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일요일, 코로나 판데믹의 우울함은 잊은 듯 콜로라도는 슈퍼볼 열기로 뜨거웠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 NFL 챔피언 결승전인 제 55회 슈퍼볼이 전미를 흔들었기 때문.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이자 TV 이벤트로 꼽히는 NFL 결승전은 미국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들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모으는 최대 이벤트라고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슈퍼볼은 미국의 국가적인 축제로 치러졌다. 경기장에는 수용 인원의 30퍼센트인 2만 2000여명이 입장을 했고 이 날 미국인들이 슈퍼볼 경기를 관람하며 먹어치운 닭 날개가 14억 2000만 개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2퍼센트 오히려 늘어난 수치다.
“그가 왜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는지 증명했다.”
뉴욕타임즈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스포츠 역사를 다시 쓴 미국 프로풋볼 쿼터백 톰 브래디(44)의 활약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가 이끈 탬파베이는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31대 9로 가볍게 제압하고 우승을 쟁취해냈다. 브래디는 29차례 패싱 공격 중 21번 적중, 201야드를 따냈으며 터치다운 패스도 3개나 성공시키는 역대급 기량을 보여줬고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사실 올해 그의 눈부신 활약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가 20년 동안 6번의 우승을 안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브래디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판단해 재계약을 주저하면서 그는 탬파베이로 밀려났다. 탬파베이는 2007년 이후에는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만년 하위 팀이었다. 하지만 브래디는 동료들을 모아 이른바 ‘브래디 사단’을 완성, 탬파베이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그는 새로 이적한 팀 탬파베이에서 개인 통산 7번째 슈퍼볼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평소 팬들이 “브래디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4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브래디의 ‘이유있는 롱런’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식단 관리 못지않게 평소 몸 관리를 위한 시간도 분 단위로 쪼개서 관리하며, 정시에 식사하고 끼니 사이에는 정해진 시간 만큼 운동을 한다고. 흡사 로봇과도 같은 삶이지만 그의 이런 철저한 자기 관리 때문에 지금의 ‘슈퍼볼의 사나이’ 브래디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이번 슈퍼볼을 생중계한 CBS 방송은 이번 미국프로풋볼 결승전을 지켜본 시청자가 약 9,640만명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시청자 수가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폭스가 중계한 작년 1억 1,300만명보다 15퍼센트 급감한 것으로,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보건당국이 가족, 친척, 지인들끼리 모여 함께 시청하는 이른바 ‘슈퍼볼 파티’를 올해에는 제발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것도 시청률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체적인 시청자 수는 줄어든 가운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경기를 관람한 사람들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