 크기 또한 상당할 것임을 예측 해 볼 수 있다.

 미래전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한국 내 최초 기관인 카이스트(KAIST) 미래전략센터에서는 지난 수년에 걸쳐 최고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는 일을 해오고 있으며 그 연구의 과정에서 우리 사회를 보다 면밀히 진단하기 위한 미래변화 7대 요소(STEPPER)를 개발했다. STEPPER는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환경(Environment), 인구(Population), 정치(Politics), 경제(Economy), 자원(Resource)의 머리글자를 나타낸다. 

 이 일곱 가지 요소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조심스레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조명하는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

  1. 사회(Society)적 변화

 사회 분야에서 가장 큰 충격은 사람 사이 ‘관계’의 변화다. 종전에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거움이자 문화였다. 그러나 이제 만나는 사람이 감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악수는 조심스러운 행위가 됐고,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는 ‘혼밥’이 더 이상 별난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고, 술을 마시기 위해 술집엘 가는 식의 다중이용시설 자체에 대한 기피현상이 점점 커지면서 서비스업 전반에 걸친 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나 드론등을 이용한 배달업의 규모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대중교통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 투자가 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비 접촉’을 지향하는 바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교육에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최근 수 많은 나라들이 온라인 교육이라는 미뤄오던 새 흐름을 순식간에 받아들였다. 대안이 없는 상황이 변화를 채찍질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초, 중, 고등교육뿐 아니라 대학교들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이다. 원격 강의 콘텐츠는 대학 소재지와 무관하다. 한국의 경우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다. 서울에 사는 학생이 하버드에서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시스템이 정착되면 교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학 사회의 판이 바뀔 수 있는 기회이다. 온라인 교육을 잘하면 새로운 명문대학이 나올 수 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만들어진 대학 간 서열은 옛날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

 각 직장도 재택근무, 원격근무에 눈을 뜨고 있다. 바이러스 덕분에 대면 회의가 대폭 줄고 화상회의가 늘어났다. 실제로 해보니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사회적 비용절감의 장점이 도드라 짐을 실감하고 있다. 으리으리하고 번듯한 회사나 관공서 건물은 곧 구시대의 유물이 될 것이고, 통신망의 발달이 가속화 되어 거의 대부분의 사무업무는 집에서 가능하게 되면서 출퇴근의 부담이 적어지고 교통체증도 많이 해소 될 것으로 보인다.  원격회의와 온라인 비즈니스가 가장 앞선 나라가 중국과 미국이다. 영토가 큰 나라일 수록 그 필요성이 더 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전 국토가 1일 생활권인 대한민국의 경우 정보통신 기술의 독보적인 성장을 이뤄내고도 그 혜택을 실 생활에 접목하는 데에는 더뎌왔지만 바이러스라는 촉진제가 등을 밀어주고 있는 모양새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e)가 기본 예절로 자리잡으면서 대중이 함께하는 문화예술·스포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현장감’을 포기하는 대신 ‘안전함’과 ‘편안함’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융합현실) 등의 신개념 기술을 통해 굳이 특정 공간에 있지 않아도 거의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온 식구가 한대의 TV 앞에 앉아서 리모컨 쟁탈전을 하던 때가 불과 20여년 전이다.  지금은 각자 자기의 휴대전화로 방송을 시청하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수년 안에 우리는 야구장에 가지 않아도, 콘서트에 가지 않아도 거의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고작 몇 만 명이 들어가는 경기장이나 공연장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수억 명이 동시에 그 자리에 있는 경험을 하게 할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1. 기술(Technology)적 변화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한동안 우리 인류는 평온한 삶을 누려왔다. 의료기술 발달로 거의 모든 질병을 극복하며 살아올 수 있었다. 폐결핵·천연두·소아마비·콜레라 등 인류의 천적이라 할 질병이 극복됐고 사스·메르스·에볼라가 나타났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평화가 오래되면 방심하게 되는 것이 인간 본성이다.

 현대 의학에서 질병 연구는 3D(더럽고·힘들고·위험한) 분야가 되어 버렸다. 연구자에게 감염 위험성이 있어 기피 분야였지만 정부 지원은 별로 였다. 성공 가능성이 작고 장기 지원을 해야 하니, 우선순위에서 밀리기에 십상이었다.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연구자들이 다른 분야로 바꾸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위험한 연구보다 안전한 연구실을 선호하는 학생들을 탓할 수 없는 일인 것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산업을 감당하려는 민간기업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비인기 전공이 되고 외면 받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이런 판세를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고 관련 산업의 위상은 지금까지의 그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될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멸종이란 없다. 이번 바이러스는 인류와 영원히 지구 위에 살게 될 것이다. 어린아이가 맞는 천연두와 소아마비 예방 주사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의학이 감당할 수 있는 시점이 되기까지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버텨 주는가가 관건이다. 

 코로나19는 평온함이 공짜로 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제 감염병 연구와 의료기기 개발이 강력히 추진될 것이다. 앞다퉈 백신과 치료제 특허 출원에 나설 것이다. 지식재산 경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미래 의료 시장을 장악한다. 미국이 셰일가스 채굴 기술로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드는 것과 비슷한 일이 생긴다.

  1. 환경(Environment)적 변화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잃는 것이 있으면 반대로 얻는 것이 있기 마련인지라 전 세계 경제의 위축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이미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된 세상은 전보다는 상당히 친환경적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어쩌면 지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지구 환경을 회복하려고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어느 국가이든 어느 한 종류의 자연재해를 겪고 나면 전방위적 재난관리 시스템을 재정비 해야 한다는 각성을 가지게 된다. 코로나19은 바이러스로 인한 재앙이지만 이번이 계기가 되어 지구 온난화 등 환경적 현안에 대한 일반적인 경각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생물다양성 보전, 수자원 보존 등에 보다 많은 지원과 관심이 쏠리면서 관련 사업들 또한 주목을 받게 됨으로써 인류를 생존위협으로부터 지켜내는 ‘환경방위산업’이라는 신 산업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1.  인구(Population)의 변화

 대한민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저 출산 고령화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통계를 보면 고령자가 이번 감염병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슬픈 현실이지만 이번 코로나19가 마지막 신종 바이러스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구조에서 고령자 비율이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의 문제는 이미 예견된, 재앙에 가까운 시한폭탄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출산율을 높여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가는 없지만 여러 가지 사회환경적 이유로 아무리 예산을 쏟아 부어도 밑 빠진 독처럼 도무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저 출산의 이유를 들어보면 팍팍한 살림살이와 높은 육아 비용을 꼽는다. 세계가 불황에 빠지면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지고 출산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아마 수많은 나라에서 내년에 출생하는 신생아 숫자는 올해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해 볼 수 있다. 출산율 최저 국가인 한국은 2030년 이후 인구 절벽에 맞닥뜨려 실제로 그 이후 해마다 인구수가 줄게 될 거라고 한다. 고작 10년도 안 되어 닥칠 일이다. 수년 안에 국가의 모든 정책 중에 인구정책이 가장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 해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지구 전체로 보면 오히려 폭발적 인구 증가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2017년에 발표된 유엔보고서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7182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2억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가 100억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는 지난 수십 년간 여러 연구를 통해 부정적이라는 결론을 수 차례 내 놓은 바 있다.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순간 지구가 스스로 인구 조절에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떨칠 수 없는 대목이다.

 중국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국가에게 있어서 인구증가란 어느 시점까지는 막대한 부담이었다가 돌연 막강한 국력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중국의 내수시장은 그 어느 대륙의 그것보다 방대하다. 거대한 시장이 구매력을 가지는 순간에 나타나는 폭발력은, 어느새 중국을 미국과 더불어 G-2 라고 부르고 있는 현실이 분명히 보여주었다.  앞서 언급한 유엔보고서는 2050년까지 인구 증가가 가장 많은 대륙으로 아시아(7억 명)와 아프리카(12억 명)를 꼽고 있다. 세계 인구 증가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는 향후의 국제경제가 어느 곳으로 흘러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1. 정치(Politics)적 변화

 정치의 기본 기능은 사람 사이의 갈등 조정과 의견 수렴이다. 그런데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 정치문화에 새로운 국면이 형성될 것이다. 우선 당장 4월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이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정치에서는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는 세계화를 강조하던 나라들이 자기 나라가 위급해지자, 국경을 봉쇄하고 국가주의로 돌아서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중요시되던 무역·기술·핵무기·에너지 이슈들을 바이러스라는 블랙홀이 모조리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폐쇄성 때문에 아직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크게 알려진 바는 없으나 북한이라고 예외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무리하게 미사일 실험발사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가까스로 만들어낸 미국과의 1대1 관계구도를 유지하고 싶은 김정은 정권의 바램이겠지만 지금 미국은 북한을 돌아다보고 어를 여유가 없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방역이라는 행위가 국가 단위로 컨트롤 된다는 사실이 당분간 국가주의를 팽배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국가 내에서의 정치는 온라인 문화의 급격한 확산으로 오히려 국민들의 의견이 조금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디지털민주주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 갈 것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투표소를 찾아가서 기표하고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선거방식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다만 ‘비 접촉’ 이라는 새로운 대 명제가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촉진제가 될 뿐이다. 

 투표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참정권도 변화의 급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긴 하지만 한국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기존 정치권을 흔들고도 남는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이들의 촉각이 각 정부의 새로운 지원책에 곤두서 있다. 생계와 바로 맞닿아 있는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고 집행되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정보통신의 발달은 국민들의 즉각적인 Feedback(반응)을 순식간에 여론으로 일으켜 세워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이전의 국회를 통한 대의정치(代議政治)가 점점 빛을 바래가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1. 경제(Economy)적 변화

 경제는 지금 당장 급박한 분야이다. 과거 9·11 테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빠르게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아니 위축이라기 보다는 마비에 가까운 실정이다. 문제의 근원이 사회 활동의 위축이기 때문에 소비도 줄고 생산도 줄어서, 과거 경기 침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한 문제이므로 각국이 과도할 정도의 재정과 금융 확대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기 때문에 감염자 숫자만 안정되고 치료제 개발이 조속히 이뤄진다면 경제는 어느정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여러 나라가 앞 다투어 양적 완화를 해결책으로 들고 나오고 있으나 그걸 감당할 재정 건전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국가들이 상당수이다.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제적 상황이 흔들리던 나라들 마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무차별적으로 현금 살포를 시작했다. 도미노 식 국가 부도 사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비교적 맷집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소위 부자나라들도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나눠주기 식의 방법으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쏟아내는 공적 자금이 후세에 얼마나 큰 짐이 될지는 늘 견제하고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협력경제의 상징이었던 EU가 흔들린다. 낮아져만 가던 국경이 방역이라는 숙제 앞에 다시 높은 담이 되어버렸고 결국 위기상황에서 자국우선주의가 부활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개도국들의 국가부도 상황이 겹쳐질 경우 더욱 가속화 될 조짐이다. 당분간은 각 국가별 각자도생의 시대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므로 앞서 지적되었던 사회적, 기술적 변화에 얼마나 발 빠르게 적응하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 주목 해야 할 변화로는 대기업의 변신이 있다. 적게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십만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들에게도 코로나19 같은 거대한 변수는 감당할 수 없는 짐이다. 큰 사업일 수록 자기자본비율이 낮기 마련이다. 그만큼 빚의 규모가 크다는 말이고 지금처럼 국제적으로 경제 마비 상황이 되면 버텨내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난 수십 년간 대기업들이 몸을 불리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외연을 키워왔다면 코로나 라는 교훈을 계기로 실속의 철학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1. 자원(Resource)적 영향

 자원 분야에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전쟁이다. 수십 년간 세계의 에너지를 지배해오던 아랍권과 러시아가 미국의 셰일가스로 인해 지난 수년간 맥을 못 추고 있다. 아랍의 맹주이자 세계 석유 생산국 중에서도 강자라 할 수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바닥을 모르는 치킨게임을 하면서 국제 유가가 말 그대로 물값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오히려 그들은 현 상황을 권력 회복의 기회로 보는 것 같다. 미국의 셰일가스 채굴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달러 정도라 한다. 다시 말해 원유가가 4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미국의 셰일가스는 생산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는 말이다. 안 그래도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 석유의 소비가 줄어가는 추세가 눈에 보이던 상황에서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더욱 줄었는데도 사우디와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줄이지 않았다. 최근에 와서야 타협점을 찾아가는 듯 보이나 유가가 이미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다.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에너지 관련 산업이 얼마나 버텨낼 지가 이번 국제 에너지 권력의 향배를 가를 것이다.  

 앞서 환경적인 변화에서 언급되었듯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비단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전 방위적으로 범 국제적 위기가 될 수 있는 문제들의 예방에 주의를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예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자립의 차원에서 협력을 꺼려하던 개발도상국들도 강대국들의 거센 견제와 간섭으로 많은 변화를 보여야만 하는 입장이 될 것 이다. 지금까지 더디게 발전하던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수소에너지 등의 대체 에너지 비율이 급 속도의 진전을 나타내게 될 것이며 탈원전이라는 무리수 보다는 보다 안전한 원자력발전의 운영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 될 것이다. 

 혼란 속에 새로운 승자가 나타난다

 여러 분야에 걸쳐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조명해 보았다. 필자의 논리가 어느 정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질지는 확신 하기 어려우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지금 거대한 불확실의 공포와 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개 속 같은 상황일수록 날카로운 이성과 예지, 그리고 한 발 빠른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대한민국을 코로나방역의 성공 케이스로 꼽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지만 혼돈의 상황 속에서 한국은 참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서 있는 듯 보인다. 위기가 오면 판이 바뀐다. 승자는 미리 준비하는 자다. 역사는 세상의 모든 승자는 판이 바뀌는 가운데 태어났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김상훈 칼럼니스트
The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WSET) Level II,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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